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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계속 가라
조셉 M.마셜 지음, 유향란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번에 푹 빠지고 엄청나게 몰아치는 폭풍우같은 감흥이 아닌 먼가모를 기분좋은 느낌이 조금씩 천천히 잔잔하게 내 마음 속에 밀려온다. 이런 것들이 오래 갈 것이라는 믿음도 생긴다. 또, 내 마음에 많이 와닿고 온 몸을 휘감을 정도로 공감했던 글귀들이 결국 내 삶의 힘이 될 수 있다는 믿음 또한 가져본다.
식상한 제목에다가 뻔한 자기계발서의 내용이리라 책을 읽지 않고도 누구나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만, 난 우선 이 책의 제목이 상당히 끌려서 책장을 열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 역시 현재 너무나도 힘들고 어려운 현실에 닥쳐있어서이겠지.
내 나이 올해로서 불혹이 되었는데, 몇 년째 내 분야의 일이 안 풀려서 취직이 안 되고, 자리를 못 잡은 상태이니 말이다. 일부러 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다시 일어나려고 매일매일 일자리 알아보고 이력서 넣고 일 관련된 사람들 만나는데도 너무나도 일이 잘 안 되니 솔직히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다. 그렇다고, 내가 사람들하고 못 어울리는 비사회적 성격의 소유자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너무 잘 어울리고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서 탈이라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게다가, 얼른 결혼해야하는데, 정말 하고 싶은데, 현실이 이러니 어떻게 결혼을 꿈꿀수가 있는가.
마음고생, 몸고생을 나름대로 오래해서 오죽하면 이제는 힘들지도 지치지도 않는다.
하도 일이 안 풀리니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골백번 들지만,
그래도, 그래도, 내가 10년째 해왔던 내 분야에서 다시 일하고 싶어서. 계속 가고 싶어서. 힘내려고.
그래서, 이 책을 정독한 것이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큰 변화가 생기거나 앞으로 일이 잘 풀릴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진 않았지만, 할아버지가 주인공인 제레미에게 들려주는 여러가지 우화를 통해서 우리가 현재 정말 크나큰 어려움과 아픔을 겪고 있다 하더라도, 어쨋든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강인함’ 에 대해서 이 책 곳곳에서 자주 언급을 하는데, 그 ’강인함’을 얻는 방법은 삶의 양면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데서 출발한다고 말하고 있다. 즉, 살다보면 기쁨과 즐거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슬픔과 고통의 시간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이길때가 있으면 질 때도 있고, 일어서는만큼 넘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이 당연한 현실을 받아들이면, 그런 힘들고 넘어지는 고통의 시간들은 살아가는데 나를 더욱 강인하게 담금질하게 하고, 성공의 시간으로 가는 전(前) 단계로서 오히려 내게 주어진 선물이라는 말에 많이 공감했다.
그런 역경과 고난의 시기들은 이 세상 누구나 겪고 경험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다.
다른 자기계발서에도 자주 볼 수 있는 아주 뻔한 문장이나 글이 이 책에도 있다.
그렇기에, 실은 나도 자기계발서류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현재 내 상황처럼 정말 절실하거나, 장난 아닌 힘든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이라면 여기서 말하는 메세지 하나라도 분명 마음 저 깊숙한 곳에 파고 들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책 읽는 내내 드는건 나만의 생각은 아닐것이다.
요 근래 유명 연예인의 자살사건 등으로 우리사회가 많이 침울한 분위기다. 또, 개인적으로도 올 여름부터 내 주위의 지인들이 젊은 나이에 정말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한 사건사고들이 있어서 그런지 마음이 상당히 안 좋은 요즘이다.
아무튼, 그런 사회적 분위기에 휩싸여 모방자살같은 일은 결코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대신, 매 장마다 사진과 함께 처음 나오는 중요한 글들은 곱씹어 읽기를 바란다. 누구나 편하게 쉽게 읽을 수 있고, 다 읽고 나면 남들이 다 아는 뻔한 결론일지라도 나약한 마음에 힘을 주는 작은 희망의 꽃을 피울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중요한 또 하나.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아주 크게 느낀 것은 앞에서 말했던 내 현실에 대한 시각이다. 몇년전부터 현재까지 날 힘들게 하고 있는 현실에 부딪치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니 이미 ’강인함’을 얻은 상태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러니, 무엇이 두려우랴. 전혀 주눅들것 없다.
지금 비록 힘들고 어렵더라도 그 ’강인함’을 항상 가지고 ’딱 한걸음만 더’ 내딪을 수 있도록 정말 최선을 다하리라.
그러면 결국, 깜깜하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던 어둠을 뚫고나와 내 온 몸을 비추는 따뜻한 기쁨의 햇살을 반드시 만끽하리라 난 분명 믿는다.
다시 한 번 음미해본다.
"인생의 폭풍에 용감하게 맞설 수 있다는 것은 삶의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란다. 나쁜 일이 일어나리라는 현실을 거부한다고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건 결코 아니거든. 강인함이란 삶의 폭풍에 용감하게 맞서고, 실패가 무엇인지 알고, 슬픔과 고통을 느끼고, 비탄의 구렁텅이에 빠져보고 나서야 얻을 수 있는 것이란다." (p.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