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엔

(용혜원)

그 밤엔
뛰어나가고만 싶었습니다

모든 걸 버리고
다시 한번
내 삶을 정리해 보고 싶었습니다

묶여 있고
고정되어 있고
늘 같은 것이 싫어
훌훌 벗어버리고
자유로워지고 싶었습니다

그 밤엔
헤매고만 싶었습니다

모든 걸 잊고
모든 걸 지우고
다시 한번
내 삶을 정리해 보고 싶었습니다

왠지 허무하고
왠지 나약하고
왠지 모르게
내 모습 처량하게만 느껴져
훌훌 떨쳐버리고
자유로워지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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