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쉬운 영문법 - 궁금증이 싹! 풀리는
윤여홍 지음 / 시간과공간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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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포자였던 저자가 자신의 궁금점을 완벽하게 풀어 준 선생님을 만난 이후 영어를 좋아하게 되는데,


영어 문법이 왜 어려운지 학생들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고 만들어낸 방법으로 영문법을 알려준다.



편입. 영어가 전부인 그 세계.


저자도 편입을 통해 영어의 맛을 들였는데 우연히도 자신이 공부했던 김영 편입학원에서 강사로 일하며 학생들을 가르친다. 



서평단 신청해서 받은 책인데 신청 할 때 이유를 적는다.


나는 다른 문법책으로 영어를 공부중이었고, 그 중 궁금했던 내용을 적었다.



인증 캡처. ㅋㅋ


진짜 이렇게 적었다.!



 놀랍게도 책을 펼치자마자 1챕터에서 이 궁금중이 '완벽'하게 해결되었다.


3인칭 단수 동사일 때 s가 붙는다는거 다들 암기해서 알겠지만,


왜? 왜 그래야 하는데? 질문을 안할 수가 없다. 



정답은 수 일치.


주어와 동사는 수일치를 해야한다.


즉!  주어에 s가 없으면 동사에 s가 있고 / 주어에 s가 있으면 동사에 s가 없다는 사실.



예를 들면, 


A girl sings.  (동사에 s)


Girls sing.    (주어에 s)



조금 더 예를 들면,


(동사에 s)  A girl sings / is / was / has / does 


(주어에 s) Girls sing / are / were / have / do



주어나 동사 둘 중 하나에만 s가 있으면 되는 거였다. 


그 기준이 3인칭 단수일 때 동사에 s가 붙는 조건이 하나 있었던 것이고!



여기서 파생되는 이야기가 하나 더 나온다.



시제 이야기 인데, 


과거는 He worked 처럼 ed를 쓰고


미래는 He will work.와 같이 will 등을 쓰면 되는데,


그렇다면 현재시제는??



바로! 수 일치가 되어 있으면 그것이 바로 현재시제이다!


와- 와아!! 


아 뭔가 어렵게 공부하고 외웠던 내용이 이해가 되면서 착착 들어오는 기분이다.




사실, People make it. 처럼 people 이 복수를 이미 의미한다거나,


The news makes me surprised. 처럼 news가 명사가 되어버린 예외적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챕터 공부를 끝낸 후 "더 친절한 윤쌤의 보충 설명"에서 추가 설명을 해준다.



하지만 예외적인 걸 공부하기 앞서 원론적인 내용을 먼저 이해하고 습득하는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수 일치'에 대해서 완벽하게 알려준다.



딱 챕터 하나만 공부해봐도 감이온다.


이 사람 찐이구나. 윤쌤 진짜 능력자였구나.



유튜브 채널도 운영중이다. 


윤문법TV 는 이미 누적 조회수 500만 이상이라니 나만 모른 유튜버였던건가. ㅋㄷ


https://www.youtube.com/channel/UCeR4qgLU3oCz-V8wSqjcApg/playlists



표지가 여자분이라 여자쌤인줄 알았는데 남자였던 반전이 있다.



이 책을 공부해보니 딱 드는 생각은,


'아! 시험에 완전 최적화되어 알려주는구나'가 가장 먼저였다.



객관식 시험에서 현재시제 문제가 나온다면 주어 동사의 수일치를 찾아보기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


지문 볼 필요 없이 '이럴 땐 이거, 저럴 땐 이거' 이렇게 알려주는게 경험상 시험 점수 확 높이는 방법이더라.



그런데 이해까지 시켜주니 갓벽하다.



공부할 때 연습문제가 나오는 부분 까지 한 숨에 공부하는게 더 좋다.


그래야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의도를 모두 파악하고 소화시키기 편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공부하다가 설명이 부족했다면, 


저자가 운영하는 유튜브로 강의를 볼 수 있는데 QR로 뭘 봐야할지 바로바로 연결해주니 시간 아껴주는거 정말 쵝오다.



나는 영문법 책을 정말 좋아해서 서평단 모집에 나오면 신청하고 받아 보는 편인데,


이 책은 진짜 꼼꼼히 읽게 되고, 글밥의 양도 사악하지 않아서 금방금방 페이지를 넘기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수 많았던 영문법 서평책 중에서 좋았던 몇 권을 고르라면 가장 먼저 이 책을 말하지 않을까?



 이해도 안되는 영문법을 외우고 넘어가느라 바빴고,


문제 풀라고 하면 당일엔 풀리는데 며칠 지나고 나면 다시 리셋되는 상태라면


어서 윤쌤과 함께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책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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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연대
수잔 글래스펠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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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글래스팰



작품을 뛰어넘을 듯한 작가의 삶의 이야기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짧은 이야기를 순식간에 읽은 후 한참을 머뭇거리며 소화시켜야만 했던 마음의 연대는 여운이 길다.




#마음의연대 는 실화를 기반으로 쓴 수잔 글래스팰의 소설이다.



여성 저널리스트였던 수잔이 실제 사건인 '존 호색 살인사건'을 보도했는데,


시골 농부였던 존 호색이 도끼로 머리를 두 차례 강타당해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고,


당시 아내가 범인으로 지목되었지만, 무죄로 사건은 종결되었다.



이 이야기는 농부의 아내로서 견뎌야만 했던 폐쇄적이고 고단한 삶이 드러나게 했고,


그 사실은 알게 된 사람들이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기 시작한다.



이후 수잔은 단편소설과 단막극을 통해 보호받지 못하는 여성들의 현실을 드러냈고,


그렇게 태어난 '마음의 연대'이다.




소설에서도 가난한 농부의 아내가 범인으로 지목되고 그의 남편은 도끼가 아닌 목매달아 죽은 사건이 벌어진다.


사건을 파해치기 위해 보안관과 검사와 첫 신고자 루이스 헤일이 농부의 집에 모이게 되고,


갑자기 잡혀간 농부의 아내 짐을 챙기기 위해 함께 온 보안관의 아내 피터스 부인과 


혼자 오기 불편했던 피터스 부인이 같은 여자 한 분을 데려와 달라는 부탁에 헤일 부인도 함께 하게 된다.



남자들이 사건을 파헤치기 분주한 사이, 


피터스 부인과 헤일 부인은 점점 연대감을 갖게 되는데


농부의 아내가 범인이라는 범행 동기의 증거를 찾아낸 그녀들은 눈빛을 주고 받은 후 증거 은폐를  해버린다.



무엇이 그녀들의 연대를 만들었을까



남자들은 끊임없이 두 여자들이 하는 모든 행동을 무시했고 비웃었다.


그녀들이 찾은 증거를 앞에 두고도 코웃음 치며 무시하느라 자기들이 찾고 있는 결정적 증거임을 알아보지 못했고,


자기들이 하는 모든 일은 중요한 일이지만,


여자들이 하는 일은 별볼 일 없는 행동임을 은연중에 지속적으로 내비쳤다.



피터스 부인의 심리적 변화가 이를 잘 표현한다.


처음엔 헤일 부인의 말에 남자들의 편이 되어 그들이 하는 일을 높이 사며 반박하기 바빳지만,


점점 그녀의 생각이 바뀌며 단호한 눈빛으로 헤일 부인과의 연대를 만들었다.





여자의 인생이란 원래 그런거니깐,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힘들어도 참아야 하는 것이 여자의 인생이니깐.



이런 생활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누구하나 반기를 들지 않았지만,


가난한 농부 아내의 고통에 직면하게 되자 공감과 용기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 소설의 실화인 존 호색 살인사건은 같은 고통속에 있던 이들이 용기를 내고,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임을 인식하며 반기를 든 사건을 일으켰고 세상을 변화시켰다.



대한민국 명절의 며느리 이야기와 비슷한 결이고,


신입사원을 상대로 기업이 펼치는 열정페이와 비슷한 결이다.



당연한 희생과 고통은 없다.


그것이 당연하게 여겨져야 한다면 사회가 그대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개인은 힘이 없지만,


함께 할 때 - 연대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소설은 말한다.



조금 더 씹고 삼켜서 소화시키고 싶은 소설이다.




원서와 번역이 한페이지에 담겨 있기 때문에


작가의 원문을 통해 더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다.



단숨에 읽고 깊어지기를 바란 출판사의 <월간 내로라> 의도처럼,


정말 단숨에 읽고 한없이 깊어지는 중이다. 


놀랍다.



오랜 여운과 생각에 잠기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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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배우는 중국어 1 한글로 배우는 중국어 1
조혜숙 지음 / 똑똑한형제들(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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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어가 어려운 이유는 성조 때문이 아닐까?

한번만 공부하면 어렵지 않은데, 성조가 중국어 시작을 가로막기 일쑤다.

이 책의 저자이자 개그우먼 조혜련의 동생인 조혜숙씨의 특허는  #그래성조학습법 이다.

 '그래'라는 단어를 이용해서 성조를 알려주는 방법을 특허낸 것.

음.. 사실 나도 옛날에 배울 때 그래로 배웠는데.. 특허라니.. 몰랐던 사실이다.

그래 성조 학습법이 궁금해서 QR 찍고 동영상을 봤다.

처음엔 노래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성조의 높낮이를 따라 그래로 읽는 것 전부였다.

(설명에는 노래를 부르면서 중국어 마스터라고 써있는데.. 유료 강의만 제공되는 건가? 긁적긁적)


  3성이 공부하다 보면 뒤에 나오는 성조가 뭐냐에 따라서 카멜레온처럼 자주 변하는데,

경성일 때 까지 포함해서 어떻게 바뀌는지 나온 부분이 좋았다.

정리가 한번에 쉽게 된다.


 어떻게 한글로 중국어를 배우지?

본문을 보면 알 수 있다. 모두 한국어로 되어 있고 한자는 오른쪽 페이지에 따로 나와 있다.

중국어를 처음 배울 때 한어병음이나 그것도 어렵다면 한국어로 쓴 다음에 따라 말하고 익숙해지면 한자 외우는 순서가 되던데 딱 그렇게 공부하기 좋게 되어있다.

 한국어로 영어를 자식에게 가르친 엄마가 쓴 책도 본 적이 있었다.

그 책도 마찬가지로 한국어로 발음을 써놓고 그대로 읽으면 유창한 영어가 되는 신기한 책이었는데,

한국어로 시작하는게 외국어 배울 때 큰 도움이 되긴 하나보다.


챕터마다 동영상 강의도 제공한다.

특별한 강의라기 보단 읽고 따라말하기 정도인 듯 하다.

더 자세한 강의는 "chailink.net" 여기서 유료강의 제공한다고 있던데 결제해서 보면 되나보다.

샘플 강의를 보고 선택해야 할 듯 싶다.

중국어가 완전 처음이라면, 한어병음을 읽을 줄 모른다면

이 책으로 시작을 해봄은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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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템페스트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신예용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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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템페스트(폭풍우) 표지를 찍으니 배경이 폭풍전야다.


이렇게 잘 맞을 때가 !



셰익스피어의 은퇴작인 템페스트는 그가 청중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녹아있다.




지팡이를 부러뜨려 땅속 깊은 곳에 파묻겠다.


그리고 더 깊은 바다에 내 책이 잠기게 할 것이다.


-템페스트 中


 그가 은퇴를 하기 위해 그간 부려왔던 마법 지팡이 펜을 내려놓겠다는 말 !



프로스페로는 마법을 공부하다가 자기 공국까지 빼앗겼는데,


이제야 복수하고 되찾는 마당에 힘들게 공부한 마법을 왜 버린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꼭 버릴 필요 없는데 저렇게까지?



하지만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프로스페로에 자기를 투영한 것이다.


그런 깊은 뜻이..



중간에 캘리번이 복수를 꿈꿀 때 프로스페로의 지팡이가 아닌 책에 힘이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이 책도 셰익스피어 자신의 수많은 저서들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용서가 복수보다 더 가치 있는 행동이니까.


템페스트


 이 구절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용서는 정말 복수보다 가치 있는 행동일까?


사람은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 용서하기 위해 가진 애를 다 써봤지만


그 사람이 내게 직접 사과하지 않는 한 용서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용서했다는 생각은 착각이었고 가끔씩 그 사람이 떠오르면 화가 치밀기에 말이다.



그런데 사람은 정말 용서할 수 있을까?


프로스페로도 어느 정도의 복수를 이루었으니 용서했다 말한 게 아닐까 싶었다.



자신에게 죄를 지은 자들이 스스로의 죄를 뒤돌아 볼 시간을 갖게 했고,


프로스페로는 그 모습을 바라봤다.



결국 그들을 망하게 한다는 복수를 안 했을 뿐이지,


배를 난파시키(는 척 하)고 고통을 주는 복수엔 성공했단 말이다.



잘못을 사과받을 때 용서할 수 있고, 그것이 복수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하지만 상대에게 달려있는 일이니, 내가 누군가에게 잘못하고 사과하진 않았는지 돌아봐야겠다.





 인물 관계도가 앞장에 나오는데, 이거 없었음 한참 헤맬 뻔했다.


사람 이름 잘 못 외우는 편인데, 외국인 이름이라 더 못 외우고


헛갈리고 난리 나는 판국에 지도 같은 관계도는 내게 읽는 시간을 단축시켜주었다.



#템페스트 를 읽기 전 인물 관계도를 보고 어떤 내용일지 추측해 보고 상상해 보는 재미도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내용을 상상하다 보니, 


뮤지컬이나 화려한 애니메이션으로 본다면 정말로 황홀할 것만 같았다.



특히 미란다와 퍼디넌트의 결혼을 요정들이 축하하는 장면을 상상했을 땐,


요정들이 잔뜩 나와 신비스러운 음악과 흐물흐물한 춤을 추면서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당장이라도 애니메이션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템페스트의 황홀한 절정부였다.



미란다가 등장하고 몰래 나오는 프로스페로 장면이 있는데, 


어두운 뮤지컬 무대 위 핀 조명이 둘 을 비추고 있는 모습도 그려졌다. 


무대가 상상되는 셰익스피어의 글이라 생동감 넘치고 배우분들의 활기가 생생히 전해지는 것 같았다.



그동안 내가 모르고 살았다니.


드디어 나의 무지함 하나를 벗어냈다. 




 


 다 읽고 나서 후루룩 몰입해서 빨리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어판 이라더니 진짜 잘 읽힌다.


고전이 이렇게 재미있는데 어려운 번역에 좌절하지 말고 그 속에 담긴 즐거움만 찾아내 읽고 사유할 수 있기를!



신난다.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읽은 왠지 있어 보이는 사람 됐다.


이 책 들고 다니니깐 사람들이 힐끗힐끗 한 번씩 다 쳐다본다. (착각일수도...)


고전 읽는 내 모습 나도 멋져 !! 



  



*이 책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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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평전 - 경험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라
사만다 로즈 힐 지음, 전혜란 옮김, 김만권 감수 / 혜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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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다 읽을 쯤이면 서평을 이렇게 써야겠구나 하는 각이 생긴다.



하지만 #한나아렌트평전 은 나에게 그 각을 허락하지 않았다.


난 이 한권으로 한나 아렌트를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저서를 몇 권 읽은 후에야 감히 조금의 평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그냥 얕은 느낌을 써보기로 했다.  




 그녀는 (1907~1975) 세계 1,2차 대전을 모두 겪었다.


유대인이라는 껍데기를 가지고 산다는 것은, 희생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 운명이기도 했다.


 


그녀의 국적은 나치독일을 지나 무국적에서 미국으로 바뀐다.


이 과정만 봐도 어떤 고생을 했을지 역사를 안다면 대충의 감을 잡을 수 있다.



나치독일을 피해 프랑스로 떠났지만 그곳에서 강제수용소에 가게 되고, 혼란해진 틈을 타 도망나오지 않았다면 홀로코스트에 가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 그녀의 삶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그때 미국비자를 받게 도와준 비상구조위원회 수장 바리안 프라이 이야기가 나오는데,


프라이가 구한 유대인들 중에 


'장 아르프, 마르크 샤갈, 막스 에른스트 같은 화가들, 시인 앙드레 브르통, 영화감독 막스 오퓔스, 화가 마르셀 뒤샹도 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음에 놀랐다.



이때만 해도 난 그녀의 사상과 삶보다는 시대상에 더욱 집중했고,


그 동안 읽었던 역사이야기가, 또 예술인들의 이야기가 단 한명 여자의 삶을 통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 하고 있었다.




#폴리아모리 같은 그녀의 결혼생활


이 부부에게 결혼이란 서로에게 비밀을 만들지 않고, 상대를 구속하지 않으며, 언제나 새로움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 각자에게 생각을 위해 필요한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었다.


한나 아렌트 평전 -188p


 한나는 대학시절 무려 #마르틴하이데거 와 인연을 맺은 적이 있다.


우리가 아는 그 하이데거가 맞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두번째 남편 블뤼허와 결혼해서 살고 있을 때였다.


그녀와 하이데거의 사이를 모두 알고 있는 블뤼허는 하이데거를 만나러 간 한나에게 쿨했고,


그 사이 불륜을 저지른 블뤼허의 소식을 친구에게 들은 한나는 솔직하지 못한 블뤼허로 부터 화가 났다.



서로 사랑하지만 솔직함이 가장 중요하고, 서로가 알고 있다면 다른 누군가와 사랑을 해도 괜찮은 폴리아모리가 떠올랐다.



물론 한나 부부는 서로의 연인을 집에 들이고 사랑을 확장해 가는 관계는 결코 아니었고,


오히려 한나는 결혼과 사랑에 무심한 면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지만


솔직함을 무기로 결혼생활을 해나가고 전 연인을 만나 밤새 이야기를 나누고 온 한나를 이해하는 블뤼허와 그의 불륜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한나의 모습을 보며 비범하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비범함을 표현할 꿋꿋함과 당참을 보여주는 사건이 하나 있었다.


하필이면 매카시즘 열풍이 가장 뜨거울 때 이런 대담한 글을 발표하는 건 엔만한 용기로는 힘든 일이다.더군다나 법무장관이 '국적이 다른 시민'을 조사해 불온하다고 판단되면 추방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나는 결코 논쟁을 피하거나 이데올로기의 요구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한나 아렌트 평전 -200p 


한나는 할 말은 하는 사람이었다.


그게 어떤 상황이든, 누구에게든 상관 없이 말이다.


자신의 안위와 상관 없이 사유하고 결론을 내렸다면 그 의견을 피력했고,


상황에 맞춰 말을 바꾸거나 피하지 않았다.



그녀가 책을 내고 많은 사람에게 거센 비판을 받은 적이 있었다.


아마도 그녀가 말하는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책을 모두 읽지도 않고 꼬투리를 잡고 비판하며, 거짓된 진실을 만드는 사건이 있었다. 


 한나는 인터뷰에서 그런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건 어쩔수 없군요 라고 담담하게 말하기도 했다.



굉장히 인상깊은 장면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단지 태도에 대한 불만이라면 나는 쪼그라든 가슴을 부여잡고 미안하다며 고치겠다고 말할 것 같다. 나를 남에게 맞추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는 결코 그러지 않았다.


어떻게,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강하게 만들었을까?



한나가 강조하는 깊은 사유에서 나오는 힘이 분명했다.



주어진 문제를 관찰하며 마음속에서 더 많은 사람의 관점을 떠올릴수록, 내가 그 사람들 처지라면 어떻게 생각하고 느낄지 더 자세히 상상할수록, 타인을 대변하는 나의 사고 능력이 더 강해질수록 타당한 결론, 즉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


한나 아렌트 평전  -258p


한나는 사유를 강조하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사유를 하라고 한다.


끊임없이 사유하고 토론했으며,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의견을 만들었을 것이다.



마치 죽도록 연습해서 강철 멘탈로 경기를 치루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수긍하는 김연아를 보는 듯 했다.


그렇게 적용하고 한나를 이해하는게 나에겐 가장 적합하다 생각되었다




그런 그녀가 주장하는 것들 중 블랙펜서 사건으로 이야기하게 된 것이 있다.


그리고 무시험 전형과 흑인 특별 전형을 만들라는 그들 요구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 한나로서는 이러한 것들이 그녀가 말하는 '실재하지 않는 주체'들이었고, 흑인들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도록' 백인들이 놓은 '덫'일 뿐이라고 보았다.


한나 아렌트 평전  -277p


 소수계층 혹은 취약한 계층을 위해 복지라는 이름으로 특별 전형이 생긴다.


그에 대해 당연히 주어져야 하는 권리지 라는 생각외엔 별다른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한나가 특별 전형이 오히려 그 계층을 더욱 약화시킨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을 땐,


마치 내가 굳어버린 생각을 가지고 끄떡끄덕이며 살기만 한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왜 한번 더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약하면 힘을 길러서 강해져야 하는데, 


사회는 그들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튼튼히 걸을 수 있는 다리에 근육을 만들어 준게 아닌 전동 휠체어를 주고선, 근육은 더 흐물해 지지만 당장은 쉽게 앞으로 갈 수 있는 방법만 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흑인 특별전형을 반대하는 한나는 진심으로 그들의 입장이 되어 사유해서 나온 결과임이 분명했다.



정치 및 도덕 관련 사안에 사윻지 않는 것은 사회에서 주어진 시간에 정해진 행동규칙이 무엇이든 맹목적으로 따르라고 사람들을 가르칠 위험이 있다. 우리는 규칙에 익숙하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하는 데 익숙지 않다. 누군가 옛 규칙, 즉 오래된 사회규범을 더 빨리 고수할수록, 그들은 더 빨리 새로운 규칙에 동화되기를 갈망할 것이다. 자신은 이 점을 알아차리지 못할 텐데, 그건 잠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나 아렌트 평전  -285p


한나를 통해 사유하지 않는 자의 모습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규칙에 익숙하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하는 데 익숙지 않다.'



선택장애가 많은 세상은 사실, 책임회피도 있겠지만 맹목적으로 따르라는 배움에 따른 부작용이 아닐까?


'토'달지 않고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 착한 사람이란 프레임이 있던 시절은 선택장애를 낳은 것이다.



따르기만 하는 상태를 '잠든 상태'로 표현한 한나의 말처럼


이제는 깨어나야 할 때이다.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닌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나의 의견이 세워질 때 까지 끊임없이 사유하고 


옳은 판단이 섰을 땐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외칠 줄 아는 용기.



한나 아렌트가 그녀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세지 같다.



살아가기 위한 삶이 아니었기에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녀 다운 죽음을 맞이한 한나 아렌트처럼,


'나'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멋지게 살아봐야 겠다. 




 

*이 책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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