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되지 않은 기억은 생각보다 더 추억으로 남지 못했다. 저화질로 풍화되어 내 머릿속 어딘가를 둥둥 유영하고 있을 뿐, 절대 인화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지갑만큼이나 카메라를 잘 열어야 했다. 늙어서 돈이없는 것만큼 서러운게 추억이 없는 것이었으니까. - P236

때로는 소유하지 못한 고통보다 소유하는 불편함이더 크다. 그 말처럼 빗금 쳐진 관계까지 끌어안으려다 소중한 마음까지 다치지는 않을 것이다. 놓아줄 것은 놓아주고 소중한 것에 더 집중하는 성숙함을 배울 것이다. - P241

사람을 싫어해도 괜찮다. 소중한 것을 더 좋아하기 위해서. - P242

어릴 땐 사람이 없는 시간이 외로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살다 보니 사람이 진짜 외로워지는 순간은 혼자일 때가 아니라, 함께 있음에도 여전히 혼자 같은 순간이었다. 내가 아니라 누군가가 되어야만 사랑받을 수있을 때, 사람은 진심으로 외로워졌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아니 나에게 진정으로 필요했던 것은 옆 사람이 아니었다. 내 사람이었다. - P254

사람이란 의외로 행복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 불행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우린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충분한만족감도 얻을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이제 와 누군가 내게 행복이 뭐냐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고 싶다. - P280

"불행이 없는 상태."

행복이란 짜릿함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편안함과 안도감. 안정감과 잔잔함. 깊은 밤 고민 없이 잠들 수 있는 감사함 또한 우린 행복이라 이름 붙일 수 있기에.
그러니 부쩍 불행하다는 기분이 자주 든다면, 나만 뒤처진 것 같다는 생각에 괴로워질 때가 많다면. 조용한 곳으로 들어가 스스로에게 한 번만 물어보자.

"내가 정말로 그렇게 불행해?"
세상이 주는 답에 잠시만 가위표로 반창고를 붙여보자.
행복이란 귀를 열 때보다귀를 닫을 때 오히려 더 잘 찾아오니까.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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