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말을 한다는 게 나의 마지막 희망이기 때문이야."
"마지막 희망이요?"
"그게 작가라네. 지난번에도 얘기했네만, 보통 사람은 죽음이 끝이지만 글 쓰는 사람은 다음이 있어. 죽음에 대해 쓰는 거지. 벼랑끝에서 한 발짝 더 갈 수 있다네. 성경의 욥 이야기를 알고 있지?"
"재산도 잃고 자식도 죽고 자신도 고통스러운 피부병에 걸려 폐허 속에서 돌로 몸을 긁었다는 이요?"
"그래. 욥의 아내가 너무 기가 차서 욥에게 악담을 퍼붓지.
‘네가 그렇게 사랑하는 신이 너한테 준 게 뭐냐? 아무 죄도 없는너에게 병을 주지 않았느냐. 그 신을 저주하고 죽어라.‘
견디다 못한 욥이신을 향해 원망을 쏟아냈지. 그때 한 말이 뭔줄 아나?
‘이 고통을 반석 위에 쓸 수 있다면.‘
내가 지금 억울한 것을 바위 위에 새길 수 있다면・・・・・・ 그게 욥의마지막 희망이었어. 성경에 나오는 욥 이야기네." - P61
"어려운 얘기군요. 운명 앞에서 나는 저항해야 할지 투항해야 할지....."
"결정된 운이 7이면 내 몫의 3이 있다네. 그 3이 바로 자유의지야.
모든 것이 갖춰진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는 행위, 그게 설사어리석음일지라도 그게 인간이 행사한 자유의지라네. 아버지 집에서 지냈으면 편하게 살았을 텐데, 굳이 집을 떠나 고생하고 돌아온탕자처럼 ・・・・・… 어차피 집으로 돌아올 운명일지라도, 떠나기 전의탕자와 돌아온 후의 탕자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네. 그렇게 제 몸을 던져 깨달아야, 잘났거나 못났거나 진짜 자기가 되는 거지. 알겠나? 인간은 자신의 자유의지로 수만 가지 희비극을 다 겪어야 만족하는 존재라네." - P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