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산악인들을 움직이게 한 감정과 태도는 오늘날까지 서양인들의 상상 속에서 번창하고 있으며 오히려 흔들림 없이 고착되어 성행중이다. 산악 숭배는 수많은 사람에게 본능이 되었다. 솟구침, 사나움, 차가움, 이 모든 것을 이제 무의식적으로 숭배하게 되었으며, 그러한 이미지들은 더 거친 야생에 대한 간접 경험에 굶주린, 도시화가 진행된 서구 문화에 스며들었다. 산행은 지난 20년 동안 가장 빠르게 성장해온 여가 활동 중 하나다. 어림잡아 해마다 약 1000만 명의 미국인이 등산에 참여하고 5000만명이 하이킹을 즐긴다. 영국에서는 약 400만 명이 자신을 산 위를 걷는 여행자‘로 여긴다. 아웃도어 상품의 전세계 매출은 연간100억 달러로 추산되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P40
이 책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인류가 산을 상상하는 방식(또한 산에 오르는 마음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이야기하고자한다. 산과 인간 마음의 관계를 밝혀내고자 하는 것이다. 모름지기 상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모든 인류 활동의 특징인데, 그것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 중 하나가 산이다. 돌, 바위, 얼음은 마음의 눈보다 손의 접촉에 훨씬 덜 순종적이며, 또한지구의 산은 으레 ‘인류 마음속 산보다 훨씬 더 저항적이고 치명적이라는 게 밝혀졌다. 에르조그가 안나푸르나에서 발견한 것처럼 그리고 내가 라긴호른에서 깨달은 것처럼, 인간이 응시하고, 독해하고, 꿈꾸고, 갈망하는 산은 인간이 실제로 오르는 산이 아니다. 우리가 실제로 오르는 산은 견고하고 가파르고 날카로운 암석과 얼어붙은 눈, 극심한 추위, 위장에 경련을 일으키고 창자를 쥐어짜는 육체적 현기증, 혈압의 급상승, 메스꺼움, 동상 그리고 이루 다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관련된 것이다. - P43
우리가 산을 자연의 엄청난 힘이 천년이라는 무수한 세월 동안느릿느릿 공들여 완성한 ‘기념비적 작품‘으로 바라볼 때, 우리의 상상력은 숙연한 경외감으로 가득 찰 것이다. - 레슬리 스티븐 1871년 - P49
설령 지질학을 조금만 이해하고 있더라도, 특별한 식견으로 풍경을 관찰할 수 있다. 지질학 지식은 암석이 액화되고 바다가 돌처럼 굳어지는, 다시 말해 화강암이 포리지(오트밀에 물이나 우유를 부어 걸쭉하게 끊인 음식) 처럼 출렁이고, 현무암이 스튜처럼 거품을 일으키며 끓고, 겹겹의 석회암이 담요처럼쉽게 접히는 과거 세계로의 시간 여행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지질학적 안목을 통해 굳은 땅erra firma 이 이동하는 땅rerra mobilis이 되고 그래서 우리는 무엇이 굳어 있고, 무엇이 굳어 있지 않은지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 비록 우리는 ‘돌‘이시간을 지연시키는 항노화, 항부패화(석총, 비석, 기념비, 조각상)의거대한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우리 자신의 가변성과 비교할 때에만 맞는 말이다. 더 큰 지질학적 연대의 맥락에서 - P80
보면 암석은 다른 어떤 물질만큼이나 연약하고 변하기 쉽다. - P81
그러나 심원한 시간을 관조하는 것에는 기묘하게도 사람의 기분을 북돋는, 짜릿한 무언가가 있다. 그렇다. 당신은 이 묘연하고광대한 우주의 대계획에서휙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작은 빛‘에불과하다는 사실을 배운다. 동시에 ‘당신도 존재한다‘는 깨달음으로도 보상을 받는다. 우리는 매우 작기 때문에 흘깃 본다면 존재 - P81
하지 않는 듯하지만 실은 확실히 존재한다는 실상을 알게 되는것이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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