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평소 후지하라 뇌를 타인의 뇌 조각이 달라붙기 쉬운상태로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후지하라 뇌에 무수히 많은 훅과 같은 장치를 만들어 두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타인의 뇌 조각이 쉽게 걸릴 것이다. 훅이란 무언가를 걸어 놓는 데 사용하는 돌기처럼 생긴 고리를 말한다. 그 혹은 독서를 통해서도 만들어진다. 다시 말해 독서는 책을 쓴 사람이 바로 곁에 없어도 그 사람의 뇌조각을 자신의 뇌에 연결해 주는 도구가 된다. 이를테면 뇌 과학자모기 겐이치로의 작품을 읽으면 모기 겐이치로의 뇌 조각이 후지하라 뇌에 달라붙고, 작가 하야시 마리코真理구의 작품을읽으면 하야시 마리코의 뇌 조각이 후지하라 뇌에 달라붙는다. 뇌에달라붙는다고 해도 깔끔한 형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 P76
같은 시기에 같은 작가의 책을 읽어도 독자에 따라 받아들이는 방법이나 상태가 다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 권의 책에 대해서도 어떤 사람은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또 어떤 사람은 매우 재미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수용체를 복잡한 구조로 만들기 위한 지름길은 다양한 저자의 많은 책을 읽는 것이다. 그러면 다양한 뇌 조각이 축적되고 수용체의 형태가 다양화하여 달라붙기 쉬워진다. 가령 ‘뇌‘ 연구에 관한 책을 읽는다고 가정해 보자. 모기 겐이치로의 책을 읽어도 그의 뇌 조각이 자신의 뇌에 달라붙지 않는데, <해마》 등의 저서로 유명한 도쿄대학대학원 교수 이케다니 유지의 책을 읽고 나서 모기 겐이치로의 책을 읽었더니 그의 뇌 조각이 순조롭게 달라붙는 경우도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 반대의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독서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수용체를 획득한 결과이며, 다양한 뇌 조각을 축적한 성과이다. - P79
그렇다고 처음부터 책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할 필요는 없다. 수박 겉핥기 수준이어도 상관없다. 넓고 얕게 훅을 내밀어 두기만 해도 언제 어디서 무엇이 어떤 것과 연결될지 알 수 없다. 넓고 얕더라도 무언가와 연결되면 나중에 깊숙이 파고들 수도 있다. 이는 어떤분야에도 적용되는 상황인데, 어느 단계까지 일정한 정도의 훈련을축적하지 못하면 수준은 향상되지 않는다. 이는 독서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2014년에 공개된 뤼크 베송 Luc Besson감독의 <루시> Lucy 라는 작품을 통해서 더욱 확실하게 느꼈다. 영화의 광고 문구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인간의 뇌는 10퍼센트밖에 기능하지 않는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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