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연대
수잔 글래스펠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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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글래스팰



작품을 뛰어넘을 듯한 작가의 삶의 이야기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짧은 이야기를 순식간에 읽은 후 한참을 머뭇거리며 소화시켜야만 했던 마음의 연대는 여운이 길다.




#마음의연대 는 실화를 기반으로 쓴 수잔 글래스팰의 소설이다.



여성 저널리스트였던 수잔이 실제 사건인 '존 호색 살인사건'을 보도했는데,


시골 농부였던 존 호색이 도끼로 머리를 두 차례 강타당해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고,


당시 아내가 범인으로 지목되었지만, 무죄로 사건은 종결되었다.



이 이야기는 농부의 아내로서 견뎌야만 했던 폐쇄적이고 고단한 삶이 드러나게 했고,


그 사실은 알게 된 사람들이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기 시작한다.



이후 수잔은 단편소설과 단막극을 통해 보호받지 못하는 여성들의 현실을 드러냈고,


그렇게 태어난 '마음의 연대'이다.




소설에서도 가난한 농부의 아내가 범인으로 지목되고 그의 남편은 도끼가 아닌 목매달아 죽은 사건이 벌어진다.


사건을 파해치기 위해 보안관과 검사와 첫 신고자 루이스 헤일이 농부의 집에 모이게 되고,


갑자기 잡혀간 농부의 아내 짐을 챙기기 위해 함께 온 보안관의 아내 피터스 부인과 


혼자 오기 불편했던 피터스 부인이 같은 여자 한 분을 데려와 달라는 부탁에 헤일 부인도 함께 하게 된다.



남자들이 사건을 파헤치기 분주한 사이, 


피터스 부인과 헤일 부인은 점점 연대감을 갖게 되는데


농부의 아내가 범인이라는 범행 동기의 증거를 찾아낸 그녀들은 눈빛을 주고 받은 후 증거 은폐를  해버린다.



무엇이 그녀들의 연대를 만들었을까



남자들은 끊임없이 두 여자들이 하는 모든 행동을 무시했고 비웃었다.


그녀들이 찾은 증거를 앞에 두고도 코웃음 치며 무시하느라 자기들이 찾고 있는 결정적 증거임을 알아보지 못했고,


자기들이 하는 모든 일은 중요한 일이지만,


여자들이 하는 일은 별볼 일 없는 행동임을 은연중에 지속적으로 내비쳤다.



피터스 부인의 심리적 변화가 이를 잘 표현한다.


처음엔 헤일 부인의 말에 남자들의 편이 되어 그들이 하는 일을 높이 사며 반박하기 바빳지만,


점점 그녀의 생각이 바뀌며 단호한 눈빛으로 헤일 부인과의 연대를 만들었다.





여자의 인생이란 원래 그런거니깐,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힘들어도 참아야 하는 것이 여자의 인생이니깐.



이런 생활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누구하나 반기를 들지 않았지만,


가난한 농부 아내의 고통에 직면하게 되자 공감과 용기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 소설의 실화인 존 호색 살인사건은 같은 고통속에 있던 이들이 용기를 내고,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임을 인식하며 반기를 든 사건을 일으켰고 세상을 변화시켰다.



대한민국 명절의 며느리 이야기와 비슷한 결이고,


신입사원을 상대로 기업이 펼치는 열정페이와 비슷한 결이다.



당연한 희생과 고통은 없다.


그것이 당연하게 여겨져야 한다면 사회가 그대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개인은 힘이 없지만,


함께 할 때 - 연대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소설은 말한다.



조금 더 씹고 삼켜서 소화시키고 싶은 소설이다.




원서와 번역이 한페이지에 담겨 있기 때문에


작가의 원문을 통해 더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다.



단숨에 읽고 깊어지기를 바란 출판사의 <월간 내로라> 의도처럼,


정말 단숨에 읽고 한없이 깊어지는 중이다. 


놀랍다.



오랜 여운과 생각에 잠기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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