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으로부터 수천 년이 흘렀다. 이상은은 <공무도하가〉를 불렀고 김훈은 『공무도하』를 썼고 진모영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를 찍었다. 이유야 다르겠지만 그들에게도 「공무도하가」는각별하다는 뜻이다. 상고시가 함께 묶이는 「구지가나「황조가」와는 달리 「공무도하가」만이 언제나 나를 사무치게 한다. ‘나는 내 뜻대로 안 된다. 너도 내 뜻대로 안 된다. 그러므로 인생은 우리 뜻대로 안 된다.‘ 이런 생각을 할 때 나는 수천 년 전의그들과 별로 다르지 않아서 들어본 적 없는 그 먼 노래가 환청처럼들린다. 나는 백수광부다. 나는 그의 아내다. 나는 곽리자고다. 나는 여옥이다. 나는 인생이다. - P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