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 바탕은 각자의 선택과 역량이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내고세상을 바라보는 배짱이 필요하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낼 사진이 수단이다. 사진은 자유의 구체적 실현을 도와준다. 주위의 눈치를 볼 이유도 없으며 다루지 못할 관심도 없다. 사진 찍을 때 파인더는누구와 함께 들여다보지 못한다. 사각의 프레임 안에서 모두는 황제의 권능을 누린다. 제 손에 들린 카메라조차 마음대로 휘두르지 못하는 소심함이 문제다. 억압과 금기는 애초부터 없었다. 자신이 만들지 않은 딱딱한 규율과 속박을 그대로 따라야 할 이유도 없다. 디지털카메라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주인님 마음대로 하세요"다. 제발 마음대로 사진 찍고 즐기기 바란다. 게손에 들린 카메라의 효능을 우습게 아는 건 언제나 못난 주인님들이다. 개정판에서 들려줄 메시지는 간단하다. 놀라운 디지털카메라의 가능성을 제 삶으로 끌어들여 풍요로움을 열라는 거다. 과거의 연장선이 아니어도 좋다. 너무 심각할 필요도 없다. 피곤한 경쟁도 하지 마라. 즐겁고 재미있게 그러나 의미 있는 놀이로서의 사진이 중요하다. 놀이로 바꾸어 몸에익힌 사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삶을 윤택하게 바꾸어놓는다. 해야 할일은 어렵지 않다. 싫증 내지 말고 지치지 말며 꾸준히 10년 정도 유지하는 ‘지속의 힘‘만 갖추면 그만이다. - P10
잘 찍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좋음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스토아 철학자들은 좋은 것(good)의 세 요소를 재미, 감동, 쓸모로 설명했다. 이는 사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재미있는 소재와 관심을 선택해 감동의 내용을 불어넣고 이를 의미화하면 된다. 처음엔 잘 되지 않을지 모른다. 잘 하기 위해선 지루한 반복과 연마를 거쳐야 한다. 재미를 잃지 말고 꾸준하게 이어간다면 잘 찍은 좋은 사진은 각자의 손에 들려 있을 것이다. - P22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구체적 필요와 목적을 먼저 떠올린다. 자식의 모습을기록해두거나 아름다움의 탐구를 위해서라거나. 그냥 찍어대는 사진은 행위의 충족일망정 의미를 건져올리긴 어렵다. 갓 태어난 아들의 모습을 남겨두려는 아비의 심정보다 우선할 이유가 무엇일까. 행동이란 필요가 절실할 때저절로 하게 된다. 막연하게 다가서면 제풀에 지친다. 사진으로 무엇을 하고싶은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만으로 관심의 깊이와 재미의 양은 달라진다. - P25
사진에 대한 관심이 사랑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구체적 필요와 목적을분명히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여행 기록을 남기거나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혹은 아이가 생겨서 아비의 도리를 하겠다는 현실적 필요에 의해, 더 나아가 절실한 자신의 표현을 위한 수단이 사진이란 믿음같은무슨 일이든 절실할 때 진지함이 생긴다. 사진을 찍어야 할 이유가 분명할수록 행동에 힘이 실린다. 구체적 대상과 목표를 잃게 되면 사진 촬영은곧 지루해지고 재미도 없어진다. 즐겁지 않은 일을 지속하기란 어렵다.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듯이 사진 찍기도 즐거운 일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 P26
직접 체험하지 않고 예술 작품을 이해할 방법은 없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극장 출입이나 HD 화질의 텔레비전을 보는 횟수가 월등히 많다. 많이보고 공부하는 일은 영화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최소한의 준비 과정이다. 사진 역시 똑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진에 대한 안목을 키우면 그다음접근이 쉬워진다. 막연하게 생각하던 좋은 사진의 가닥이 잡혀가는 까닭이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짓을 구분하는 것만으로 출발은 충분하다. 책을 읽지 않는 독서광, 음악을 듣지 않는 음악광이 있는가. 사진광이되려면 사진부터 많이 보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진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첫 출발의 필요성에 놀랍도록 무관심하다. 세상을 뒤덮은 허섭스레기 같은 사진에 치여 그 이상의 세계가없다고 여기는 것은 아닌지? 사진을 사랑한다면 미쳐야 할 대상을 찾아내서 푹 빠져보라. 몰입의 과정을 가져본 이들만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가슴으로 이해한다. - P38
카메라 파인더를 들여다보면 평소 무심하게 흘려버렸던 부분이 새롭게보인다. 전체의 일부였을 뿐인 사물들은 프레임 안에서 비로소 우뚝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스스로 빛나고 스스로 아름다운 존재들이 사방에 널려있다는 놀라움이란... 카메라가 있어 보이는 것은 새롭게 바뀌고 아름다움을 회복한다. 맨눈으로 느끼지 못하던 변화의 여파는 크다. 카메라의진정한 매력은 파인더가 세상을 다시 조립하는 능력에 있다. 새로운 발견은 평범함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들여다본 대상에 대한애정과 세심한 관찰이 가져다준 선물이다. 들판에 서 있는 나무에서 시인은 의미를 찾아 시로 바꾸고 음악가는 계절을 느껴 연주를 한다. 사진가는 남들이 못 보던 부분을 본다. 사진은 나만의 무엇인가를 끝없이 발견하는 일이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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