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
켈리 함스 지음, 허선영 옮김 / 스몰빅아트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 질문이 쏟아지게 되는 책이다.


'남편이 어디로 떠났는데?'


'왜 떠났데?'


'이혼이야? 사별이야?'



남편이 죽어서 그동안 고맙다고 하는 책인가..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내 리얼 남편은 이 책을 흘깃 보더니


약간 찌그러진 얼굴로 내게 물었다


'왜 남편이 떠나면 고마워해야한데?'





 

 


일단, 에이미의 남편 존은 집을 떠났다.


가정주부였던 그녀와 아직 어린 아이 두명을 버려둔 채


출장가방을 가지고 그대로 3년을 떠났다가 돌아왔다.



남편을 다시 마주한 그녀의 표현이 재미있다.



존이 깜빡한 것이 집에 오는 길에 우유를 사 오는 심부름 따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존은 집에 오는 것을 깜빡했다!


출처 입력


에이미가 처한 상황은 내가 한번쯤 해보는 상상이다.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가 되었고 직장이 없다.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말이다.


아이는 아직 어려서 내겐 시간도 돈도 없다.


그런 상황에 남편까지 없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되는 거지?



당장에 갚아야할 대출이자와 공과금, 분유값, 기저귀값은 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답이 없는 질문에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하지만 에이미는 내가 두려워 하는 상황을 맞닥들이고 말았다.


아무런 예고없이, 남편의 출장가방을 정성스럽게 싸준 그 다음날 말이다.





 

 


남편은 갑자기 왜 떠났을까,


무책임하게 떠나고 3년만에 다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어쨋든 그녀의 남편은 아이들에게 아빠가 될 기회를 달라고한다.


방학기간 딱 1주일만 말이다.


그 제안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결국 에이미는 용감하게 아이들을 맡기고


뉴욕으로 연수를 떠난다.



그곳에서 잡지사에서 일하는 에이미의 친구 탈리아를 통해 '맘스프린가'를 하게 된다.



맘스프린가?


육아에서 벗어나 엄마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오롯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저 친구를 찾아 잡지사에 갔던 에이미는 후질근한 옷과 속옷을 벗어던지고


예쁜 옷을 갈아입는 것으로 맘스프린가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버려놓고 엄마혼자 시간을 보낸다는 죄책감에


맘스프린가를 거부하지만 점점 자신을 찾아가게 되면서


프로젝트의 파트너 멧과 함께 운동, 데이트등으로 스케쥴을 넓혀 간다.



시간과 정신적 여유가 생기니 남편의 지난 상황을 조금 이해한다는 그녀의 말에 동의하면서


쉼없이 달리는 육아 엄빠들의 삶에 쉼표는 언제나 중요하단 생각을 한다.





 

 


소설은 전형적인 미드 분위기였다.


가벼운 소설이구나 하며 읽다가,


후반부에 치달을수록 육아에 지친 부모들에게 (특히 엄마들에게)


공감이 가고 위로가 될만한 이야기였다.



120여일 육아를 시작하고 나의 시간은 겨우 짬을 내 책을 읽는게 전부이다.


교보문고에 가고 싶지만 엄청난 준비를 하고 큰 마음을 먹어야만 갈 수 있는 곳이 되었고


마트보단 인터넷 주문이 여러모로 편했고,


혼자 조용히 사색하며 여행을 한다는 건 먼 미래의 일이되었다.



때론 힘들고 버거우면서도,


아이를 위해 나를 희생한다는 거룩한 희생정신이 어느새 나를 적신다.



그렇게 번아웃이 되가는 사람들을 위해


소설은 맘스프린가를 제안한다.


죄책감은 잠시 접어두고, 다른 양육자에게 아이를 맡긴 후


나만의 시간을 보낼 여행을 떠나라는 것이다.



가족중 누군가에게 맡겨도 좋고,


공동육아를 하는 사람끼리 돌아가며 맡아도 좋다.


또 누군가 당신을 돕겠다고 제안할 때 거절하지도 말라.



우린 히어로가 아니다.


그냥 평범한 사람이 부모가 되었을 뿐이다.


혼자 감당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용기를 내어 에너지를 충전해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고마웠다.






 


돌아온 남편과 에이미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녀의 맘스프린가 이후의 삶은 또 어떻게 변했을까?



굿리즈 소설부문 10위


아마존에서 1만개가 넘는 리뷰와 평점 4.3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는


소설 '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는 지친 당신의 육아생활에


쉼표와 오아시스가 되어 줄 것이다.





*이 책은 https://cafe.naver.com/booknbeanstalk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스 2021-07-19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은 질문을...
궁금한데요? 3년이나 왜 떠나 있었을까?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구요
제목 잘 지었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