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 생각해보니 밥은 ‘예의‘였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영양소나 허기를 달래는 음식물의 개념이 아니라, 먹는 태도와 마음, 만드는 정성과 배부름을 대하는 자세까지모두가 내 몸을 이루는 하나하나였던 것 같아요. 급하게 먹은 밥은 온몸에 다급함을 채워 넣어요. 다급함으로 찐 살과근육은 지워지지 않는 습관으로 남더라고요(그래서 엄청나게안 빠지기도 하고), 요즘이라고 해서 밥을 꼬박꼬박 챙기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한 끼를 먹더라도 나름의 구색을 갖추려고 노력은 하는편입니다. 그래서 아카시아 나무로 만들어진 1인 가정식 식기 세트를 샀지요. 숟가락은 작은 걸로, 젓가락은 예쁜 걸로. 따뜻한 밥과 맛깔난 반찬을 꼭꼭 씹어 삼키는 게 중요해요. 적어도 한 끼라도. 내 몸을 따뜻함으로 채우는 시간이니까요. - P22
맥주로 기분을 씻어주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정 속에 갇히는 걸 막아주고, 팩트를 발견하게 해주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죠. 귀여운 곰돌이처럼 살도 찌워줍니다. 물론 알코올을 못 드시는 분도 있고, 맥주보다는 소주를즐기는 분도 계시겠네요. 사실, 뭐든 큰 상관은 없을 것 같아요. 가벼운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다면야. - P26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주기 전엔 세 가지를 염두에 둬야 해요.
1. 우유를 주고 싶다면 물어보고 줘야 해요. 2. 물었는데 대답이 없다면 안 주는 게 맞아요. 3. 만약 우유를 주게 되었다면 컵에 잘 담아서 줘야 해요. - P39
세상엔 정성 들인 것들이 많아요. 손으로 눌러쓴 편지도그렇고, 정성스레 기른 식물도 그렇고, 어린 시절 유행했던종이학과 학알 천 개도 그렇고, 날마다 꾸준히 쓴 일기도 그렇고, 당신의 입에 떠먹여주는 음식도 그렇고, 몇 날 며칠을고민해서 어렵게 내뱉은 말도 그래요. 누군가의 정성을 받아본 사람 또는 누군가에게 정성을 다해본 사람들은 진정성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요. 혹시라도 진심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죽을 한 그릇 만들어보세요. 칼질을 하고 끓이고 젓고 담는 20여 분 동안 많은생각을 할 수 있을 거예요. - P46
우리는 흔히 돈 주고 커피 사서 카페에 가만히 앉아 있던하루를 이렇게 표현하죠. "아무것도 안 했어." 그런데 이 말은 틀린 것 같아요. 아무것도 안 하지 않았어요. 휴식을 취했잖아요. 그것은 모든 걸 하고 시간 날 때 하는 - P61
게 아니라, 따로 시간을 만들어서 해야 하는 거예요. 그러니아주 잘한 거예요. 사람은 쉬어야 해요. 휴식을 아끼지 마세요. 그건 돈을 주고 사서라도 누릴 만한 가치가 있답니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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