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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춤이다
김선우 지음 / 실천문학사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내 자신이 무용이나 연극분야는 문외한이지만, 음악이나 공연관련일을 10년넘게 계속 해왔기 때문에 일단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장르 안 가리고 책을 읽는데, 특히 예술, 음악, 공연, 문화 관련 책은 반드시 보는 편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만나게 된 최승희.
조선의 꽃이라 불릴만큼 조선무용계의 자존심.
그러나,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자기가 이루고 싶은 꿈을 이룬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니, 자기가 하고 싶은 꿈을 이룬다는 것은 그 당시엔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이였을거다.
그런것만 보고 그 아픔의 시대와 비교해본다면 정말이지 지금은 복받은 시대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얼마나 큰 행복인가.
그 당시를 살아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꿈이 있어도 그것을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기 힘든 시대였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춤에 대한 끝없는 열정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일본의 유명 무용가 이시이 선생 밑으로 들어가서 정말 열심히 배우고, 지독하게 연습한다.
그래서, 결국 무용의 불모지인 조선으로 다시 들어와서 '최승희 무용연구소'를 세워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얼마못가 경제난으로 결국 문을 닫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래도, 무용에 대한 열정은 그녀를 다시 일본으로 가게 하고, 레이죠가이 무용대회에 도전해서 큰 관심을 받고 성공을 맛보게 되었다.
그 성공의 뒷받침에는 그녀의 매니저이자 영원한 동반자인 남편 '안'이 있었고, 또, 조선에서부터 계속 만나는 인연이자 최승희를 헌신적으로 돕는 '예월'도 크나큰 몫을 했다.
최승희란 인물은 이 책을 보기전엔 단순히 무용가로만 알았지 잘은 몰랐다.
또한, 그녀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짧은 생애동안 수많은 해외공연을 하고 조선의 춤을 세계의 춤으로 승화발전시키려는 각고의 노력을 한 진정한 무용예술가라는 평과는 반대로 친일파라는 평가도 있다.
아무튼,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더 최승희란 인물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분명 보통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지 않고, 우여곡절이 많은 삶을 살았던 그녀가 진정으로 전 세계만방에 알리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였을까.
춤을 통해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최고가 되고 싶었을까.
아니면, 그녀의 그런 아름다운 춤과 공연을 함으로써 조선의 독립을 간절히 원할수도 있지 않았을까.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속에 계속 이런 궁금증이 일어났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녀의 무용에 대한 한없는 애정과 열정 그리고, 예술혼은 특히 그런 힘들고 어려운 일제강점기 시대에 더더욱 빛이 날 수밖에 없고, 그런 부분만큼은 음악을 하는 나로서도 본받고 반드시 배워야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언젠간 꼭 성공의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
'나는 음악이다' 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