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는 이에 관해 오디세이아』 18권 130~137행에서 말하고 있다.
신이 하늘에서 인간에게 보낸 나날이 바뀌면, 지상에 사는 인간의 마음도 변한다.
인간이 가진 불만의 원천은 욕구에 대한 원동력을 끌어올리려 노력하지만, 이를 방해하는 다른 요인이 요지부동하기 때문인 데 있다. 인간처럼 필요한 게 많고 욕구로 가득 찬 종족에게 돈이다른 무엇보다 존중과 숭배를 받는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심지어 권력조차 부를 얻는 수단으로 쓰이거나 재물을 - P73
얻기 위해서라면 다른 모든 일 따위는 제쳐두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예를 들어 철학 교수라는 직함을 단 사람들이철학을 무시해 버리는 일이 그렇다. 인간의 소망이 주로 돈을 향하고, 그가 다른 어떤 것보다 돈을 사랑한다는 사실때문에 인간은 종종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지칠 줄모르고 모습을 바꿔대는 프로테우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바다의 신역주)처럼 인간이 끊임없이 변하는 소망과 다채로운 욕구에 대해 변모할 준비가 되었다는 점은 자연스럽고도 불가피한 부분이다. 다른 재화는 오직 소망 하나에 욕구 하나만을 채울 수있다. 음식은 배고픈 자에게, 와인은 건강한 자에게 약은환자에게, 모피는 겨울에, 여자는 젊은 남자에게만 좋다. 이것들은 모두 특정한 목적을 위한 것이다. 오로지 돈만이절대적으로 좋다. ‘돈은 구체적인 욕구‘ 하나가 아니라 ‘욕구 전반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 P74
거지가 말을 타면 말이 죽을 때까지 달린다는 격언은입증된 사실이다. The adage must be verified, That beggars mounted runtheir horse to death.
헨리 6세
게다가 태생이 가난한 자들은 운명과 자신을 빈곤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준 자신만의 수단에 대해 굳건하고 과도한 신뢰를 머리와 마음에 품고 있다. 그래서 원래 부유했던 사람과 달리 깊이를 모르는 바닥은 없다고 생각하며바닥을 치면 다시 위로 솟구칠 수 있다고 여긴다. 이와 같은 인간적 특이성은 가난한 소녀가 혼인한 뒤에 많은 혼수를 마련해 온 여인보다 씀씀이가 헤프다는 사실만 봐도 알수 있다. 부유한 여인은 재산만이 아니라 그 재산을 유지하고자 하는 열정도 천성적으로 함께 가져온다. 이와 반대되 - P76
는 주장을 하려면 아리오스토의 첫째 풍자시를 예로 들 수있다. 하지만 존슨 박사는 나의 견해에 동조하며 이런 말을 했다. ‘재력 있는 여자는 돈을 다루는 데 익숙하므로 현명하게 돈을 쓰지만, 결혼 후 처음으로 돈을 관리하게 된여자는 돈을 쓸 때 너무 충동적으로 아낌없이 낭비해 버린다. 여하튼 내가 가난한 여인과 결혼하려는 사람에게 조언하고 싶은 바는 아내에게 자본 말고 이자만을 주고 특히자녀의 재산을 아내의 손에 맡기지 않도록 하라는 점이다. - P77
"자부심은 원한다고 누구나 가질 수 없다. 자부심이 있는듯 허세를 부려봤자 꾸며낸 노릇은 얼마 못 가서 실체가 드•러나게 되어 있다. 자신이 우월한 장점과 특별한 가치를 지녔다는 확고하고 내적이며 흔들리지 않는 신념만이 진정한 자부심을 가지게 한다. 이러한 확신이 잘못되었을 수도있고, 단순히 외면적이며 관습적인 장점이 바탕에 깔려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신이 현실에 실제로 존재한다면자부심에 상처를 입는 일은 없다. 자부심은 확신에 뿌리내리고 있으므로 모든 인식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재량에 달려 있지 않다. 자부심에게 최악의 적, 그러니까 가장 큰 장애물은 다른 사람의 호평을 받으려 애쓰는 허영이다. 자부심은 이미 자기를 스스로 높이 평가하는 반면에 허영심은타인의 호평을 근거로 자신을 높이 평가하려 한다. 아무리 자부심이 끊임없이 비판과 비난을 받아도 나는이런 비판과 비난이 주로 자랑할 게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서 나온 걸로 추측한다. 대다수의 파렴치함과 뻔뻔스러움에 대항하려면 장점을 가진 사람 누구든지 의식적으로 자신의 장점을 완전히 잊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기 장 - P96
점을 거리낌 없이 무시하고 파렴치하고 뻔뻔한 자들과 어울린다면 그들은 장점을 가진 사람을 자신들과 같은 부류로 치부해 버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고의 장점, 즉 실제적이고 따라서 순수하게 개인적인 장점은 훈장이나 칭호 같지 않아서 매 순간 느끼고 기억할 수 없다는 사실을유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돼지가 미네르바 여신을 가르치는 격이 될 게 뻔하다. 아라비아의 속담에도 ‘노예와 장난을 쳐봐라. 그 노예는당신에게 곧 엉덩이를 보여줄 것이다.‘라는 표현이 있고, 호라티우스가 말한 ‘당신이 얻은 자부심을 자신의 것으로삼아라.‘는 말도 되새겨 봐야 한다. 그러나 겸손의 미덕은변변찮은 사람에게는 꽤 대단한 발견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겸손하게 행동하도록 만든다면 세상에 변변찮은 자들만 있는 듯 평준화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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