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노나라에서 대사구(형벌을 관장하는 장관)의 직책을 맡게되자, 7일 만에 소정묘를 처형했다. 소정묘는 흉악한 범죄자가 아니라 높은 관직에 있으면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다. 한 제자가 그 이유를 물었고,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에게 악한 것이 다섯 가지가 있는데 도둑질은 그중에 포함되지 않는다.
첫째는 마음이 두루 통달해 있으면서도 음험한 것, 둘째는 행실이 편벽되면서도 완고한 것, 셋째는 말에 거짓이 있으면서도 그럴싸하게 변명하는 것, 넷째는 폭넓게 지식을 갖고 있지만 추잡스러운 것, 다섯째는 그릇된 일을 일삼으면서도 겉으로는 그럴싸해 보이는 것이다. 무릇 어떤 사람이 이 다섯 가지 중에 하나만 갖고 있어도 처형을 면할 수 없을 것인데, 소정묘는 이 모든 것을다 갖추고 있었다. 그는 따르는 자들을 모아 무리를 이루었고, 그의 말은 사악하지만 잘 꾸며서 대중을 현혹했으며, 그의 실력은 올바른 사람에게 거스르면서도 홀로 설 수 있는 정도였다. 이런 자는 소인들의 간사한 영웅이라 할 - P144
있으니 처형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공자가 미워했던 것은 사악함을 전면에 드러내는 수준을 넘어 선량한 사람들을 현혹해 악으로 이끄는 사람이었다. 악한 자신을 지식과 능력으로 교묘히 포장하는 위선적인 사람이다. 선하고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공자의 철학에 배치되는 정도가 아니라, 방해하고 어지럽히는 사람이다.
평상시 삶에서 좋아하거나 미워하는 감정을 절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선과 악의 기준은 바로 세워야 한다. 취향을 따라 선악의 기준이 좌우되면 우리는 자신을 제어하기 어렵다. 도박이나 마약과 같이 자신을함몰시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일, 스토킹과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것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사람에 대한 호불호의 감정에는 책임이 따른다. 감정은 자유롭게 발현해야 하지만, 옳고 그름에는 엄격해야 한다. - P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