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훗날 나의 직감이 사실로 밝혀지므로 아직 젊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비웃음을 들을망정 선생님을 꿰뚫어 본 내 자신이 기특하고 한편으로 기쁘다.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사랑하지 않고는 못 견디는 사람,
그럼에도 자기 품으로 들어오려는 사람을 두 팔 벌려 끌어안을수 없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선생님이었다. - P20
"누구를 좋아해본 적 있나?"
나는 없다고 대답했다.
"연애해보고 싶지 않은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고 싶지 않을 건 없겠지."
"아, 네......."
"자네는 조금 전에 두 남녀를 보고 빈정댔어. 그 말 속에는 간절히 사랑을 원하지만 상대가 곁에 없다는 불만스러운 감정이섞여 있었네."
"그렇게 들리셨나요?"
"그렇게 들렸네. 사랑으로 충만한 사람은 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지. 하지만...... 잘 듣게. 사랑은 죄악이야. 알겠나?"
나는 놀라서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 P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