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기의 재판 이야기 - 그 재판이 역사가 된 이유!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기의 재판으로 알아보는 흥미진진한 법과 세계사
장보람 지음 / 팜파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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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기의 재판이야기

장보람/팜파스

전범재판 편에서는 대한민국이 일제침략의 희생국가 중 하나라는 점에서 특히 한국인 입장에서 피부로 와닿는 온도가 남다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추축국(독일, 이탈리아, 일본제국 등 2차 대전의 침략측 나라들을 말함) 중 하나인 독일의 전범재판과 달리 일본의 경우는 침략범죄, 침략음모죄, 전쟁 범죄 이 세가지만 판결이 이뤄지고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재판은 빠졌기에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마루타 생체 실험이나 위안부 문제같은 잔인하고 가혹한 일에 대해서는 전혀 재판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통탄할 일이다. 반인도적 범죄까지 재판이 치뤄졌다면 아마도 전범자 수가 수천 명은 됐을 것 같다. 결국 전범국 일본에서 단 24명만이 재판을 받았을 뿐이다. 그래서 이제야 야스쿠니 신사에서 전범 용사들에게 참배하는 고이즈미나 아소다로 같은 극우파들의 행위가 왜 잘못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세일럼의 마녀재판 편을 읽으면 얼마나 사람들의 의심이 무서운지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지옥 그 자체. 무언가 다른 의심스럼 행동을 보이면 바로 마녀라고 당국에 밀고 한다. 잡혀 온 사람은 아무리 마녀가 아니라고 항변을 해도 당시 재판은 한 번 재판 선상에 오르면 번복하지 않고 거의 재판을 스트레이트로 진행시켜서 고문에 의한 자백을 받아 결국 마녀라는 굴레가 씌워진다. 판결 후 화형 등 사형에 처해지는 일이 있었다.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허망한 죽음이 아닐 수 없다. 당시 세일럼의 시민들이 자기 이름이 불리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이 얼마나 긴장되고 괴로웠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공권력 남용의 끝을 잘 보여 준 미국 헌정 사상 첫 탄핵의 불명예를 안은 대통령인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의 전말에 대한 내용이 있고, 미란다의 원칙이라고 들어본 적은 있자만 그 유래를 잘 몰랐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녀를 강간한 범인 미란다라는 자가 있었는데(그가 실제 범인이었다), 그가 사건의 진술을 거부했음에도 경찰은 나름의 확보한 증거에 자신하며 용의자 미란다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생략하고 범인으로 확정한다. 이런 외력을 투입하여 강제 자백을 받아내거나 피의자에 최소한 권리마저 부여하지 않는 것을 위법이라 정하고 있다.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 등을 피의자에게 고지하는 것은 피의자의 인권을 존중한다라기 보다는 공권력의 공명정대함을 갖추기위한 노력으로 봐야할 것 같다.

이외에도 존엄사냐 안락사냐, 인종차별 그리고 낙태 등을 주제로 한 재판의 사례도 넉넉히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일회독씩은 꼭 해봤으면 하는 다양한 내용들이 다뤄져있어서 좋았다. 책을 제공해 주신 출판사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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