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열렸을 때 관찰의 눈길로 그를 이해하기 위해 바라보면 놀랍게도 전에 느낄 수 없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상처를 준 사람도 사실 어렸을 때부터 상처가 많았던 사람이라는 점이 보이기 시작하고, 나를 무시하고 으스대던 그 모습 바로 아래에는 그도 역시 남들로부터 외모나 학력, 가난 때문에 과거에 무시당하고 상처받은 영혼이라는 점이 보인다. 어떤 경우에는 나와똑같이 삶이 외로워서, 아니면 나이 드는 것이 서럽고 불안해서 저 - P200
러는구나 하는 것이 보인다. 이러한 깊은 진실과 마주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좀 누그러지고 편안해진다. 그 상태에서 불안하고 외로운 다른 모든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내 아픔과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껴지면서, 내 안의 비통함은 나를 포함한 세상 모든 사람들을 향한 자비함으로 전환되게 된다. - P201
우리 안에는 분노와 미움, 슬픔과 비통함, 외로움과 공포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내면의 감정들을 따뜻하게 지켜보는 자비한 마음의 눈이 있다. 용서가 안 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래서 삶이 너무 힘들다고 느껴질 때, 부디 내 안의 그 자비한 눈빛과 마주하시길깊이 소망한다. - P202
우울증의 최초 원인을 찾아보면 놀랍게도 슬픔이 아니고 분노인 경우가 많습니다. 내 안에서 분노가 일어나는데 그 분노를 상대에게 표현하지 못하고 내 마음속으로 삭이다 보니까. 내 안에 갇힌 분노가 나를 치게 되지요.
내 감정을 내가 어떻게 하지 못하니까 어느 순간부터 무기력해지고 그것이 계속 진행되면 우울해지고요. 혹시 우울증으로 고생하신다면 내가 어떤 분노를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지 들여다봐요.
내 문제만을 생각하면 그 문제들이 엄청 중요해 보이고 각별해 보여 자꾸 그쪽으로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 우울증도 와요. 반대로 남의 고통을 향해 자비한 마음을 내고 관심을 가지면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 비해 내 문제는 큰 게 아니었구나.‘하는깨달음이 생깁니다. - P221
아는 것과 행동으로 옮기는 것 사이에는 항상 간극이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알았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아 알았다고 해서 바로 치유되거나 금방 행복해지지는 않습니다.
안 것을 행동으로 옮겨 자신의 생활 속에 녹였을 때 비로소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건 노력과 의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다 깨달은 문수보살도 부처의 행동을 실천하는 보현보살과 짝을 이루어 회향하는 이치가 여기에 있습니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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