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눈길

(정호승)

그대 새벽 눈길을 걸어
인생의 밖으로 걸어가라
눈사람도 없이 눈 내리는 나라에서
홀로 울며 걸어간 발자국을 따라
그대 눈 내리는 인생의 눈길 밖을 걸어가라
기다림처럼 아름다움이 없다는
인간의 말을 기억하며
눈 내리는 인생의 눈길 밖에서
그대 눈속에 한 인간의 일생을 머물게 하라
눈 덮인 무덤가에 엎드려 흐느끼는
인간의 울음소리를 따라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는 나라의 눈길을 걸어
끝없이 새벽 눈길을 걸어
그대 눈 내리는 인생의 눈길 밖을 걸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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