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템페스트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신예용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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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템페스트(폭풍우) 표지를 찍으니 배경이 폭풍전야다.


이렇게 잘 맞을 때가 !



셰익스피어의 은퇴작인 템페스트는 그가 청중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녹아있다.




지팡이를 부러뜨려 땅속 깊은 곳에 파묻겠다.


그리고 더 깊은 바다에 내 책이 잠기게 할 것이다.


-템페스트 中


 그가 은퇴를 하기 위해 그간 부려왔던 마법 지팡이 펜을 내려놓겠다는 말 !



프로스페로는 마법을 공부하다가 자기 공국까지 빼앗겼는데,


이제야 복수하고 되찾는 마당에 힘들게 공부한 마법을 왜 버린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꼭 버릴 필요 없는데 저렇게까지?



하지만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프로스페로에 자기를 투영한 것이다.


그런 깊은 뜻이..



중간에 캘리번이 복수를 꿈꿀 때 프로스페로의 지팡이가 아닌 책에 힘이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이 책도 셰익스피어 자신의 수많은 저서들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용서가 복수보다 더 가치 있는 행동이니까.


템페스트


 이 구절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용서는 정말 복수보다 가치 있는 행동일까?


사람은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 용서하기 위해 가진 애를 다 써봤지만


그 사람이 내게 직접 사과하지 않는 한 용서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용서했다는 생각은 착각이었고 가끔씩 그 사람이 떠오르면 화가 치밀기에 말이다.



그런데 사람은 정말 용서할 수 있을까?


프로스페로도 어느 정도의 복수를 이루었으니 용서했다 말한 게 아닐까 싶었다.



자신에게 죄를 지은 자들이 스스로의 죄를 뒤돌아 볼 시간을 갖게 했고,


프로스페로는 그 모습을 바라봤다.



결국 그들을 망하게 한다는 복수를 안 했을 뿐이지,


배를 난파시키(는 척 하)고 고통을 주는 복수엔 성공했단 말이다.



잘못을 사과받을 때 용서할 수 있고, 그것이 복수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하지만 상대에게 달려있는 일이니, 내가 누군가에게 잘못하고 사과하진 않았는지 돌아봐야겠다.





 인물 관계도가 앞장에 나오는데, 이거 없었음 한참 헤맬 뻔했다.


사람 이름 잘 못 외우는 편인데, 외국인 이름이라 더 못 외우고


헛갈리고 난리 나는 판국에 지도 같은 관계도는 내게 읽는 시간을 단축시켜주었다.



#템페스트 를 읽기 전 인물 관계도를 보고 어떤 내용일지 추측해 보고 상상해 보는 재미도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내용을 상상하다 보니, 


뮤지컬이나 화려한 애니메이션으로 본다면 정말로 황홀할 것만 같았다.



특히 미란다와 퍼디넌트의 결혼을 요정들이 축하하는 장면을 상상했을 땐,


요정들이 잔뜩 나와 신비스러운 음악과 흐물흐물한 춤을 추면서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당장이라도 애니메이션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템페스트의 황홀한 절정부였다.



미란다가 등장하고 몰래 나오는 프로스페로 장면이 있는데, 


어두운 뮤지컬 무대 위 핀 조명이 둘 을 비추고 있는 모습도 그려졌다. 


무대가 상상되는 셰익스피어의 글이라 생동감 넘치고 배우분들의 활기가 생생히 전해지는 것 같았다.



그동안 내가 모르고 살았다니.


드디어 나의 무지함 하나를 벗어냈다. 




 


 다 읽고 나서 후루룩 몰입해서 빨리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어판 이라더니 진짜 잘 읽힌다.


고전이 이렇게 재미있는데 어려운 번역에 좌절하지 말고 그 속에 담긴 즐거움만 찾아내 읽고 사유할 수 있기를!



신난다.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읽은 왠지 있어 보이는 사람 됐다.


이 책 들고 다니니깐 사람들이 힐끗힐끗 한 번씩 다 쳐다본다. (착각일수도...)


고전 읽는 내 모습 나도 멋져 !! 



  



*이 책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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