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미 떠나고

(테니슨)

텅 빈 골목길 불 꺼진 집 앞에서
나는 또다시 발걸음을 멈춘다
내 가슴을 그토록 고동치게 하던 그 문들
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다시 잡아볼 수 없는 손
나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마치 죄인이라도 된 양
새벽부터 살금살금
그 문으로 다가서고 있나니

그는 지금 멀리 떠나고 여기 없지만
저 멀리 하루를 시작하는 소리 들리고
텅 빈 거리에 아침 비 뿌릴 때
희미하게 또 다른 하루가 움터 오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