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詩

(김정한)

오늘도 나는 본다
나를 향해 열린 세상을,

나를 위해 선물한 언어의 푸른 이파리를
보고 듣고 느낀다

느리고 아프도록
내가 선물 받은
내가 원하는 언어의 붉은 꽃을
잉태하기 위해 길 위를 끝없이 간다

앞에서 옆에서 그리고
사방에 버려진 언어를 먹고 또 먹는다

결국, 그들은
나를 닮은, 슬프디슬픈
한 편의 詩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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