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우리의 자아가 무의식의 통제를 받기 때문일 듯싶다. 무의식이 관장하는 자아는 수천 조각으로 쪼개져 있고 중 - P189
심이 없으며 흩날린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번씩 뒤바뀌는 유동적 존재일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타인과 일치하는 순간은 드물 수밖에 없다.
물론 감정의 접점이나 교집합이 아예 없다는 말은 아니다.
흔치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마음이 딱 맞지 않아도 감사한존재다. 나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게 원망이나 이별의이유가 될 수 없다. 대충 10퍼센트나 30퍼센트만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귀인이다.
타인이 나와 비슷할 거라는 기대를 접고, 사람은 다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 편안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다. 차이의 수용이지혜의 증거이다. - P190
운명애, 즉 자기 운명에 대한 사랑(아모르 파티)이 삶의 고통에서우리를 구할 수 있다. 자기 운명을 사랑하는 일쯤이야 쉬워•보인다.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라. 웬만하면 자신의 운명을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캐물으면 답이 궁해진다.
당신의 추함, 단점, 어리석음, 불운, 무능력까지 모두 사랑할수 있냐고, 그것이 영원히 바뀌지 않고 반복되더라도 자신의운명을 사랑하겠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할까.
그러면 자기 운명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무슨 뜻일까? 내운명을 미워하고 부끄러워하겠다는 말이다. 증오와 고뇌와수치심 속에서 살겠다는 뜻이다. 그건 비극이다. 반대여야 한다.
이 장에는 운명애의 여러 유형이 있다. 희생자가 아니라 삶의주인이라고 선언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예이다. 또 운명의폭거까지 다 받아들인 어린이 노박 조코비치 Novak Djokovic, 궁핍한어린 시절까지 사랑할 수 있었던 사라 제시카 파커 sarah JessicaParker, 온몸이 굳어 가는 운명을 기꺼이 껴안고 신나는 일을 꾸민스티븐 호킹도 운명애의 표본을 보여 줬다. - P192
브라질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 Paulo Coelho의 《Eleven Min-utes》 (HarperCollins, 2004)에 비슷한 의미의 구절이 있다.
"우리는 세상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고 보물을 찾는 모험가가 될 수도 있다. 인생을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의 인생은 뭘까. 인생은 쓰디쓴 에스프레소가 아니라 - P198
달콤한 카페모카다. 쓴맛 나는 에스프레소를 그냥 마실 필요없다. 우유를 넣어 부드럽게 만들고 초콜릿 시럽을 넣어 달콤하게 만들고 휘핑크림을 얹어 예쁘게 꾸밀 수 있다. 우리에게상처를 준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이 우리 인생의 맛을 결정짓지못한다. 우리는 앞으로 행복할 수 있다. 내가 결정해서 우유,
초콜릿, 캐러멜, 아몬드 등을 첨가하면 되는 일이다.
누군가 또는 어떤 일의 나쁜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기껏해야 우리에게 모기가 한 번 무는 정도의 귀찮고 작은 상처만 남길 뿐이다. 우리는 희생자가 아니라 인생의 주인이며 삶의 모험가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는 자신의 힘을 느끼고 자신의운명을 사랑하게 된다. 가령 먼 옛날 마리화나를 권했던 아빠가 흘리는 후회의 눈물을 징그럽게 닦아 주지는 못해도, 아무렇지 않다고 위로하며 떨리는 어깨에 손을 올릴 수는 있다. 그때 아빠는 젖은 눈으로 나를 올려다볼 것이며, 나는 비로소 아빠와 삶과 운명을 모두 안아 주고 싶어질 것이다. - P199
운명을 수용하겠단 결심은 또 다른 중요한 변화를 낳았다.
현재에 집중하게 했다. 조코비치의 시선은 현재를 향했다. 미래의 운명이 무슨 짓을 할지는 도저히 알 수 없으니 신경을 꺼버리고, 지금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기로 마음먹은것이다. 그래서 조코비치는 다시 땀 흘리며 테니스 연습을 시작할 수 있었다.
미래의 운명을 걱정하는 사람은 현재에 집중할 수 없다. 반대로 운명이 무엇을 결정하든 받아들이겠다고 결심하면 현재에 몰입하는 게 가능하다. 그런데 몰입하면 나의 능력 발휘가최대치가 되어 운명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운명 수용→ 몰입 운명에 대한 영향력 증대‘로 이어지게 된다.
->운명을 받아들이면 운명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 P204
"인생이 아무리 힘들어도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신과 인생에 대해서 웃을 수 없다면 모든 희망을잃기 때문이다."
화내는 사람은 절망한 것이고 웃는 사람은 희망을 품고 있는 것이다. 스티븐 호킹은 희망을 잃기 싫었다. 그래서 유머를포기하지 않았다.
달리 말해서 호킹에게 웃음은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 기쁨과희망으로 질러가는 웜홀이었을 것이다. 2차 대전 때 유대인 캠프에 갇혀 죽을 뻔했던 빅터 프랭클에게도 웃음은 비슷한 기능이었다.
"웃을 수 없었다면 나는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다. 웃음이 지옥 같은 상황 밖으로 나를 잠시 들어 올려 주었다."
스티븐 호킹도 전적으로 공감할 것 같다. 지옥에서도 유머의 태도만 있어도 된다. 사건과 거리를 마련한 후에 세상의 허점, 웃음 포인트, 아이러니, 역설을 찾아내는 태도가 삶의 기쁨을 지켜 줄 수 있다. - P218
삶이 고통의 바다라면 희망이 절망보다 커야 심해로 가라앉지않는다. 배고픈 사람은 배가 채워지기를, 추운 사람은따뜻해지기를, 외로운 사람은 친구가 찾아오기를 희망할 때견딜 수 있다. 반대로 절망하는 인간은 건강하고 재산이 넘쳐도결국 침몰하게 되는 걸 우리는 보고 들어서 알고 있다.
희망이 있어야 생존하고 번성한다. 코코 샤넬은 보육원에서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텼다. 안네 프랑크는 세상과자신에 대한 무한한 희망을 가지려고 무척 애썼다. 희망은눈을 잃어도 보이는 기적을 낳고, 반려견을 돌아오게 하고,
노벨상보다 일상의 소중함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한다.
이번 장에서 희망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 P220
물론 희망과 신경학적 특성이 전부는 아니다. 노력도 필요하다. 벤 언더우드는 고단한 연습을 참아 냈다. 엄마는 벤을 시력이 있는 아이로 여기며 특별 대우를 전혀 하지 않았고 벤도자신이 앞이 보이는 듯이 살았다. 여기저기 부딪히고 넘어지고깨지는 아픔을 오랫동안 참아 낸 후에, 어느 날 벤은 소리로 세상을 보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마술처럼 아무 노고 없이 벤의 기적이 일어난 게 아니다. 고통도 적지 않았을 게 분명하다.
좌절의 순간도 허다했을 것이다.
희망은 온실에서 자라지 못한다. 햇빛과 물이 귀한 황무지가 희망의 최적 서식지다. 내면을 강화하는 패배와 실패의 경험 없이 최고의 희망은 생겨날 수 없다.
벤과 엄마는 거대한 고통을 넘어서는 단순한 비법을 알려준 고마운 사람들이다. 크고 작은 삶의 기적을 일으키는 것은 - P230
뜨거운 희망과 굴하지 않는 행동이다. 희망과 행동의 가치를모르는 사람은 자기 속에 있는 기적의 날개를 꺾는다.
두려움에 주목하면 두려움이 커진다. 좌절과 실패의 경험에집착하는 습성이 또다른 좌절과 실패를 부른다. 인생은 그렇게부서진다. 반대로 벤의 조언처럼,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과희망에 주목할 수도 있다. 어두운 것과 밝은 것 중에서 어느 쪽을 바라봐야 할까. 어둠을 보면 삶이 어두워지고 밝음을 보면삶이 밝아진다. 눈망울을 1센티미터만 돌리는 일이다. 삶의 밝기를 결정짓는 것은 시선의 방향이다. - P231
흔한 것이 더 가치 있다는 건 정말로 희망적일 수밖에 없다. 누구나 쉬운 길만 원하면 즉시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시험에 합격하기 전에도, 노벨상을 받기 전에도, 큰돈을 벌기 전에도 우리에게는 이미 행복의 재료가 있다. 산소, 햇빛, 커피, 친구, 가족, 대화 등은 우리가까이에 있다. 그것의 가치를 높게 여기면 된다. 진실에 눈을뜨기만 하면 우리는 금방 행복해진다. 행복은 너무나 쉽다. 아 - P242
무나 언제나 쉽게 누릴 수 있다. 희망적이고 기쁜 소식이다.
죽게 되어서야 그 진리를 깨닫지 않으려면, 일찍부터 자기점검을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삶의 우선순위를 점검하는 질문들은 가령 이런 것들이다.
내가 정말로 중요한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가.
가족의 사랑이 돈보다 훨씬 더 소중하다는 평범한 진리를잊지 않고 있는가.
오늘 하루 동안 삶을 있는 그대로 즐겼는가.
기쁘게 커피 한잔을 마셨는가.
산소와 햇빛처럼 가장 귀하지 않은 걸 귀하게 여기는가.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쓰다듬어 주었는가.
물론 까다로운 과제이기는 하지만 위 질문에 몇 개라도 예스라고 답했다면 그 삶은 충분히 희망적이다. 파국의 위기를맞기 훨씬 전에 미리 행복을 누릴 지혜로운 사람의 인생이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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