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과거로부터 파생되며, 그것은 미래를 결정짓는다. 그렇기에 나의 현재와 미래는 내가 지나온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과거에 받은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 고통이 지금의 나를 지배하게 된다. 떠나보내지 못한 과거의 실수와 잘못에 대한 절망과 분노가 현재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그 고통은 나의 미래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어야 하는데 떠올리기 싫은과거가 주인이 되어 버리는 꼴이다. 그 당시에도 죽을 것처럼 힘들었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과거의 일 때문에 힘들어야 한단 말인가 그러니 마음이 많이 고통스럽다면 더 이상 그 마음을 외면하지 말고 가만히 귀 기울여 보라. 마음 안의 어떤 부분이 당신에게 이처럼 불안과 두려움을 주는지, 어린 시절의 어떤 기억들이지금의 당신에게 그 그림자를 펼치고 있는지를 말이다. - P139
누구에게나 불행하다고 느꼈던 시간이 있다. 창피해서 죽을것만 같았던 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시적인 평온을 위해불행을 부정해 버리면 상처를 자연스럽게 치유할 기회를 잃어버리고 더욱 곪게 만든다. 상처를 구멍 마개로 막아 봐야 아무 소 - P164
용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만일 과거 불행했던 기억이 자꾸만 당•신을 괴롭힌다면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내야 한다. 과거의 불행을 인정하고 상처와 직면해야만 상처를 치유할 힘을얻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나 화목한 가정을 꿈꾸며 식구들이 오순도순 식탁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면서 맛있는 저녁을 먹는 장면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가족들이 각자 일로 바빠서 그런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화목한 가정은 싸움이 없는 집이아니라 싸워도 금방 화해하고 풀 수 있는 집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부대껴 살다 보면 가족 간에도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가끔은큰소리가 날 수도 있고 의견이 달라 싸울 수도 있다. 다만 화목한 가정은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갈등이 생겨도 어떻게든그것을 풀기 위해 애쓸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싸움이 없는 집은 화목한 가정이 아니라 모두 갈등을 외면하고 있는 집일 수 있다. 그래서 그 집에 흐르는 것은 평화가아니라 숨 막히는 침묵뿐이다. 그러므로 화목한 가정에 대한 잘못된 환상에서 먼저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 세상에 문제가 없고, 갈등이 없는 집은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 P165
동굴을 탐험하는 과정은 바로 정신분석에서 말하는 자유연상과 같다. 우리는 마음속 이야기들을 꺼내면서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지만 직면하기에는 두려웠던 나 자신의 감정과 만나게된다. 그러면 왜 그때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내가부족하거나 못났기 때문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는 그럴수밖에 없었으리란 걸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그처럼 과거에 수치스럽고 무력했던 나 자신과 마주함으로써 나와 나에게상처를 준 사람들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 과거와 화해하고, 과거를 떠나보낼 수 있게 된다. 어쨌든 중요한 건 있는 그대로, 거짓됨이 없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것이다. 데미안이 말했던가.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한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 P168
나 또한 내부에서 일어나는 어떤 작용으로 인해 완벽해야만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콤플렉스가 있음을 부정할 생각도 없고, 그것때문에 나를 비하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 콤플렉스는 일을 할때 나를 이끌어 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으니까. 사랑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왜 모든 사람이 성숙한 사랑을 해야 하는가? 왜 모든 사람이 열정적인 사랑을 해야 하는가? 어떤모습이든 그 안에서 행복할 수 있고 편안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된 거다. 이런 마음이라면 우리는 굳이 이상적인 것에 매달리지않고 다른 사랑의 형태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얼마든지나 자신이 행복하면서도 풍부한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래, 그게 내 모습이야, 어쩔래?" 좀 건방지고 도발적으로 들리는 선언 같아 보이지만 자기 자신을 건강하게 드러내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것은 자기 상처 주변으로는 누구의 접근도 불허하면서 상처를 감추고 부인하기 위한 거짓 선언이 아닐 때 의미가 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내보일 만큼 강해지면 더 이상 두려울 것은 없다. 이제 당신에게남아 있는 것은 당신이 선택한 인생에 최선을 다하고, 그 안에서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 P176
그리고 사랑은 자전거처럼 한번 배우면 언제든 잘할 수 있는것이 아니다. 사랑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내 마음도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데 하물며 두 사람의감정이 부딪히는 사랑은 오죽하겠는가. 그러므로 사랑한다는 것. 은 평생 사랑하는 법을 배워 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람들은 단순히 사랑한다는 감정 그 자체만을 즐기려할 뿐 사랑에 대해 배우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순간 사랑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서 허우적대거나, 과거에 사랑했던 사람과 비슷한 유형의 사람을 만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기도 한다. 소중한 사랑을 지켜 나가려면 사랑에 대해서 많이 배워야 하며, 자기 자신과 상대에 대해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의미에서 보자면 운명의 짝은 어디선가 나타나 처음부터 나와잘 맞는 사람이 아니라, 서서히 내 운명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 P184
그러므로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그 순간이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명심해야 한다. 관계도 나무를 가꾸듯 꾸준히 물을 주고 가꾸어야 한다. 가깝고 소중하기 때문에 예의와 약속을 잘 지켜야 하고, 더 신경을 써야 하고, 더 아끼고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지켜 왔고, 앞으로도 지키고 싶은 소중한 사람이 당신에게는있는가. 함석헌 선생의 시처럼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사람"이 말이다. - P195
의존에 대한 두려움이 심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의존하게 되면 상대방이 하라는 대로 해야만 하고 결국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에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을 못 견딘다. 그들은 대부분 자존감이 낮다. 자존감은 어떤 상황에서든 내가 나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는확신에서 나오는 감정이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이고 내가 이 상황을 꾸려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 P198
것이다. 그래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힘들 때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의존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독립적이고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모든 일을 혼자 해내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약한 부분을 타인에게 기꺼이 내보일 수 있는 사람이고, 타인의도움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다. - P199
복잡한 문제일수록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에게 말로 풀어놓는 게 좋다. 말을 하는 가운데 무엇이 문제인지정리할 수 있고, 발전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분석학의 관점으로 보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말로 표현한다는 것은 무의식에 흐트러져 있는 여러 가지 욕망과 갈등을 언어라는 이차적 사고 과정으로 정리함을 의미한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 그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정리되고 평온해지는 느낌을 받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 P203
경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진실함이다. 진실로 궁금해하고, 진실로 걱정하는 마음은 듣는 행위를 통해 말하는 사람에게 전달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경청은 상대방의 마음을 울려 진심을 털어놓게 만든다. 듣는사람은 말하는 사람을 통해 배우고, 말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을통해 치유된다. 그러므로 경청이야말로 가장 좋은 대화법이라할 수 있다. - P210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함께했던 부모와 거리를 둔다는 것은매우 어렵고 두려운 일이다. 또 엄마와 거리 두기를 할 수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신이 독립해서 모든 것을 혼자 책임져야 하는것이 두렵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은 이제 엄마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세대교체를 이루어야 한다. 당신의 삶을 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때인 것이다. 그러니 당신이 먼저 행복하고 씩씩하게 살면서 엄마의 든든한조력자가 되어 주어라. 그러면 엄마 역시 당신을 떠나 자신만의인생을 찾아갈 것이다. 엄마는 당신이 없어도 충분히 잘 살 수있다. 아니, 오히려 지금까지 당신을 키우느라 할 수 없었던 많은일들을 경험하며 또 다른 행복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엄마와 딸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는 인생의 선후배이자동반자 같은 관계가 된다면 참으로 멋지지 않겠는가. 그리고여자로서, 먼저 삶을 산 인생 선배로서 엄마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다면 당신의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P222
독일의 관계 심리 전문가인 롤프 젤린은 《나는 단호해지기로결심했다》에서 자신의 경험과 자신이 치유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의 진료 기록을 바탕으로 단호하게 선을 그었을 때 기적과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한계를 설정하자 관계가 깨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단단해졌고, 내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자 비로소 내 생각과 취향을 존중받을 수 있는 관계로발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을 긋는 것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선을 그어서 더 발전하는 관계야말로 당신이원하는 관계일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선을 그을 때는 부드러우면서 단호해야 한다. 그런데 남이 나를 함부로 대한다는 느낌이 들거나, 무리한 부탁을 해 오면 - P226
일단 감정이 상하기 때문에 흥분을 하게 마련이다. 그럴 때는 곧바로 대응하기보다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흥분을 가라앉히는것이 우선이다. 그런 다음 상대에게 내 의견을 제대로 전달해야한다. 이때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면 상대방이 못 알아들을 수 있다. 그리고 아무리 불쾌한 대우를 받았더라도 상대방을 비난하지 말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해서만 말하는 게 좋다. 그래야만 상대방이 내 의사를 존중하게 만들 수 있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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