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철학자들은 두려움, 걱정, 분노, 탐욕, 시기, 질투, 소외, 교만, 계속되는 슬픔 등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몸과 마음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치료해야 하는 마음의 질병으로 여겼다. 고대의 실천 철학은 당대에 마음의 의학으로 인식되었다. 이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우리는 철학적 훈련을 통해 지혜로운 사고를 습득하고, 이를 삶에 적용함으로써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 - P46
이런 잠잠함에, 내면은 가지런해진다. 계획하고, 처리하고,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고 해도 결코 마음이 산만해지거나 분산되지않는다. 종종 따르기에 버거울 만큼 분주한 일상에서 헤어나 정신적·영적 실존의 내적인 합일로, 순박함으로, 단순함으로 돌아간다. 중요하지 않은 것은 사라지고, 비로소 본질이 드러난다. 기실 우리삶의 본질은 다양하지 않다. 오히려 우리는 자기 자신과 마주하지 못하고 피하려 할 때, 삶의 문제들을 외면하고 싶을 때 다양한 활동을함으로써 도피하려고 한다. 고대 중국의 한 철학자는 이를 다음과같이 표현했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지 않고 밖으로만 향하는 사람은유령으로 돌아다니는 것과 같다. 그가 밖에서 추구하던 바를 이룬다고 해도 얻는 것은 죽음뿐이다. 영혼이 이렇게 비참한 상태가 되었음에도 육체적으로 계속 존재한다면, 살아 있는 유령이나 다름없다.." - P56
중국의 유학 오경 중 하나인 《역경》에는 "발자국들이 이리저리이어진다. 거기서 진심을 다한다면 허물이 없어라"라는 구절이 있다. 《역경》의 독일어판 번역자는 자못 모호해 보이는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인상적으로 해석했다. "급하고 바쁜 상황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적으로 평온을 유지하면서 삶의 번잡스러움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진심을 다해 잠잠히 나아간다면, 계속해서 밀려오는 수많은 인상에 대처할 수 있는 명쾌함을 얻을 것이다. 모든 일을시작할 때는 그렇게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진심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은 뒤에 올 모든 것의 싹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가지런한 상태는 주의 깊음으로 이어진다. 주의 깊음은 그 시작단계에서 이미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알아차리게끔 해준다.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행동해야 할 적절한 순간을 알아야 한다. 그리스인들은 이런 순간을 "카이 "로스"라고 불렀다. 고대 중국인들은 어떤 일이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 적절한 순간을 만날 수 있다고 보았다. 중국 춘추시대의 사상가 - P60
노자는 말한다. "어려운 일은 아직 쉬울때시작하라. 큰일은 아직작은 일일 때 해치우라. 천하의 큰일은 모두 사소한 일에서 시작한다."" 마음을 주의 깊게 모으면 마음은 가지런해지고 맑아진다. 우리가장시간 자연 속을 걷거나 긴 산책을 할 때 이렇게 되기가 쉬워진다. 많은 위대한 사상가들은 명상적인 홀로 걷기를 통해 자기자신과삶에 대해 명료한 통찰을 얻었다. "앉아 있으면 내 생각은 잠이 들고, 내 다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정신은 꼼짝하지 않는다"라고 몽테뉴는 말했다. - P61
마음을 조율하려면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잠시 신경을 끄는시간, 복잡한 문제나 막연한 걱정을 내려놓고 놓아버리는 시간 말이다. 바쁜 일상에서는 이런 시간을 소홀히 여기기 쉽다. 틱낫한이 "우리는 멈춤의 기술, 즉 휴식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듯, 잠시 분주한 생활에서 물러나 홀로 성찰하는 시간은 마치 호흡처럼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삶의 구성요소다. 이런 시간을 거쳐야만 우리의 영혼이 비로소 빚어진다. 내가 걷기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기도 하다. - P64
우리는 다른 생물처럼 평생을 거쳐 변화한다. 가치관, 타인과의관계, 욕구와 기호 등 모든 것이 변하기에 오래 기분 좋게 살기를원한다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즉 배워야 한다. 삶은 계속적인 적응의 과정이며, 이는 우리가 우리 안팎의 변화에 부응하는 동시에 자기의 중심을 지킬 때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 고대 그리스 7명의 현자 중 한 사람인 아테네의 솔론은 "나는 늙었지만 여전히 배운다"라고 했다. 그는 60세에 24년간 몸담았던 정치 활동을 그만두고, 오랜 교양 여행의 길에 올랐다. - P70
그래서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자신이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딘가를 걷는 일과 자신에게 이르는 과정 사이의 본질적인 유사성은 바로 방향을 찾으려고 애써야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가이바라 에키켄의 말이 참고가 될 것이다. "배우라. 그러면 의심이 들지니 의심하라. 그러면문제가 떠오를지니. 문제에 맞서라. 그러면 그에 대해 생각하게 될지니, 생각하라. 그러면 올바른 인식과 교양을 소유하게 되리라." - P73
고대 철학자들에게 행복에 이르는 열쇠는 바로 주의 깊은 자기 인식이었다. "자신의 마음을 아는 자는 행복을 아는 자다." 이집트의파피루스 문서에 기록되어 있는 이 말은 자신의 마음을 아는 자에게 행복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통찰을 철학자이자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약간 다르게 표현했다. "자신의 영혼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불행해질수밖에 없다."21 소크라테스는 자기를 탐구하지 않는 인생은 살가치가 없다고 주장함으로써 자기 인식의 가치를 가장 분명하게 표명했다. 그리하여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자신의철학의 중심에 두었다. - P80
걷기로써 우리는 자기의 중심에 가까워진다. 일상과 거리를 둠으로써스스로를 다시금 새롭게 경험한다. 자기 인식은 행복한 삶의 기본 전제다. 자기를 아는 사람만이 스스로에게 장기적으로 무엇이 좋고 무엇이나쁜지를 아는 법이다. 잘 모르는 지역을 걸어서 여행하는 사람이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하듯이, 우리는 인생길에서 참된 삶을 살기 위해 자기존재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고자 하고, 내적 사명을 실현하기를 원한다. 이것이 우리에게 인생의 의미를 준다. 우리는 계속해 방향을 새로이 잡고, 호기심 있는 눈길로 주변을 살펴야 한다. 질문만이 우리를 중심으로 인도한다. 자기 자신을 아는 자만이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다. 스스로가 왜 그렇게 생각하고, 갈망하고, 행동하는지를 이해하는 자만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 그러기 위해고요한 사색의 시간이 필요하고, 일상과의 거리가 필요하다. 여유롭게걷는 일은 이 모든 것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된다. - P83
지혜롭게 겸손의 태도를 취한다고 우리가 유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깨닫고, 우리가 종종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받아들일수록 오히려 더 강인해지며, 회복력 또한 좋아진다. 우리는 변하지 않는 삶의 조건을 알고, 피할 수 없는 현실에 순응하는 법도 배웠다. 겸손한 태도는 우리가 지닌 관용과 평정심을 강화하고, 삶의거센 풍파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끈기 있게 걸어갈 수 있는 힘을 준다. - P94
"자연 속을 걷다 보면 장엄하고 무한한 자연과 미약하고 유한한 우리 존재의 대조를 피부로 느낀다. 그럴 때면 겸손한 마음이 생겨나고, 교만한마음은 사라진다. 이런 정서를 삶의 태도로 내면화하면 일상생활에 참으로 유익하다. 우리는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자신의 한도에 넘치는 것 "이상을 원하지 않게 되며, 외부의 시련에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다. 이로써 내적 균형을 이루며, 모든 것이 조화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많은 것이 우리 손에 달려 있지 않음을 깨닫는다. 이런 깨달음은 외부의 목표에 연연하기보다는 내면의 가치에 더욱더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렇다고 이런 마음가짐이 외적인 성취를 이루려는 과정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초연하고 겸허한 태도로 살아가면, 무언가를 쟁취하려고 억지로 애쓸 때보다 오히려 목표에 더 잘도달할 수 있다. - P102
도보 여행을 하는 동안 겪는 신체적 경험은 우리에게 절제란 무엇인지가르쳐준다. 과한 것도 모자란 것도 좋지 않다. 일상생활에서는 특히 그렇다. 더 많은 것을 원하는 대신 "절제의 행복을 누리는 편"이 더 낫다. 우리는 내면에 저울이 있는 것처럼 살아야 한다. 마음의 저울로 우리가무엇을 얼마만큼 필요로 하는지, 무엇은 차라리 포기하는 것이 나을지를 헤아려야 한다. 우리는 자신의 잠재력이나 한계를 면밀히 감지하여자신에게 적절한 정도를 찾음으로써 내면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정도를 찾아 내면화하는 과정은 마치 스스로가 저울이 되는 것과 같다. 그러면 어느 때고 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올바른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극단적인 상태로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길이다. 하지만 중용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마다 개성과 능력 등이 각기 다르기에, 사람마다 적절하다 싶은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적인 차원에서의 중용도 중요하다. 이 - P111
는 어떤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을 "적절한 시점"을 말한다. 성공적인 삶에서 이런 시점은 매우 중요하다. 언제 무엇을 할지, 언제 무엇을 하지않을지에 따라 종종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 P112
소비사회에서 행복의 필수 조건으로 여겨지는 것들 중 많은것이 사실은 우리가 행복해지는 데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음을깨닫게 된다. 우리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음을, 행복과 불행은 자기의마음에 달린 것임을, 행복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 이미 자기 안에 있음을 경험한다. 메가라의 철학자 스틸포는 그가 살던 도시가적에게 함락되자, 그에게 재산 피해 정도를 묻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내 모든 재산은 내 안에 있습니다. 여기서재산이란 스틸포가 스스로 지녔다고 믿는 내적 가치와 마음 상태를말한 것이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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