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슨: 선생님이 ‘깨달음이란 꽃이 피어나는 과정과 같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꿈에서 깨어나는 것은 언제나 갑작스러운 일이다.’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이 두 가지 일이 모두 선생님에게 일어났습니까?
끼란지: 그러한 사건을 말로 표현하기란 매우 어렵다.
사람들은 그 일을 설명하기 위해 은유를 사용하곤 한다. 실제로 ‘피어남’이나‘깨어남’같은 표현들이 사용되어 왔다. 이런 은유를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꽃이 피어남은 성숙해가는 느린 과정을 의미한다. 깨어난다는 것은 번개가 치는 것처럼 찰나에 일어나는 사건을 상징한다. 이 비유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함축하고 있다. 그저 실마리에 불과하다.
꽃이 피어나는 것과 깨어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잘 알고 있고 이해하고 있는 경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비유들이 사용되는 것이다.
깨달음이란 ‘사건’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것이 느린 과정이든 갑작스런 깨어남이든 중요하지 않다. 깨달음이란 그대가 자신의 본래 상태로 돌아가는 일이다.
본래의 상태란 무엇인가? 꽃이 피는 것과 같다. 꽃은 자연스런 상태에서 피어난다. 꽃의 향기는 자연스런 상태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꽃이 피는 것은 느리게 일어나는 과정이다.
어느 시점에서 그대는 꽃이 피며 향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그때가 꽃이 피어나는 순간이다. 꽃이 피어나는 상태를 경험한다.
꽃이 피는 순간은 최고의 정점이다. 이것을 은유로 표현하려는 것이다. 꽃이 피어남은 그대가 향기를 내뿜기 시작하는 정점이다.
그 꽃이 피어남은 인간 의식의 꽃이 피어남을 의미한다. 존재의 향기가 그대를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그 향기는 꽃의 향기가 아니다. 존재에서 흘러나오는 기쁨이 향기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 향기가 점점 차오르고, 기쁨이 침묵의 공간을 메우기 시작한다. 존재의 본질인 침묵이 그대 안에 차오르기 시작한다.
마음이 벌이는 놀이는 꿈과 매우 비슷하다. 꿈에서 깰 때 그대는 완전한 이해와 지혜, 명료함 속에 있게 된다.
첫 번째로 알게 되는 것은 마음이 그대를 속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잠에서 깨어날 때, 꿈이 더 이상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깨어나는 순간 꿈속에서 그대가 누리던 즐거움은 사라져 버린다.
깨달음의 순간은 잠에서 깨어날 때와 비슷하다.
< 톰슨씨의 명상기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