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와도

H. 하이네

그리운 이여
그대가 캄캄한 무덤 속에 누워 있다면
나도 무덤으로 내려가
그대 곁에 누우리.

그대에게 입 맞추고 껴안으리.
아무 말 없는, 싸늘한 그대
환희에 몸을 떨며 기쁨의 눈물 적시리.
이 몸도 함께 주검이 되리.

한밤에 일으킨 많은 주검들
보얗게 무리지어 춤을 추누나.
우리 둘은 무덤 속에 남아
서로 껴안고 가만히 누워 있으리.

고통속으로, 기쁨 속으로
심판의 날 다가와 주검을 몰아친다 해도
우리 둘은 아랑곳없이
서로 안고 무덤 속에 누워 있으리

죽음이 휘몰아쳐도 그 사랑과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가요. 죽음으로도 갈라놓을 수 없는 사랑!
그런 사랑은 그 또한 얼마나 고귀한 사랑일까요. 그 사랑 속으로 들어가 그 사랑의 주인공이 되어 보시지 않으시렵니까그런 사랑의 주인공이 한 번 되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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