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섬에 꽃비 내리거든충남 청양군 정산면에 있는 빗썸 아트 갤러리 에서 의미 있는 만남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갤러리 관장인 김인중 신부와 천주교를 믿는 단순히 같은 종교를 섬기는 신도가 아닌 어느 한 절의 주지인 원경 스님이었다. 간간히 과거에 석가탄신일이나 성탄절 행사 때에 서로 간에 타종교의 행사에 참여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곤했는데 오래 전에 본터라 현재도 이루어지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이런 시도만으로 대한민국 종교 간의 갈등과 분쟁이 나올 수 없는 좋은 모습이다. 다행히도 종교간에 갈등이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민족의 특수성(?)때문에 대한민국에서는 거의 종교분쟁이 다른 나라에서 놀랄정도로 없다시피 하긴 하다. 그렇다고 반대로 협력하고 화합하는 사례 마찬가지로 드물긴 하다.그래서 이번에 신부님와 스님 두 지도자급의 분들의 만남은 특별하다.먼저 김인중신부님이 표현하는 예술의 색감은 따뜻하기고 차갑기도 하면서 변화무쌍하고, 색채의 표현은 흔히 말하듯 예술이었다. 비구상(구체적인 사물을 재현하지 않고 대상의 본질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회화나 조소)을 추구하시기에 단지 추상적인 색채표현만으로 상대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독보적이라 할 수 있었다.원경스님의 시 중에<무상을 넘어>가 있다. 이 무상한 세월속에 영원은 어디있는가 참된 기도속에 영원의 빛과 닿는다고 쓰셨다. 불자로 귀의하여 일평생 용맹정진하며 살고 있는 구도자의 모습을 한마디로 잘 나타내주신 셈이다.이 책에는 구도의 시가 있고 그 옆에 천사의 그림이 있다. 이 시와 그림이 서로 어찌 조화를 이루지 않을 수 있는가싶다. 마티스샤갈김인중한 프랑스 미술사학자는 김인중은 마티스, 샤갈, 세잔 등 거장들과 버금가는 수준이라했다.이렇게 아름다운 취지의 좋은 일을 계기로 개신교나 다른 민족종교간의 예술적 화합도 이뤄지길 기대하며 짧은 서평을 마친다.
백년을 건너온 약속이진미/다른간토대지진에서 간토는 관동이라는 발음을 일본어음독으로 한 것으로 우리나라엔 관동대지진으로 알려져있다. 알만한 사람은 지진 당시 비극적인 사건을 기억한다. 이 사건은 인종차별과 더불어 배타적이고 극단적인 국수주의와 이기주의의 산물이다. 구체적으로 이런 혐오는 왜 자행하는가? 식민피지배층인 약소국민을 얕잡아보기 때문이다. 자, 그럼 오늘날에 학폭은 왜 일어나는가? 악하고 야비한 성품을 가진 자가 상대적으로 약한 이에게 부리는 못된 만용이다. 강자는 약자에게 학폭도 학살도 다른 여러 나쁜 짓을 한다. 이런 우리도 이제 강자의 편에 속하는 편인데 약자나 약소국에게 늘 잘 대해주면 좋겠다. 지진으로 돌아와서, 지진으로 인해 혼돈에 빠진 일본은 망연자실한 국민들의 분위기를 역전시키기 위해 애꿎은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 폭도들이다 라는 거짓소문을 퍼뜨려서 비통하고 헛된 죽음을 양산했다. 일본의 독특한 감성과 특유의 정신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그러나 거짓말로 호도되어 집단최면에 빠진 대중이 얼마다 끔찍하고 무서운지 뼈아픈 과거역사를 모르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때 그 사건을 제대로 알아야 했다는 마음이 <백년을 건너온 약속>을 통해서 충족된 셈이다. 서평의 기류나 이 책의 의도가 일본을 무작정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아실거라 생각한다.이진미 작가는 직접 현장 답사 후 만났던 감명을 소설에 잘 녹여냈고 읽는 이들은 고스란히 1923년과 2023년의 시간 차를 슬기롭게 연결시킨 구성에 감탄을 금할 수 없을지 모른다.2023년 도쿄에 사는 마에다 린 과 1923년 도쿄에 사는 양정필은 조선인 학살사건의 같은 현장을 바라보면서 정필이가 동생 정훈이에게 선물로 주고자했던 한 만년필이 고리가 되어 타임슬립을 통한 두 사람의 불가능하지만 실제 조우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이내 린의 할머니 스미코의 비밀스러웠던 전말까지 모조리 풀리게 된다. 소설자체로도 재미가 있다.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실제 일본인 고등학생들의 사건을 추모하는 낭독극과직장을 그만두고 추모비를 지키며 조선인학살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한 일본인 교사의 이야기가 심금을 울렸다.해당출판사 '다른'에서는 <백년을 건너온 약속>외에도 다양한 청소년역사소설을 출간하고 있다. 간토대지진의 조선인학살사건 뿐만아니라 잊혀질 중요한 역사들을 소설로 풀어서 쉽게 알려주시는 작가분들과 출판사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드리며 짧은 서평을 마친다.
손봉호교수의 쉽게 풀어쓴 세계관 특강손봉호/CUP세계관을 말할 때는 광범위하여 특정지어 기독교를 떠올리진 않지만 이 책의 주제만큼은 기독교에 입각한 세계관이 된다. 저자 손봉호 교수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약칭, 기윤실)을 이끄는 수장으로 교회담임부자세습, 성도헌금편취, 교역자의 성추행 등 온갖 교회내 비윤리적인 사례들을 문제 제기하여 기자회견을 열거나 올바른 목소리를 언론에 내어서 교회의 민낯을 드러내는 동시에 비판을 가해온 양심적인 신앙인이요 지식인이시다. 이를 볼때 기독교뿐 아니라 일반적인 종교인으로서도 본이 되는 모습으로 존경심을 내심 가지게 되는 터였다.기독교적인 세계관을 가지면 기독교인의 삶과 신앙이 분리되지 않고 신앙이 삶에 영향을 주면서 살게 된다. 삶이라는 단어는 광범위하다. 그래서 간단히 얘기하면 직장에서 일을 하더라도 신앙따로 일따로 하는것이 아니라 신앙에 입각해서 일하는 것과 같다. 비 기독교인인 제삼자에게 종교생활 외적인 영역에서 "당신은 기독교인답다" 라는 말이 나올만한 행동이 있어야 적어도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나그네'정신, '선지자적 비관주의'를 역설한다. 나그네는 청지기(주인의 소유를 잠시 맡고 있는 종)와 비슷한데, 나그네는 사회에 속해있으나 물욕따위는 무심히 바라보며 기독교적 세계관을 지니고 그때 그때 주어진 일을 묵묵히하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사람이다. '선지자적 비관주의'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으로 생각하는 일을 하되 필패를 염두하고 임하는 자세이다. 실패라는 전제가 있어서 비관주의다. 과거 성경에 등장한 선지자들이 그랬듯이 자기가 일할 때에는 실패를 맛보고 스러져갔는데 그것이 과정이 되어 나중에는 영광이 되었던 것. 하나님은 선지자에게 필패할 것을 미리 얘기했고, 선지자는 자기 일이 실패할 것을 알고 했다. 그리고 하나님이 끝내 일을 이루시게 된다. 일을 해야하는 입장인데 실패할 것을 알고 하면 성공에 대한 부담이나 압박은 없어서 도리어 마음만은 편할것 같다.후설이나 포퍼 같은 이름있는 철학자의 견해도 기독교적 입장에서 철학도이기도 한 저자는 학계에 이론을 비판도 하고 그래서 욕도 먹지만 기독교철학자의 길로 생각한다. 철학과 기독교적 세계관이 부딪혀서 만들어진 견해다. 책 안에는 기독교가 벌린 환경오염에 대한 책임, 기독교가 해야하는데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비판, 철학과 과학에 대한 견해 등 읽을 것이 많고 그동안 대중에게 강연했던 내용을 엮은 것이라서 전문적인 이론도 없으니 나같은 일반인이 읽기에 좋다.용기있는 저자인 손봉호 교수이자 사회운동가이자 신앙인인 그분의 소신있는 발걸음에 박수를 보내드리며 짧은 서평을 마친다.
구로베 저 편의 목소리고노가와 준코 호리의 세스코 우치다 스에노 지음 박은정 안영신 옮김 글로벌 콘텐츠 디소 먹먹한 감정으로 책을 마치게 되었다. 총 3장으로 구성되어 1장씩 3명의 여성일본작가분들이 맡아서 당시 조선인 노동자의 피와 땀에 대한 생생한 기록을 전한다. 일제강점기때 조선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우리가 아닌 일본에서 기술해준 것은 묻혀있는 진실을 들추어내어 한일관계의 주인공인 후손들이 과거의 사건에 대한 감정을 잘 추스리고 앞으로의 관계를 돈독히 하자는데 있다는 취지가 있었다.작업 환경이 매우 가혹한 난공사였던 일본 도야마현 내 구로베강 제3발전소 <구로3>공사가 주배경이 된다.(제1~제4 발전소까지 있음) 자재운반을 위한 궤도터널을 수로터널과 함께 건설해야 했는데 1km 정도를 작업했다. 고열수도 작업장(100도가 넘는 온천이 나오기에 갱내 온도는 30-50도, 암반 온도 최대 100도 같은 고열환경에서 암반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여 잔해를 실어 밖으로 나르며 수로를 만드는 작업) 에서 고향에 생활비를 부쳐 주기위해 본인들은 가혹한 작업과 생활을 하였다. 당시는 일제식민지때이고, 청일전쟁이다 러일전쟁이다 하여 국내식량, 물자들이 전쟁에 투입되어 국내는 궁핍한 상황(예컨대, 산미증식계획 등)이라 남자들은 보수가 좋고 먹고 살 수있는 일터를 궁여지책으로 선택해야만 했다. 그 와중에 일본으로 그렇게 어렵게 간 곳(겉으로는 자원이지만 조선에서 일하여도 이윤을 다 일본에 바쳐야했기에 강제징용에 가깝다고 기술됨)이 난공사 중 난공사였던 <구로3>공사이다. 일일 약 3000여명이 작업에 투입(4년간 작업 총인원 280만명)되었고 그 중 천 여명이 조선인이었다고 한다. 수도길이는 약 1km지만 상당한 고열로 일일목표 2미터조차도 팔 수 없었고 터널공사준비 1년, 터널공사 3년하여 장장 4년이란 기간이 걸려서 마쳤다. (공사납기보다 1년 초과) 작업중 사망자(한일작업자 합해서 300여명 이상)도 많았고 더욱이 겨울에 작업자 숙소를 덮친 눈사태(약 70여명 사망) 두차례로 인한 때문도 있었다.당시에 작업에 대해서 일본이 이야기 하길 조선인이 없었다면 <구로3>공사는 완공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당시 조선인 노동자의 희생과 애환에 대해 관심을 가진 깨어있는 일본인이 없었다면 과거 역사를 국내에서 알 수 없었을 것이므로 저자 세 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현 한일문제에 대해 우리가 가진 감정은 이와 같은 책을 통하여 더욱 올바로 세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짧은 서평을 마친다.
AI 포토샵 테크닉유은진 이미정 엔미디어 / 성안당AI가 쓴 글, 표현하는 말, 그리 그림 하나하나 관심이 대두되는 요즘이다. 챗gpt는 이제 핸드폰 안으로 들어와 자유자재로 불러올 수 있다. AI연구개발은 확대되고 있으며 알파고가 바둑으로 이세돌을 이긴것도 어느새 몇년 전 일이다. 그림의 영역에서도 달리, 미드저니, 바스코 등 AI는 몇 초만에 간단한 명령어만으로 멋진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포토샵 최신버전에도 AI이미지 생성 패널이 탑재되어 협업을 할 수 있다. 예컨대, 컨텍츄얼 태스크 바에 원하는 명령어만 입력해주면 AI가 추론하여 배경도 확장해주고 없는 물체도 만들어주고 다양하게 기존 그림을 응용할 수 있는것. 책에서는 명령어(프롬프트)입력의 쉬운 용례, 인공지능형 포토샵베타앱 설치방법, 업무에 필요한 카달로그나 브로셔제작, AI그림을 이어붙인 영상물, 미드저니활용법과 추천 명령어 등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주근깨가득한 피부보정을 필터하나로 깨끗하게 해주거나 디자인이 상쾌한 캘린더 제작엔 관심이 많이 갔었다.참고로 출판사홈페이지에 가서 예제파일을 다운받아서 책의 흐름을 따라가면 된다.모두 포토샵과 AI를 접목한 세계를 경험하길 바라며 서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