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을 쓰고 있을 때와 똑같은 요령이다. 더 쓸 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다음 날 집필을 시작할 때 편해진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아마 비슷한 이야기를 썼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계속하는 것- 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는 그것이 중요하다.
일단 리듬이 설정되어지기만 하면, 그 뒤는 어떻게든 풀려 나간다. 그러나 탄력을 받은 바퀴가 일정한 속도로 확실하게 돌아가기 시작할 때까지는 계속 가속하는 힘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것은 아무리 주의를 기울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 P19

달린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유익한 운동인 동시에 유효한 메타포이기도 하다. 나는 매일매일 달리면서 또는 마라톤 경기를거듭하면서 목표 달성의 기준치를 조금씩 높여가며 그것을 달성하는 데 따라 나 자신의 향상을 도모해 나갔다. 적어도 이루고자하는 목표를 두고, 그 목표의 달성을 위해 매일매일 노력해왔다.
나는 물론 대단한 마라톤 주자는 아니다. 주자로서는 극히 평범한오히려 그저 평범한 주자라고 할 만한 그런 수준이다. 그러나 그건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어제의 자신이 지닌 약점을 조금이라도 극복해가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장거리달리기에 있어서 이겨내야 할 상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과거의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 P27

달리고 있을 때 어떤 일을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대체로 오랜 시간을 달려본 경험이없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깊이 생각에 잠기곤 한다. 글쎄, 도대체 나는 달리면서 무엇을 생각하고있는 것일까, 하고. 솔직히 말해서 내가 이제까지 달리면서 무엇을 생각해왔는지, 제대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
확실히 추운 날에는 어느 정도 추위에 대해 생각한다. 더운 날에는 어느 정도 더위에 대해 생각한다. 슬플 때는 어느 정도 슬픔에 대해 생각한다. 즐거울 때는 어느 정도 즐거움에 대해 생각한다. 앞에서도 썼듯이, 예전에 일어났던 사건을 두서없이 떠올릴 때도 있다. 때때로(그런 것은 아주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소설의 괜찮은 아이디어가 문득 머릿속에 떠오를 때도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 제대로 된 것은 거의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 P36

우리 부부는 7년간의 ‘열린 생활‘에서 닫힌 생활‘로 크게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그러한 열린 생활이 내 인생의 어느 시점에어느 기간 존재했던 것은 좋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거기에서 많은 중요한 것을 배웠다. 그 시기는 나에게 있어서 인생의 종합적인 교육 기간 같은 것이었고, 나에게있어 진정한 학교였다. 그러나 그런 생활을 언제까지나 계속할수는 없었다. 학교라는 데는 들어가서 무언가를 배운 후에는 나와야 하는 곳이다. - P64

지금 생각해도 무엇보다 행운이었던 것은 내가 건강한 몸을타고났다는 사실이었다. 거의 사반세기에 걸쳐서 일상적으로 계속 달렸고, 수많은 레이스에도 출장했으나 다리가 아파서 뛸 수없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스트레칭 같은 것도 제대로 하지않았지만 부상 하나, 상처 하나, 병 한 번 앓은 적이 없다. 뛰어난 러너는 전혀 아니지만 튼튼한 러너라는 것만은 틀림없다. 내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아주 작은 자질 중의 하나다. - P68

인생은 기본적으로 불공평한 것이다.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가령 불공평한 장소에 있어도 그곳에 있는 종류의
‘공정함‘을 희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에는 시간과 노력이 들지도 모른다. 어쩌면 시간과 노력을 들였지만 헛수고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 ‘공정함‘에 굳이 희구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어떤가를 결정하는 것은 물론 개인의 재량이다. - P70

매일 계속해서 달린다고 하면 감탄하는 사람이 있다. "무척 의지가 강하시군요"라는 말을 가끔 듣는다. 칭찬을 받으면 물론기쁘다. 욕을 먹는 것보다 훨씬 좋다. 그런데 의지가 강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세상은 그처럼 단순하게되어 있지는 않다, 라고 해도 무방하다. 솔직히 말하면 매일 계속해서 달린다는 것과 의지의 강약과의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별로 없다는 느낌마저 든다. 내가 이렇게 해서 20년 이상 계속 달릴 수 있는 것은, 결국은 달리는 일이 성격에 맞기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그다지 고통스럽지는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좋아하는 것은 자연히 계속할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계속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거기에는 의지와 같은것도 조금은 관계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의지가 강한사람이라 해도, 아무리 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 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오래 계속할 수는 없다. 설령 그런 일을 할 수있다고 해도, 오히려 몸에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 P73

학교란 그런 곳이다. 학교에서 우리가 배우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중요한 것은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다‘ 라는 진리이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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