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놀이

(이해인)

오늘은
일을 쉬고
책 속의 글자들과 놉니다

글자들은 내게 와서
위로의 꽃으로
향기를 풀어내고
슬픔의 풀로 흐느껴 울면서
사랑을 원합니다
내 가슴에 고요히
안기고 싶어합니다

책 속의 글자들도
때론 외롭고
그래서 사랑이 필요하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너무 바쁘지 않게
너무 숨차지 않게
먼 길을 가려면
나와 친해지세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는 글자들에게
나는 웃으며 새옷을 입혀줍니다
사랑한다고 반갑다고
정감 어린 목소리로 말해주다가
어느새 나도
글꽃이 되는 꿈을 꿉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