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원효 대사 해골물 사건과 다르지 않네."
원효와 의상의 해골 물에 얽힌 이야기는 알고 계시리라. 지치고 힘들고 목이 마르던 한밤중에 마신 물이 감로의맛이었는데, 다음 날 밝은 볕에 그 물이 해골에 고인 물임을 알고 토한 원효 스님. 그 순간 원효는 온몸이 떨렸다. 심생즉종종법생心生卽種種法生 심멸즉종종법멸心滅卽種種法滅.
‘한 생각이 일어나면 온갖 희비가 탄생하고, 한 생각이 달라지면 온갖 희비가 사라진다‘는 삶을 통째로 바꾼 깨달음이 온 것이다. ‘너‘ 때문에 나의 괴로움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너를 보는 ‘내 생각‘에서 괴로움은 발생하는 것이로구나, 하는 실상을 깨달은 것이다. 이를 《화엄경》에서는 일체유심조라고 한다.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다는 것, 모든 희비와 시비는 마음의 반영이고 투사라는 말씀이다. - P111

우리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사회의 여러 조건을 - P112

바꾸려고 노력하면서 동시에 시시각각 일상의 사사건건에대해 편견 없고, 무심하고, 담담하고, 침착하게 바라볼 줄알아야 한다. 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수행 아니겠는가. 내삶의 행복은 동시 수행으로 성취된다. 세상을 바꾸는 노력과 내 마음을 바꾸는 동시 노력이 바로 수행이고 깨달음의실천이다.
임제 선사는 "수처작주 隨處作主입처개진立處皆眞"이라고 말했다. 그대, 서 있는 곳에서 휘둘리지 마시라. 그리하면 그대 삶이 온전히 진짜라네. - P113

안도현 작가의 <관계>를 읽고는 12쪽 분량의 동화에서유정 무정 뭇 생명의 어울림을 어떻게 그려내고 이야기할수 있는지, 작가의 시선과 상상력에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고운 마음, 착한 마음으로 글을 쓴 게 아니라,
세상의 존재들에 대한 깊은 통찰과 애정으로 글을 엮고,
<화엄경》에서 말하는 ‘중중무진重연기‘를 일상의 언어와 감성으로 그려낸 듯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 또한 마치 대승경전을 읽는 듯했는데 부처가 말해서 진리가 아니라, 진리이기 때문에 부처가 세상에 말을 건넸다는 느낌을받았다. 안도현 작가의 작품은 <21세기 동화경》인 것이다.
민병일 작가의 《바오밥나무와 방랑자》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떠오르게 한다. 동시에 《화엄경》의 선재동자가 스승을 찾아가는 구도행이 느껴지기도 한다.
책을 읽어가자 마음이 맑아지고 따뜻해지고 깊어진다.
책장의 지면에서 푸른 바람 소리를 듣는다. 문장의 사이에서 옹달샘의 다디단 물맛이 솟는다. 순간적으로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진리를 건져낸다. 모차르트가 음악은 음표와음표 사이에 있다고 한 말을 조금은 알 것 같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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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1 09: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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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1 10: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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