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한 차례 북토크를 이어온 지금의 나는 다르다. 어떤 순간이 왔을 때 그것이 나에게 기회가 될지 아닐지 모르는 채로 시작해보는 용기. 할 수 있는 만큼만발 디뎌 보는 용기. 그러다 아니면 깔끔하게 후퇴하는 용기가 주는 힘을 알게 되었다. 미래의 내가 서점이나 출판사 또는 그 어떤것을 운영하게 될지 현재는 미지수이지만, 출판사 혹은 서점을 운영하냐는 질문에 이제는 분명히 답할 수 있다.
"아니요. 저는 용기를 운영하는 중입니다."라고. - P88
그런데 북토크를 마친 후 서로가 서로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이장면이 무척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신의 영역이었다면 그저 은총을 베풀어준 신에게 공손한 경배 한 번으로 끝나겠지만, 인간계의전래동화 <좋은 형제>처럼 고마움을 봇짐에 실어 옮겼다가 다시 되돌려 주는 장면과 같았다. 그러다 이내 달빛 아래 마주치면서로 하얀 이를 드러내며 마주 웃을 우리들. 신이 아닌 우리는 어쩌면 수없이 이 장면을 반복하며 살아오지 않았을까. 모여서 울고 웃으며, 때로는 질문하고 답하며 먼 미래가 아닌 그날 하루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이어가며 살아오지 않았을까.
아마 그때 느낀 행복은 선명하고 분명해서 수많은 단어가 새로 만들어지고 사라졌어도 행복이라는 단어가 지금까지 우리 곁에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신의 영역이 아니라서, 하나씩 스스로 만들어가는 인간의 영역에서 행복과 이야기는 서로 의좋은 형제처럼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오래 지속될 것을 예감한다. 상처를 치유하고, 불안을 다독이며, 행복의 밑바탕을 키워주는 이야기의 힘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 P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