갓생이 유행하지만 나는 어쩐지 그 말에 조금 피로를 느낀다. 그래서 요즘의 내 삶에는 시간의 주인으로 사는 삶‘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다. - P93
책을 한 권 써본 다음에는 책을 대하는 자세가 또달라졌다. 한 권의 책을 완성하기 위해 작가는 자신이 가진 거의 모든 것을 쏟아낸다는 사실을 독자일 때는 모르다가 직접 써 보면서 알게 되었다. 단순히 글만 쓰는게 아니라 책이라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의생각을 잘 정리해야 했다. 그래서 글을 쓰면 쓸수록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더 또렷하게 윤곽을 잡아갈 수있었다. 읽는 사람보다 책을 쓰는 사람이 많아지고 좀처럼 진중하고 좋은 책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말도 들어봤지만, 쓰는 과정을 한 번 겪고 나니 모든 책이 소중해졌다. 문장 하나에도 어떤 마음과 시간이 담겨 있는지 짐작하게 되면서 책이 귀해진다. - P101
자기 삶을 무리 없이 감당하고, 누군가에게 기댈 필요 없이 자립할 줄 아는 어른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고민이 될 때면 엄마를 떠올린다. 그리고 내 딸이 어느날, 믿을 만한 어른을 떠올릴 때 나를 떠올릴 수 있도록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이 생각의 시작이 내 엄마라는 사실이 감사하다. - P120
취향이 뚜렷한 사람은 설명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해되는 무언가를 갖고 있다. 외적인 멋이나 화려함이 아니라 오랜 시간 자신을 들여다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내면의 무늬다.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도 괜찮다는 확신이 있다면, 그리고 그렇게 반복해서 행동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를 구구절절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나다움이 장착된 사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P129
자기 자신에게 꾸준히 투자하는 사람은 쉽게 함부로 살지 않는다는 것이 내 오랜 지론이다. 하나하나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나 자신에게 정성을 들이는 사소한 행동이 쌓여 결국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존중하게 만든다. 거울 속 나를 보며 ‘내가 나를 아끼고 있구나‘라는 뿌듯함을 느끼고, 내 삶이 단정하게 정돈되어 가고 있다는 안도감도 따라온다. 자기관리를 통해 어떤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 과정을 밟는 자체가 좋다. 조금씩,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분명히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어준다는 것을 아니까.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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