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부터는 왜 논어와 손자병법을 함께 알아야 하는가 - 이 나이 먹도록 세상을 몰랐다는 걸 깨닫는 순간 100 최고의 안목 시리즈 1
모리야 히로시 지음, 김양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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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부터는 왜 논어와 손자병법을 함께 알아야하는가

모리야히로시/김양희
동양북스

저자는 연세가 91세나 되신 노교수님인데 글이 고루하거나 전혀 딱딱하지 않고 말랑말랑한 느낌이다. 번역도 잘 해주신 탓도 있는 것 같아 옮긴이님께도 감사드린다.

논어는 공자께서 직접 저술한 책이 아닌 공문십철(수많은 중에 손꼽는 10명의 인물) 같은 수제자들이 공자의 사상을 담은 어록을 모아 엮은 책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은 논어해설집으로 모든 내용을 담기보다 오십의 불안, 오십의 후회, 오십의.. 이런 식의 의미를 나누어 그 의미에 맞는 논어의 내용을 써머리해서 정리하여 진행하고 있다.

설명이 매우 간결하고 깔끔하다. 요새 책읽는 인구수가 줄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서인구가 줄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몰라도 논어의 글과 저자의 느낌이 장황하지 않고 간결하니 읽기 쉬웁게 해두었다는 느낌이 든다.

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하지 않으셨는데 그건 무의, 무필, 무고, 무아로 함부로 판단하지 않았고,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이 없었고, 고집부리지 않았고, 나만 옳다고 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전부터 염두해둔 내용인데 다시 나와서 반가웠고 이에 나를 비춰볼 때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것이다. 이 네가지만 잘 익히고 행동해도 평소에 싸우고 분할 일은 없을것인데 싶다.

두번째는 손무가 저술한 손자병법으로 논어와 같은 방식으로 풀어간다. 개인적으론 손자병법을 처음 접해보는데, 병법이라는 제목답게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가장 유리한 지에 대해 나오며, 현대인에게 적용하면 사회생활에 대처하는 지혜가 손무가 살았던 전쟁이 난무한 춘추전국시대의 난국에 대처하는 지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인도 한편 무기만 없지 거의 전쟁과 같은 사회속에서 버둥거리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평소에 우리는 어떤 일을 앞두고 있을 때 승산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승산의 '산'은 셈한다는 즉, 계산이라는 뜻을 말한다. 그래서 전쟁의 승리는 철저한 사전조사와 치밀한 계획, 아군의 전쟁준비와 같은 조건이 갖추어진 후에 임해야 한다. 운으로 이기는 전쟁은 절대 없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지휘관들은 모두 이와 동일했을터다. 나도 하루하루 살면서 위기에 봉착해있든 아니든 늘 준비하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논어와 손자병법은 위대한 동양고전서 중에서도 꼽히는 저술이다. 저자의 연륜과 지식의 노익장으로 초보자도 동양고전에 쉽게 다가갈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이 책을 일회독씩 꼭 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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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매스 - 세상을 바꾼 천재 지식인의 역사
피터 버크 지음, 최이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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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매스

피터 버크/예문아카이브

폴리매스는 한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를 넘은 박학다식의 전형이랄까 예를들면 물리학자인데 의사이기도 하고 문학에도 정통한 사람, 복수 전공은 기본이고 다수 전공을 마스터한 자, 여러분야에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실력을 가진 자를 폴리매스라고 부른다.

저자의 탁월함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존 메이나드 케인스, 레프 톨스토이, 찰스 다윈과 같은 유명한 지식인들 외에도 매우 뛰어났지만 아쉽게도 인지도가 없었던 재야의 인물도 세세히 조사하여 소개해주고 있다는 점인데, 그 점에서 독자들은 새로운 인물들을 다수 학습할 수 있다.

'피에르다니엘 위에'라는 사람은 공부할 시간(독서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주교신부를 사임하였고, 8000여권의 장서를 소장했으며, 현존하는 최고의 다독가로 불리었다. 그러나 학문이 많은 기여를 했음에도 이름을 알리진 못하여 이류학자로 남았고 저자가 소개를 해주고 있으니 저자의 덕을 본 셈이고, 이 책의 특징을 잘 나타낸다.

'레오나르도 증후군'이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쏟다보니 여러가지를 알고 할 수 있는 반면에 시간은 제한되어 있으니 시작한 것을 제대로 완성짓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있어 그와 같은 신드롬을 말하는데 폴리매스형 지식인에게 자주 드러나는 단점이다.

18세기에서 19세기초에는 살롱문화가 파리, 베를린, 밀라노, 런던 등 주요 도시에서 발달했다. 일반지식인들이 모여 지식을 나누고 드러내는 모임같은 것으로 그 당시 주류문화가 되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살롱이라는 단어가 상업적으로 쓰이고 있어서 왜곡된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어떤 학문을 공부하려는데 타국의 문헌을 참고해야해서 해당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행위는 대단해보인다. 외국어 배우는게 쉬운일은 아니기 때문인데, 기꺼이 언어공부를 병행했다. 그런 면에서 외국어공부를 위한 동기를 만들기 위해 해당나라의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져보면 학습의지가 대폭 상승될 것 같다.

괴테는 독일의 위대한 작가로만 기억되지만 그는 페르시아 시와 중국 문학 등을 공부하기 위해 여러가지 언어(7개 언어)를 습득했고, 철학(주로 칸트철학인데 의견에 동의하진 않음)에도 관심이 있었으며 지식욕이 남달라서 자연과학분야(해부학, 식물학, 광물학, 광학)에 독창적인 지식을 드러내어 스스로 문학인이 아닌 과학자로 여겼다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너무 앝다는 생각이 든 부분이기도 해서 세상은 넓고 배울 것은 많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것은 이 책을 읽은 독자의 큰 수혜이다.

아는 사람은 알았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폴리메스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고 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지식의 개념이 있을 건데 독서를 통하여서 폴리매스와 같은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또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동기를 가져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마음에 드는 분야에 자신감을 가지고 용기를 내어 시도해 볼 수 있는 앞으로의 개인적인 계획을 세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부에 대한 동기, 자신감을 얻고자 한다면 이 책을 1회독 해 보면 매우 좋을 것 같다. 좋은 책을 제공해 주신 출판사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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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가 실험실이 된다면? - 리빙랩과 사회적 혁신 정치연구총서 2
신상범.조계원 지음 / 버니온더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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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가 실험실이 된다면?

신상범, 조계원/버니온더문

'리빙랩' 은 단어 그대로 살아숨쉬는 연구소, 연구실, 실험실이다. 지역내에 사회문제를 주민참여가 가능하게 하여 열린창구로서 공동으로 만장일치로 해결을 도모하는 것으로 일종의 시민운동이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 통로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2013년부터 조금씩 올라오지만 아직 완전체는 아니다. 차후에는 유럽의 선진 사례 와 같이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역에 쟁점이 되는 사회문제같은 사안들을 당사자들만이 모여 해결을 모색하면 제3자인 지역주민들은 불만족스러울 것이 자명하니, 지역주민들도 해결과정에 대거 참여를 해준다면 결론은 깔끔하고 참여에 대한 성취감도 있을것 같다.

리빙랩의 한국형 방식과 유럽형 방식이 차이가 확연한데 한국형은 정부 주도로 가는 반면에 유럽형은 지역 개념으로 로컬 안에서 주민들이 일반 민영기업에 지원을 받아 지구촌 탄소 중립 같은 환경 문제도 커버하며 리빙랩 사업을 구축해 나간다. 반면에 한국은 탄소 중립 등의 환경 문제와 같은 큰 사안은 다루지 않고 지역 사회 문제에 해결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국내에도 북촌, 성대골 대전 갑천 등이 리빙렙사업에 시초로 꼽히고 지금 제주, 시흥 등 여러 지역에 다각도로 시행이 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형 리빙랩에서 있을 수 있는데 지역적인 단위로 움직이고 민간 주도로 하게 되면 순수하게 시민 참여와 활동의 제약이 없고 그렇게 이루어지지만 정부 주도로 갔을 때는 보여주기식이 되거나 예산에 문제나 시민에 참여가 실질적이지 않은 허울만 좋은 케이스들이 있었다. 그래서 정부 주도가 아닌 지역 중심으로 유럽형으로 가는 것이 하나의 목표 이다.

금번에 책은 정치 연구 총서 두 번째로 첫 번째 대의 민주주의와 정치제도에 이은 책이다. 리빙랩에 대해서 그리고 시민의 정치 참여에 대한 좋은 사례와 탄소 중립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으니 1회독 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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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의 엄마는 이상해
헤이란 지음 / 사유와공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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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의 엄마는 이상해

헤이란/사유와공감

까먹이병, 저자가 명명한 치매의 다른 이름이다. 할머니의 마음에 병균이 붙어 기억이 갉아먹히는 병에 걸렸다는 기발한 설명을 딸에게 해주는 엄마(저자)의 애틋한 표현으로 시작되는데 할머니, 엄마, 글쓴이, 글쓴이의 딸 이렇게 네 세대가 한 마을에서(저자말론 300미터이내) 옹기종기 살고 있다. 흔치 않은 풍경이다.

주로 이야기를 주도하는 인물은 가장 손윗대장인 왕할머니다. 손녀를 끔찍이 사랑하고 세심히 살펴주시고 까먹이병(치매)으로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하지만 이 에세이의 중심되는 히로인이다.

밑줄 그으면서 눈에 들어온 문장은 저자가 병원에서 할머니 증상이 치매같기도 하고 석연치 않아 상담하러 병원에 갔다가 치매에 대한 안내서 를 보는데 발견한 문장이다. 치매는 노화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적인 질환이 아니며, 병증으로 본다는 내용이었다. 어렴풋하게 치매는 노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현되고 그것도 빈도가 낮지않은 증세인 줄로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이 깨지는 계기가 됐다.

왕할머니의 살아온 세월을 이루다 말할 수 없지만 이해하려는 흔적들이 곳곳에 보여서 우리네 잔정들이 많이 묻어나는 가정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 했다. 사랑하지만 때로는 미워하기도 하고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완고하고 가부장적인 할머니에 대한 태도를 보면서 왜 저러실까 많이 언급도 되고 공감이 된다. 요즘 사회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모습들이지만. 할머니의 삶자체가 우리 한국의 근대 가정의 가부장적인 면모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근대에 살았던 한국에 여인네들이 이 억눌린 삶을 어떻게 견뎌 오셨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가정에 소홀해질 때가 다분히 있는 요즘은 언택트가 보편화된 시대다. 그럴 때 이 책 한 권을 읽어보면 가정에 대한, 더 자세히 말하면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달래 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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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기의 재판 이야기 - 그 재판이 역사가 된 이유!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기의 재판으로 알아보는 흥미진진한 법과 세계사
장보람 지음 / 팜파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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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기의 재판이야기

장보람/팜파스

전범재판 편에서는 대한민국이 일제침략의 희생국가 중 하나라는 점에서 특히 한국인 입장에서 피부로 와닿는 온도가 남다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추축국(독일, 이탈리아, 일본제국 등 2차 대전의 침략측 나라들을 말함) 중 하나인 독일의 전범재판과 달리 일본의 경우는 침략범죄, 침략음모죄, 전쟁 범죄 이 세가지만 판결이 이뤄지고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재판은 빠졌기에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마루타 생체 실험이나 위안부 문제같은 잔인하고 가혹한 일에 대해서는 전혀 재판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통탄할 일이다. 반인도적 범죄까지 재판이 치뤄졌다면 아마도 전범자 수가 수천 명은 됐을 것 같다. 결국 전범국 일본에서 단 24명만이 재판을 받았을 뿐이다. 그래서 이제야 야스쿠니 신사에서 전범 용사들에게 참배하는 고이즈미나 아소다로 같은 극우파들의 행위가 왜 잘못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세일럼의 마녀재판 편을 읽으면 얼마나 사람들의 의심이 무서운지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지옥 그 자체. 무언가 다른 의심스럼 행동을 보이면 바로 마녀라고 당국에 밀고 한다. 잡혀 온 사람은 아무리 마녀가 아니라고 항변을 해도 당시 재판은 한 번 재판 선상에 오르면 번복하지 않고 거의 재판을 스트레이트로 진행시켜서 고문에 의한 자백을 받아 결국 마녀라는 굴레가 씌워진다. 판결 후 화형 등 사형에 처해지는 일이 있었다.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허망한 죽음이 아닐 수 없다. 당시 세일럼의 시민들이 자기 이름이 불리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이 얼마나 긴장되고 괴로웠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공권력 남용의 끝을 잘 보여 준 미국 헌정 사상 첫 탄핵의 불명예를 안은 대통령인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의 전말에 대한 내용이 있고, 미란다의 원칙이라고 들어본 적은 있자만 그 유래를 잘 몰랐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녀를 강간한 범인 미란다라는 자가 있었는데(그가 실제 범인이었다), 그가 사건의 진술을 거부했음에도 경찰은 나름의 확보한 증거에 자신하며 용의자 미란다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생략하고 범인으로 확정한다. 이런 외력을 투입하여 강제 자백을 받아내거나 피의자에 최소한 권리마저 부여하지 않는 것을 위법이라 정하고 있다.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 등을 피의자에게 고지하는 것은 피의자의 인권을 존중한다라기 보다는 공권력의 공명정대함을 갖추기위한 노력으로 봐야할 것 같다.

이외에도 존엄사냐 안락사냐, 인종차별 그리고 낙태 등을 주제로 한 재판의 사례도 넉넉히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일회독씩은 꼭 해봤으면 하는 다양한 내용들이 다뤄져있어서 좋았다. 책을 제공해 주신 출판사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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