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사랑하는 건

(서정윤)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건
그대의 빛나는 눈만이 아니었습니다

내 그대를 사랑하는 건
그대의 따스한 가슴만이
아니었습니다

가지와 잎 뿌리까지 모여서
살아 있는 ‘나무‘라는 말이 생깁니다
그대 뒤에 서 있는 우울한 그림자
쓸쓸한 고통까지 모두 보았기에
나는 그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대는 나에게 전부로 와 닿았습니다
나는 그대의 아름다움만을
사랑하진 않습니다
그대가 완벽하게 베풀기만 했다면
나는 그대를
좋은 친구로 대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대가 나에게
즐겨 할 수 있는 부분을
남겨 두었습니다
내가 그대에게 무엇이 될 수 있겠기에
나는 그대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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