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구속이라는 말을 들어본적있나요? 더블바인드 Double bind라고도 하며,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에게는 익숙한 용어일 것입니다. 미국의 문화인류학, 정신의학 연구자인 그레고리 베이트슨GregoryBateson이라는 사람이 제창한 개념입니다. 이는 모순된 두 가지 메시지를 받아들인 결과,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 몰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 P60
살아가면서 겪는 사건(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동반하는 경험)도이처럼 완성되지 않은 각각의 부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지도 모릅니다. ‘나의 인생‘이라는 제목의 이 책자는 비정기 간행물로, 평생 구독해야 하는 서비스입니다. 부록 상자를 열어보면 사용법을 모르는 부품이 들어 있습니다. 설계도나 설명서도 없지요 어느날 갑자기 구멍 뚫린 고무판이 도착하는 식입니다.
"이게 뭐지?"
그리고 다음 달, 은색의 긴 판자 같은 것이 도착합니다.
"이번 달에 온 것도 뭔지 모르겠는데."
그다음에는 색을 칠한 금속판, 그다음에는 투명한 사각 아크릴판이 도착합니다. - P158
"이건 기계의 부품인가? 아니면 건물의 일부인가?"
이렇게 눈앞에 늘어놓고 이것저것 추리하고 있으면, 어느 날 몇센티미터짜리 귀여운 미니어처 핸들이 도착합니다. 드디어 "아, 자동차구나!" 하고 부품을 맞춰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설계도를 알려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점이 인생의얄궂은 면모입니다. 게다가 인생이라는 책자는 꺼려지는 부품을 만지고 모으도록 권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그런 부품들을 조립해나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결과물이 완성됩니다.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인생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기 바랍니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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