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나는 꼭 이것을 하고 싶은 걸까?‘라는 질문이 우리를괴롭힌다면 질문해 보자. 이것은 누구의 열망인가? 진짜 나의열망인가, 부모님의 열망인가, 아니면 미디어가 부추긴 유행과대세의 유혹인가? 카프카의 변신이 여전히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아직 우리가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오이디푸스콤플렉스를 날카롭게, 그러나 눈부시게 온몸으로 돌파하고 있는 그레고르를 향한 뜨거운 연민과 공감 때문이리라.
내 안에도 언제든지 ‘벌레‘로 변신할 수 있는 가여운 그레고르가 잠복하고 있다. 그레고르 잠자는 아버지가 강요하는삶의 압박감과 싸우는 지상의 모든 자식들의 슬픔을 등에 짊어진 채, 오늘도 쓸쓸히 머나먼 창밖의 자유를 꿈꾸고 있다. - P32
사회적인 통념이나 오랜 생활 습관에 젖어 있는 ‘의식‘은 그동안의 관성대로 고집을 부리지만, ‘무의식‘은 아무리 감시를강화해도 끝내 탈옥에 성공하는 불굴의 죄수처럼 의식의 보호관찰을 거부한다. 이렇듯 의식의 통제와 무의식의 자유로운 움직임은 필연적으로 어긋나는데, 우리가 의식의 통제를 강화할수록 그 의식의 압제로부터 벗어나려는 무의식의 꿈틀거림은더욱 강렬하고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의 눈으로 문학을 바라보는 훈련을 통해서 나는 나도 모르게 내 상처와 천천히 작별하고 있었던 것 같다. - P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