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의 비명 (碑銘)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함형수)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거운 비(碑) 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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