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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팔사략 1 - 삼황오제에서 서주까지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정말 재미있다.
읽는 내내 혼자 낄낄거리며 웃느라고 페이지가 넘어가는 줄도 몰랐으니.
게다가 중국의 역사와 한자공부까지 곁들여하게 되어 그 재미는 배가 된 듯하다.
어렸을때부터 신문이나 잡지에서 고우영님의 만화를 볼때의 재미를 제대로 알기에 <십팔사략 >1권을 펴는 순간부터 가슴이 두근두근거릴정도로 약간 흥분이 되었다.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오히려 1권을 다 읽지도 않은 상태에서 드는 생각이 얼른얼른 2권, 3권 보고싶다는 생각만 나니 사람을 빨아들이는 이 책의 흡입력을 가히 알 수 있지 않은가.
일단, 십팔사략(十八史略)이 무엇인가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것은 바로 중국의 건국신화부터 당송(唐宋)시대까지의 4천년간의 중국역사를 집대성한 책으로 증선지란 사람이 만들었다고 한다. 각 왕조마다 정사로 꼽히는 역사서가 있는데, 그 중에서 18가지의 역사서를 축약시켜 십팔사략 안에 담은 형식이다.
그 18가지의 역사서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사마천의 사기 (史記) 2. 반고의 전한서 (前漢書) 3. 범엽의 후한서 (後漢書)
4. 진수의 삼국지 (三國志) 5. 방현령의 진서 (晉書) 6. 심약의 송서 (宋書)
7. 소자현의 남제서 (南齊書) 8. 요사렴의 진서 (陳書) 9. 요사렴의 양서 (書)
10. 위수의 위서 (魏書) 11. 이백약의 북제서 (北齊書 ) 12. 영호, 덕분 등의 주서 (周書)
13. 위징 등의 수서 (隋書) 14. 이연수의 남사 (南史) 15. 이연수의 북사 (北史)
16. 구양수의 구당서(舊唐書)와 신당서(新唐書)
17. 설거정의 구오대사(舊五代史)와 구양수의 신오대사 (新五代史)
18. 탁극탁의 송사(宋史)
자!! 이젠 어마어마한 중국 영토처럼 방대한 중국의 역사속으로 빠져보자.
1권에서는 태초에 반고(盤古)가 천지개벽을 시킨후 삼황오제(三皇五帝)의 시대부터 시작하는데, 삼황(三皇)이란 여와, 복희씨, 신농씨를 말하는 것이고, 오제(五帝)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중국 태평성대의 대명사인 '요순(堯舜)시대' 를 포함하는데, 즉, 황제, 전욱, 제곡, 제요, 제순 이렇게 5명의 임금을 일컫는다.
그 이후 치수(治水)를 잘하는 우왕을 지나 드디어 중국 최초의 왕조이고 자식이 왕위를 물려받는 세습제가 처음 시작된 하(夏)왕조가 생겼다. 4백여년간 지속되다가 걸왕의 독재폭정으로 망하게 된다. 하왕조 다음은 은(殷)나라(또는 商이라고도 한다)가 바톤을 이어받는데, 은나라에서는 그 유명한 폭군 은 주왕(紂王)의 이야기에 주목해보자.
은 주왕은 백성의 것들을 다 빼앗고, 죽이기도 하는 아주 포악한 정치를 하는데 맞서 이웃 주(周)나라의 문왕의 총명한 셋째 아들 단(旦)의 은 주왕 파멸계획이 이 책에선 정말 치밀하게 그려졌다.
여색을 밝히는 주왕을 꾀일 그녀의 이름은 '달기'.
어렸을때부터 은 주왕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아내어 달기에게 가르쳐주고 아예 몸에 배게 해서 어떻게 보면 여전사로 키우고 만들어내는 '단'.
또한, 주나라는 그 유명한 강태공(姜太公)을 얻고, 단의 아버지인 서백 창(昌)의 온화한 인덕과 강태공의 탁월한 정치 수완이 합쳐저 점차 부강해지고, 결국엔 주 무왕때 천하의 세를 업고 은나라를 멸망시키는데, 폭군 은 주왕은 쫓기다가 끝까지 정신 못차리고 온갖 보물을 가지고 앉아 술을 먹으면서 스스로 불을 태워 죽는다.
그런데, 은 주왕을 현혹해서 파멸하게 한 일등공신인 달기마저 단이 처단하게 하는 장면은 상당히 아이러니컬한 느낌이었다.
중간에 언급을 안 했으나, 현재까지도 이름이 알려진 의롭고 대단한 우애를 보여준 '백이숙제' 형제 이야기도 나오고, 그 뒤 주나라 말 유왕시절에 '포사'라는 묘령의 미인도 등장하는데, 그 '포사'라는 여인으로 인하여 서북쪽 오랑캐 견융이 쳐들어오고 그래서 호경에서 낙양으로 도읍을 옮기게 되는데 그 때가 B.C 771년이다.
그것은 곧 서주(西周)시대가 막을 내리고, 동주(東周)시대가 열리는 것을 말한다.
이제는 십팔사략 그 2번째 이야기로 넘어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