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자각하는 순간, 대응법은 두 가지다. 첫 번째, 아프다고 칭얼거리는 아이를 안아 주듯이 아무런판단이나 의심 없이 나를 포옹해 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자기 포용이 소용없을 때가 있다. 내가 나를 속일때다. 모든 불행감은 아무리 작아도 손끝에 박힌 가시처럼간절하게 괴로운 고통을 일으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에게는그 고통을 과장해서 스스로를 속일 만한 지적 능력이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
두 번째, 시각을 바꾸면 나의 불행이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다. 또 시야를 넓히면 나의 불행은 불행이 아니라 오히려 행운일수 있다. 내가 불행을 과장하는 것은 아닌지 자주 질문해야불행감이 옅어진다.
자신의 불행감에 대해 성찰한 후 기쁨을 되찾은 사람들이 있다. 남편이 갑자기 사망한 미국 기업인, 4살 때 아버지에게 구타당한가수, 성공의 권태에 빠져든 배우, 염산 테러를 당한 모델 등이우리를 사무치는 불행감에서 구해 낼지도 모른다. - P92
셰릴 샌드버그는 남편이 사망한 후에 감사를 배우게 되었다. 친구와 가족과 아이의 존재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올랐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물론 아니다. 감사는커녕 괴롭기만 했다. 자신의 운명이 저주스러워 견딜 수 없었다. 감사에 눈을 뜬 계기가 생겼다. 도와준 사람 중 하나는 그의친구이자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Adamgrant였다. 애덤 그랜트가 셰릴 샌드버그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 P98
"더 불행한 일을 상상해 보세요." "더 불행한 일이요? 말도 안 돼요. 남편의 죽음보다 더 나쁜게 있을 수 있나요?" "남편이 아이들을 태우고 운전하다가 똑같은 부정맥으로 숨졌다면 어땠을까요?" 나머지 가족이 살아 있고 건강한다는 건 신의 축복이다.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 남편도 자신이 혼자 세상을 떠난 것을 한없이 감사할 것이다. 그렇게 감사에 눈을 뜨자 셰릴 샌드버그의 슬픔과 절망은 점점 옅어졌다. - P99
케이티 파이퍼가 극한의 고통에서 배운 두 번째 가치는 긍정성이다.
"더 이상 전진이 불가능할 것 같고 가장 밑바닥까지 추락했다고 느낄 때에도 언제나 탈출구가 있다." "내가 다다른 결론이 있다. 사람은 자신의 행복에 책임이 있고 인생의 행복은 생각의 질에 달려 있다. 나는 긍정적인 생각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누구나 자주 출구 없는 터널에 갇힌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돈이 부족해도 그렇다. 인간관계가 어려울 때도 그런 기분이든다. 그런데 난데없이 황산을 뒤집어쓰면 어떨까. 터널이 아 - P103
니라 지옥 맨 밑바닥의 감옥에 갇힌 기분일 것이다. 탈출할 수없다고 판단해 체념을 택하는 게 자연스러울지 모른다. 그러나케이티 파이퍼는 자신이 경험해 보니 그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도 처음에는 체념했다. 숨이 빨리 끊어지기를 바라기도 했다. 하지만 지옥에도 비상 탈출구가 있으며, 지옥을 빠져 나와다시 행복해지는 길도 있었다. 다시 행복해지는 방법 중 하나는 긍정적 생각이다. 이를테면 "괜찮다. 나는 아직 살아 있고 빠져 나올 길이 있다."라고 스스로 말해 주는 것이다. 그럴 때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연인을 만나고 새로운 사업을 할 기회가 열린다. 길이 없다고 생각하면 그 기회들은 여지없이 닫혀 버린다. 절망은 언젠가 끝난다. 황산 테러를 당해서 얼굴 피부가 훼손되고 시력을 잃고 경력도 다 잃게 되었던 여성을 떠올리자. 작은 실패를몇 번 거듭했다고 해서 좌절할 자격이 우리에게는 없다. - P104
누구나 고통을 싫어하지만 고통 받은 후에 성장하는 것은사실이다. 예를 들어 따돌림을 당했던 기억에서 공감 능력을얻을 수 있다. 따돌림 받던 아이가 따돌림 당하는 사람의 아픔을 아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 상처가 많았던 사람은 심리학자나 상담가가 될 수 있다. 또 작가나 영화감독이 될수도 있다. 상처 받은 기억이 다른 삶을 열어 줄 수도 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나쁜 기억들이다. 좋은 기억만 갖고 있으면 하루 종일 웃는 표정인 인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나쁜 기억 덕택에 우리는 목표가 생기고, 의지가 강해지며, 지혜를 키울 수 있다. 불행한 과거는 해악이면서도 감사한 일이다. 그렇게 균형 있게 생각하면, 불행을 감당할 힘을 커질 수밖에 없다. - P119
용기는 굽히지 않는 강한 마음이다. 두려움과 불확실성속에서도 할 일을 해내는 강한 마음이 용기다. 용기가 없으면거의 아무것도 못 한다. 우주 탐사와 세상 개혁은 말할 것 없이두근두근 떨리는 사랑 고백도 두려움과 불확실성을 감수하는용기 없이는 못 한다. 어디 그뿐인가, 용기가 없으면 웃음소리가밝지 않고 신나게 뛰지도 못하고 점 하나 빼는 성형 수술도받기 어렵다. 용기 없이 할 수 있는 건 숨 쉬는 것 빼고는 거의없다시피 하다. 어떡해야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용기 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죽음의 공포를 견디면서날아오른 비행사, 얼굴에 총을 맞고도 마음이 굳건했던 교육운동가, 굶어 죽을 것 같은 두려움에 시달렸던 베스트셀러 작가, 고요한 침묵 속에서 용기를 얻는 축구 선수 등의 인생을 읽고나면 용기를 내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P122
"실패하면 비본질적인 것을 벗겨내게 됩니다. 내가 아닌 어떤 것인 척 연기하기를 멈췄으며 중요한 하나의 일을 완성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기 시작했어요."
평상시 우리는 본질과 비본질을 구분하려 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과 아닌 것을 판별하지 않는 우리의 정신은 나무늘보처럼 게으르다. 또 공상에 빠진다. 내가 굉장한 사람이거나 곧 굉장한 사람이 될 것 같은 망상에 빠져서 정신 쾌락을 누린다. 그런데 실패의 위기를 맞으면 달라진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순간에 무엇이 본질적이고 어떤 것이 중요한지 빠르게 판단을내린다. 또 자신에 대한 망상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리게 된다. 내게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사람은 그것에 집중한다. 현실 속 가장 중요한 것에 에너지를 모아서 쏟는다. 실패 속에서 롤링이 경험한 변화다. 실패를 겪은 그는 절박한 마음으로 글쓰기에 더욱 집중했고 결국 베스트셀러 작가가되었다. - P128
"가장 힘든 것은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 나머지는 끈기의문제다. 두려움은 종이호랑이다. 하기로 결정하면 무엇이든할 수 있다."
두려움은 아무것도 아니다. 행동을 결정하면 두려움은 사라진다.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두려움은 잊어버리고 계획하고 실행하면 된다. 시작을 못하고 주저하는 동안에 가장 무섭다. 일을 시작하면 두려울 겨를도 없어진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그냥 하는 것이다." "목표가 내포된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라. - P146
그리고 걱정을 멈춰라."
그냥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한 후에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그것이 어밀리아 에어하트가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이었다. 꾸물거리니까 더 무서운 것이다. 당장 삽 한 자루를 들자. 그리고 자신을 위해 활주로를 파기 시작하자. 군소리 없이 그냥 시작해 보자. 그러면 금세 두려움을 잊고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죽을 수 있다는 걸 잘 알면서도 하늘 높이 날아오른 어밀리아 에어하트가 게으른 겁쟁이들에게 그냥 시작해 보라고 격려한다. - P147
용기의 기반은 여럿이다. 분명한 목표 의식이 마음을 강하게 한다. 자기 신뢰와 낙관적인 태도가 강해도 용감해진다. 또자신의 가치와 일치하는 삶을 사는 진실성이 용기를 키운다. 그리고 용기의 뿌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사랑이다. 사랑하면용기가 생긴다. 수줍고 약했던 여성이더라도 자녀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탱크를 막아 세울 수도 있다. 작은 아이가 자기보다더 작은 강아지를 끌어안고 불길을 빠져나올 수 있다. - P151
메시는 온화해 보이지만 그 역시 패배하면 화가 나고 좌절감이 들 것이다. 그러니까 모든 사람의 공통된 감정이다. 그런데 메시는 다수의 사람과 다른 점이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표출하지 않는다. 대신 그 감정을 자기 내면에서해결한다. 침묵 속에서 분석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면 분노와 좌절감은 녹아 없어진다. 자기 속에서 감정 폭탄을 해체하고 녹이는 메시는 철을 액화시키는 용광로처럼 강하고 용기 넘치는 사람이다. - P163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은 인간의 모든 문제는 방에혼자 조용히 있지 못해서 생긴다고 말했다. 유토피아를 만드는일은 쉽다. 고독한 침묵 속에 30분 정도 견디는 사람에게만 시민권을 제한하면 된다. 침묵이 세상의 문제를 줄인다. 침묵은내 마음도 유토피아로 만들 수도 있다. 어지러운 마음을 평화롭게 만든다. 두려움, 긴장, 슬픔, 고통같이 나쁜 것들을 가라앉힌 후 용기와 에너지를 채워 주는 게 침묵의 힘이다. 고요하고강한 사람이 되어서 두려움을 잘 견디려면 떠들썩한 클럽이 아니라 조용한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게 낫다. - P164
인생은 애인이 떨리는 마음으로 내놓은 짜디짠 김치볶음밥이다. 대책은 두 가지다. 볶음밥을 프라이팬에 다 쏟아붓고는 양념을희석시킨 후 맛있게 식사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묵묵히 먹기다. 어찌해 볼 생각을 접고 고통에 가까운 짠맛을 고요하게 참아내는 것이다.
인생의 용기도 두 가지다. 세상을 바꾸는 용기와 세상을 바꾸지않는 용기가 있다. 이번 장에서는 삶을 바꾸지 않고 수용하는용기를 이야기한다.
삶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나의 절실한 바람이 9할은 꺾이기마련이고, 불의하고 부당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은 매일일어난다. 그런데 왜 내 삶이 내 뜻대로 되어야 하나. 나의 기대실현이 최우선이며, 내가 특별히 공정한 대우를 받고, 나의 이해범위 안에서 세상이 운행되어야 할 이유가 뭔가. 그건 황제, 존록펠러, 소크라테스도 이루지 못한 꿈이다. 다들 태풍에 장미줄기가 꺾이듯 속절없이 꺾이는 자기 삶을 수용했다. 그런수용의 자세는 지혜일 뿐 아니라 용기 있는 행동이다.
이번 장에서 소개되는 파킨슨병에 걸린 슈퍼스타, 개 앞에서떨었던 정부 수반, 불안 장애가 심했던 배우, 아내를 잃은 배우는삶의 슬픔까지 수용하는 용기를 보여 줬다. - P166
세상과 인생은 부조리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빈발한다. 물론 소리를 지르고 화를 터뜨려도 된다. 어떻게든 뜯어고치려고덤벼드는 것도 선택이고 뜨거운 용기다. 하지만 다른 대응책도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분노하지 않고 기꺼이 수용하는 것이다. 그 또한 괜찮은 선택이고 온화한 용기다. 젊거나 늙거나 건강하거나 병들었거나 가용한 용기는 두 종류다. 뜨거운부정의 용기와 온화한 수용의 용기. 두 용기는 언제나 우리에게 선택지로 허용된다. - P172
악한은 매연이다. 우리는 악한들 틈에 살아간다. 나쁜 사람이 아예 없는 인생은 없다. 한순간에 나쁜 사람이 죄다 사라지면 좋겠다고 어린애처럼 바라면 그게 불만과 불행의 출발이 된다. 대신 그 사람에 대한 이해와 연민이 당신의 마음을 편하게만들어 줄 것이다. 그다음 대처 기술을 익히면 된다. 여러 방법중에서 연민도 중요한 기술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악한보다 더크고 여유로운 존재가 되고도 남을 수 있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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