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은 너무 쉽고 가볍다. 명함을 주고받아도 연락 한 번 하지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얼굴도 떠오르지 않는데 이름은 어찌 외울 수 있단 말인가. 휴대전화다 인터넷이다 관계의 폭은 무척이나넓어졌다. 하지만 그중에 진짜배기들은 누구일까? 잠깐 만나도 삶의 태도를 크게 바꿔주는 귀인이 있을 수 있고, 늘 만나지만 크게감흥이 오지 않는 인연이 있을 수도 있다. 꼭 누군가의 연락처저장되지 않아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고 싶다. - P22

지혜롭다고 잘 알려진 이스라엘의 세 번째 왕 솔로몬이 듣는마음‘을 달라고 기도했더니 지혜를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듣는 마음과 지혜가 무슨 상관인가 싶었는데 듣는 마음을 가지니 더 배우는 것들이 많아짐을 이제는 조금 알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니 알아갈 것이, 그리고알아가고 싶은 것들이 많아진다. 오늘도 숲에 오신 분들과 숲에서사는 생명에게 또 하나 배워 간다. - P29

함께 일하는 해설가님들께 어떤 손님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물었던 적이 있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를 만난 일, 혹은 특별한 에피소드가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그냥 평범한 손님들 이야기를 해주었다. 우리가 기억하는 반짝반짝하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과 크게 다르지도 않았다. 그저 밝은 표정, 경청하는 모습, 자신을 낮추 - P46

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 감사 인사를 건네는 정도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나 또한 다른 곳에 가서 이러한 모습을 보이지 못할 때가 많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잘할 수 있다. 그러나 여행지에서 만나는 숲해설가나 매표원처럼 한 번 보고 지나칠 인연을대할 때는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들이라는 점이다. 별거 아닌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반짝이는 사람이 될 수 있다. - P47

나무도 서로 자리 경쟁을 하며 자랄 때 더욱 크게 자라난다. 그렇다고 마냥 경쟁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며 서로 타협하기도 하고 양보하기도 하면서 본인들의 살아갈 공간을 만들며 궁극적으로는 숲을 이룬다. 갈등이 있기에 고민이 있고발전이 있고 화목이 생기듯, 부딪히는 것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두 형제를 통해 배운다. - P52

깊어진 봄 숲을 걷다 보니 단풍나무 꽃들이 보인다. 단풍나무 꽃은워낙 작아서 눈여겨보지 않으면 알아채지 못한다. 방문하는 이들에게단풍나무 꽃을 본 적 있냐 물으면 열에 아홉은 단풍나무에도 꽃이 피냐며 의아해한다. 나 또한 단풍의 연둣빛을 사랑하게 된 후에야 꽃을알아채기 시작했으니 매일 보는 풍경 안에서도 관심의 여부에 따라보이는 범위도 달라진다는 게 사실인 것 같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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