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자기계발서들을 읽다 보면 내가 한참 부족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한다.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과 죽을 것 같은 고통을 이겨내고 성공한 사람들사이에서 패배자(루저 Loser)가 된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뛰어나다. 이 사람은 고난과 역경을 이렇게 잘도 이겨냈는데, 이 사람은 자기 강점을잘만 활용해서 성공했는데, 또 저 사람은 워라밸이 이렇게도 쉽다고 말하는데 도대체 나는 뭐란 말인가. 스스로 한심한 인간이란 생각마저 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 - P106

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은 우리의 도전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말이다. 그러나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말조차도 폭력이 된다. - P107

두 사람의 경우처럼 지나치게 자기와 상황을 긍정적으로만 지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노력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런 과정에서 실패의 위험이나 문제들을 - P109

간과해 오히려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처럼 무조건 ‘하면 된다‘는 정신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지각할 수있는 메타인지metacognition 능력을 낮추기도 한다.
나는 긍정과 도전을 폄하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긍정을강요하고 도전하는 삶만이 고귀하고 가치 있다고 치켜세우며 무리한 노력을 부추기고 싶지도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포기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이 얼마나 멋진 태도인지에 대해 말해주고 싶다. - P110

메타인지를 높이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합니다.

1.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2. 나의 객관적인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주변의 피드백 경험하기
3. 나의 감정과 생각을 관찰하고 알아차리기
4.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수치와 문장으로 기록하기
5.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하며 스스로 가르치기
6. 실패를 복기하기
7. 낯선 것들을 경험하기(풍경, 책, 음악, 음식 등) - P115

‘자기자비self-Compassion‘란 고통스러운 순간 과도한 자기비난에 빠져드는 대신 너그럽게 스스로를 돌보는 태도를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다. 자기자비를 지닌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나 실패를 평가하기보다는 공감하고 이해하며 사람은 누구나 부족하고 실패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자신이 실패나 실수를 했을 때 드는 부정적인 감정에 과몰입되지 않는 - P151

균형적 시각을 갖고 있다. 즉, 자기비난, 분노, 죄책감으로 후회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고 이해심을 가지며 평가하지 않는 태도를 가질 때 사회적 불인정에 대한 두려움과불안을 없앨 수 있다. 심리학자 크리스틴 네프 Kristin Neff는 인간으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부족함을 받아들이고삶과 자기 자신에게 겸손한 기대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기 비하가 덜하고 자존감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즉, 나르시시스트들이 지닌 자존감은 ‘진정한 자존감‘으로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똑똑해지거나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부족함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걸 기억하자. - P152

여기 일찍이 나르시시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 경고하며 자신을 통제한 이가 있다. 고대 이스라엘의 다윗 왕은어느 날 궁중 세공인에게 "내가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둬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환호할 때 교만하지 않게 하고, 동시에 내가 큰 절망에 빠져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희망을줄 수 있는 글귀를 새겨넣도록 해라"며 반지를 만들라 지시한다. 이에 세공인은 솔로몬 왕에게 적합한 글귀를 얻었는데그것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away"였다. 나에게도마치 다윗왕의 솔로몬 반지와 같은 것이 있다. 명동성당의 성13물방에서 구입한 성령칠은 반지다. 반지에는 ‘오소서성령이여VENI SANCTE SPIRITUS‘, ‘경외심TIMOR DOMINI‘이라 써있다. 가톨릭의 일곱 가지 은사 중 내가 ‘경외심‘을 고른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건 바로 나의 ‘설레발‘를 피하고자 함이다. - P159

내가 상담을 하기 전 항상 주문처럼 머리와 가슴에 새기는 나만의 불문율 같은 말이 하나 있는데 바로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이다. 이 마음 자세는 내가 내담자의 상태를 온전히 공감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나는 다른 영역에서의 일도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자세가 필요할것이라 확신한다. - P165

좀 더 겸손해지기 위해 내가 권하고 싶은 방법은 한 번쯤평소 손에 잡지 않았던 종류의 책을 펼쳐 보는 실험을 해보는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만나는 ‘앎‘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함부로 내가 남들보다 많이 알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게 될 것이다. - P16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