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를 비롯해 많은 고전에서는 자기 본분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이 거듭해서 실려 있다. 개인뿐 아니라 나라의 존위, 더 나아가세상의 평안까지도 이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군자는 자신이 맡은 바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군자사불출기). <논어>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그 일을 도모해서는 안 된다(부재기위 불모기정)<논어>

군자는 처해 있는 자리에 따라 할 일을 행할 뿐, 그 밖의 일은 욕심내지 않는다(군자소기위이행 불원호기외)(중용) - P310

주자는 "일을 속히 이루려고 하면 마음이 급해져서 올바른 순서를 밟지 못해 도리어 달성하지 못하고, 작은 일과 작은 이익을 보려고 하면 얻는 것은 작고 잃는 것이 클 것이다"라고 이 문장을 해석했다.
어떤 일이든 빠른 성과를 보려고 하는 마음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먼저 마음이 급해져서 평온한 마음을 가질 수 없다. 쫓기는 마음으로 정공법이 아닌 편법을 쓰게 되고, 나아가 불법과 불의한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기초를 차곡차곡 쌓지 않은 건물이 무너지듯이, 조급한 마음에겉모습만 그럴듯하게 만들어놓으면 속 빈 강정이 되고 만다 - P315

공자와 자공의 대화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이런 뜻이 담겨있다
"가난하면서도 남에게 아첨하지 않고, 부유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교만하지 않는다"는 자공의 관점에서는 대단한 경지라고 할 수 있다. 가난하면서도 비굴하지 않고, 부유하면서도 겸손하다는 것은 보통사람은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공은 이 구절에서 은근히 자부심을 드러낸다. 큰 부자이면서도 겸손한 자신을 드러내면서, 스승에게 칭찬받고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자는 "그 정도면 괜찮다" 하고 평가한다. 괜찮은 정도이지 대단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자는 더 높은 수준을 제시한다.
"가난하면서도 즐겁게 살고 부유하면서도 예의를 좋아하는 것만은못하다." 부유하는 가난하든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즐겁게 살며, 사람의도리를 지키는 안빈낙도의 삶이다. 자공은 스승의 뜻을 제대로 파악했고, 그것을 수양의 자세와 연결해서 말한다.
"혹시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이 시에 있는 ‘절차탁마‘를 뜻하는 것인지요?"라고 물었고, 공자는 "지나간 것을 알려주니 알려주지 않은 것까지아는구나"라며 큰 칭찬을 한다. 부와 가난의 올바른 가치관을 말해주자진정한 수양의 길을 유추해낸 것을 칭찬한 것이다.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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