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르 곤충기 7 -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송장벌레 여행 파브르 곤충기 7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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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곤충기 7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송장벌레 여행편은

‘나에게 삶과 연구는 하나이다. 내 연구보고서는 철학적 사유서나 다름없다’ 장 앙리 파브르가 남긴 말이 인상깊다.

「딱부리먼지벌레의 비밀은?」, 「송장벌레는 청소를 좋아해?」로 두 큰 단원으로 나뉜다.

먼저 「딱부리먼지벌레의 비밀은?」은 ‘딱부리먼지벌레를 당할 곤충이 있을까?’와 ‘억울한 누명을 썼다고?’ 두 소단원으로 이루어진다. 장군이 아버지가 장군이에게 한말을 되새기는 ‘잘 들어라, 내 아들아...’, ‘기억해라 내 아들아...’, ‘기ㅃ해라, 내 아들아...’는 부모인 나에겐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고 용기와 격려를 불어넣는 부모의 자세가 바로 이런거아니겠나 생각이 든다. 딱부리먼지벌레를 비롯하여 몇몇 곤충들은 위험에 처했을때에 죽은 것처럼 꼼짝하지 않는 비밀을 가지고 있지요. 새들은 죽은 먹이는 먹지 않기 때문에, 죽은 흉내를 내서 위험을 벗어나기 위함이지요. 하지만 곤충들이 천적을 속이기 위해 일부러 죽은 척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그것은 살아남기 위한 습성으로 자기도 모르게 우러나오는 본능이니 장군이와 친구들의 억울한 마음은 알아주는게 좋겠다. 우리집 아이들도 자기도 모르게 우러나오는 본능이 있을 건데 어른의 시선으로 부모라는 위선으로 알아주지 못해 서운하고 억울한 마음을 많이 겪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송장벌레는 청소를 좋아해?」에서 파브르 선생님도 죽은 동물들의 냄새가 지독하고 냄새가 좋았던 것은 아니나 그래도 알고 싶은 것을 참을 수는 없었다고 하니, 우리집 아이도 좋아하는 분야에 이런 집요함이랄까 극복하는 성장을 갖고 쫓아가다보면 파브르 선생님처럼 하나의 분야에서 뭔가 보람을 남기지 않을까 하는 잠깐의 설레임과 기대가 마음에서 일렁인다. 여기서는 쓱싹이와 암컷 송장벌레 깔끔이가 나온다. 이 둘의 이야기 같은 부분 96쪽~97쪽이 다시 나에게 뮤지컬영화 한 장면처럼 다가온다.

죽은 동물이 썩으면 프로마인이라는 독소가 나오는데 그것은 인간이나 다른 동물들에게는 위험하나, 청소부 곤충들에게는 영양분이 된다. 부지런하고 완벽한 청소부들은 어떤 일이 닦쳐도 일을 제대로 끝낸다. 커다란 두더지도 땅속에 완전히 묻혀지고 울만의 창고가 되자 쓱싹이와 싹싹이는 부부가 되고 아기들을 위해 창고를 만들기도 한다. 쓱싹이와 싹싹이의 헤어짐, 쑥싹이의 죽음...죽음 앞에 몰려드는 쓱싹이가 그랬던 것처럼 개미들이 쓱싹이를 청소하러 온다. 세상 이치를 자연스럽게 곤충을 따라가다 깨닫는다. 사랑을 나누고, 새끼를 낳고, 성실히 일하기 위한 방법을 한번도 배운 적이 없는데도 곤충들은 어떻게 그렇게 잘 하는지 놀랍다.

파브르는 손녀 루시와 매미여행을 떠난다는 예고로 마무리한다.

우리집 아이들도 장앙리 파브르처럼 푸른 하늘 아래에서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풍뎅이 한 마리, 풀 한 포기에서도 우주의 신비와 한없는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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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배우는 초등 필수 명심보감 놀면서 배우는 시리즈
초등국어연구소 지음, 유희수 그림, 하유정 감수 / 카시오페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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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학교라는 유튜브채널을 운영하고 현직 초등교사이면서 두 아이의 엄마인 하유정님의 감수를 받은 책이다.

앞서 놀면서 배우는 초등필수 사자소학을 서평하였다. 그리고 서평 이후 실제 우리집 아이가 이번 여름 방학 시작으로 사자소학을 개학한 지금까지 하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아침 활동 루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내가 읽고 보고 서평하면서 감이 왔었다. 그리고 그건 정확했다. 쉽고 재미있고 친근하게 접근하는 책이다. 2학기가 시작되고 있지만 아침에 일어나 시작하기에도 부담없고 무겁지 않다. 소리내어 한마디 읉어주면 따라 읉조리기도 하고 그 뜻을 가족 모두가 식탁에서 되새겨 보는 이야기거리가 되기도 하고 있다. 특별한 가정이 아니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그래서 이번에는 놀면서 배우는 초등필수 명심보감을 서평하고자 적극 나섰다.

표지의 디자인이나 글자배치 글자체등등부터 어느 하나 소홀히 하여 출간되는 책은 하나도 없다. 특히나 무겁게 느껴지는 들어봄 직한 테마를 다루는 책은 더욱더 그러할 것이다. 놀면서 배우는 시리즈의 책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에게 지루하지 않으면서 국어 3력을 키워줄 수 있게 이 책을 끝까지 하도록 할지 고심한 흔적이 이제야 보인다. 초등국어연구소에서 지으셨고, 유희수님이 그림을 맡으셨다. 카시오페아의 서적을 구매하거나 받으면 이 글귀 한번 안 읽어본 이 없을 것이다. 「느리지만 꾸준히, 조금씩 야금야금, 성장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며 거북이 얘기. 인상에 남는다. 알아주는 이가 있으리라 믿으며 꾸준히 서적을 배송시 넣어보내시는데 나는 그 정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이어서 서평을 쓴다.

감수자의 말 코너로 시작한다. 아이에게 그저 책을 건네지말고, 나부터 읽어보자.

그리고 시작하기 전에 이것만은 꼭! 정말 놓치지 말고 읽고 아이와 다짐도 해보길 당부드린다.

차례를 훑어보면 다음과 같다.



한권 끝 계획표 잊지말고 아이와 같이 살펴보며 확인하며 최고 멋쟁이 이름을 적어보자.

사자소학은 읉조리면 많이 들어봄 직도 하고 대략 유추가 되기도 했는데, 명심보감은 한자 뜻대로 마음을 밝게하므로 부모도 같이 공부하여 볼 만한 가치가 있다. 구절의 뜻이 인생을 살아가는 어른이라는 인간에게도 새길 만하니까 말이다.

1주 착한일•계선 편과 6주 인내와 절제•계성, 8주 사람 간의 예의•준례편은 교과 도덕3학년, 2주 만족하는 삶•안분 편, 10주 좋은 친구•교우 편은 도덕 5학년, 3주 가족, 친구 간의 예의•안의 편과 4주 맑고 청렴한 삶•정기편은 도덕 4학년, 5주는 겸손하고 정의로운 삶•존심 편, 7주 공부의 즐거움•근학, 9주 바른말•언어편은 6학년 과정과 연계되어 있다고 안내된다.



사자소학과 형식면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다. 완주하는데 지루하지 않고, 버겁지 않게함에 많은 부분 신경을 쓰면서 담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통하여 우리는 명심보감의 글귀 한 구절을 외우고 한자의 그 뜻과 음을 앎이 아니라 꾸준히 성실하게 내가 하고자하는 목표를 이루어 내어 그걸 통해 성취감과 자존감을 높이는데 의의를 두는 게 어떨까? 21세기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하루 10분 마음으로 구절을 읽고 보고 마음으로 그 뜻을 새겨보는 과정을 꾸준히 함으로서 얻는 것은 구절을 암기하고 한자를 앎보다 훨씬 멀리 보고 깊게 아이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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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중 50% 이성 친구
꼬마곰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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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스테어즈에서 나오는 마음학교 시리즈4편 「내 친구 중 50% 이성친구」는 글과 그림 모두 꼬마곰이다. 꼬마곰에 대한 소개가 없어 궁금하다. 의아해하며 일단 머리말을 보기 시작했다.



우리집 첫째 아들은 두루두루 친하긴 하나, 다른 남자아이들보다 여자친구들과도 아주 어릴적부터 잘 어울려 지내는 모습이였다. 어릴 때는 자연스럽게 봐서 낯설지도 않았는데 초등학교 가면서부터 여자 친구들과 어울려 놀때면 남자친구들이 ‘너 〇〇좋아하니?’ 혹은 ‘너희 둘이 사귀니? 고백은 했어??’라는 말을 하며 키득거리는 모습에 기분이 좋지 않아져서 하교 후 엄마인 나에게 와 상한 기분과 마음을 위로받곤 한다.

벌써 10살이 되어 잘 어울려 지내는 것도 좋지만, 남동생만 있는 첫째 아들은 아무래도 이성인 여자친구와 놀 때 보이지 않는 낯섬과 차이가 존재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런 부분도 긍정적이고 자연스럽게 이해를 하며 배려하는 건강한 이성친구를 만들어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고 평을 적어 보려한다.

총 11장으로 이루어져있고, 그림으로 자연스럽게 구분지어 놓았다. 1-2장, 3-5장, 6-8장, 9장-11장 이렇게 말이다.


글을 읽기 전부터 그림이 너무 재미지다. 이쁘게 좋게 바르게 꾸미는 그림이 절대 아니다. 그러나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리얼리티가 있다. 장마다 중간에 환기되어지는 구간 「김심리의 심리상담소」라는 코너가 있다. 심리이론이라면 이론을 딱딱하지 않게 에피소드에 맞게 그리고 다시 그 코너속에서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이해를 이끌어준다.

1장에 취향이 너무 달라요에서는 유사성의 원리가 등장한다. 우리 부부도 연얘할 때는 유사성의 원리로 죽이 잘 맞았으나, 결혼하고 살아가며 서로 다 아는 것 같고 다 잘 맞다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많은 부분이 다른 면도 있다는 걸 읽으며 떠올려봤다.

2장 친구로서 좋아하는 건지 이성으로서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어요를 정말 진지하게 읽었다. 정말 이 상황에 우리 첫째가 놓여있기에 나는 그를 격려하고 슬기로운 관계를 맺길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이 장을 보며 부모이자 어른으로서 나의 조언이 임시방편같은 소리였구나를 깨달았다. 26쪽에 너무 친하면 사귀어야 하는 건가?


진짜 여자와 남자는 친구가 될 수 없는 거야? 김심리의 심리상담소를 찾은 두 친구. 친밀감, 헌신, 열정으로 된 사랑의 삼각형 이론이 나온다.



계속해서 책을 읽어가면서 초등 중학년에서부터 사춘기가 오기 전 아이들에게 정말 적합하고 읽어보길 권한다. 이성친구에 관한 이야기로서 그 나이 또래에 본인이 느끼는 심리에 대해 짚어나가기 좋다. 김심리 상담소에서 다루는 심리에 관한 이론이나 어휘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인 나에게도 익혀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니 필수라고 생각된다. 이런 감정 심리를 다루는 어휘를 이런 책을 통해서 접한다면 그 시기 또래에서 흔히 보고 듣고 느끼는 어휘라 학습으로 느껴지지도 않으면서 본인의 심리를 알아가고, 표현력도 길러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3장의 김심리 상담소가 말하는 질투와 열등감에 대한 내용은 그림과 글이 찰떡 궁합이다. 아이한테 그냥 이 책을 읽어보라고 싶다. 내가 일장연설하는 것보다 아이가 읽고 일장연설 하는 것을 듣는 편이 현명할 거다.

4장에서는 에펠탑 효과라는 게 나온다. 어른인 나도 생소하다. 이건 아이들만 읽는 책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나의 어릴 적 첫사랑인지 이제 잘 알 수 없는 사랑앓던 시절 초6때 일을 얘기해본다. 전학 온 남학생을 좋아하게 되자, 학원을 마치고 그 친구 집앞을 거쳐서 우리집을 가기 시작했다. 그땐 자존심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고백할 용기가 없었던 게 사실인 것 같은데, 그때 내가 에펠탑효과를 기대했던 모양이다.



전학 온 남학생은 늘 그렇듯 호기심의 대상으로 일단 인기가 있게 된다. 그리고 축구도 잘하고, 남자아이들과도 금새 친해져 어울리기 바빴기에 나 같은 아이는 같은 반에 있는 줄도 모르게 무관심하게 느꼈다. 그러던 어느 비가 오는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학원 마치고 그 남자친구 집이 있는 골목을 향해서 가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우산 속으로 확 들어와 놀랐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이 지금까지도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다. 두근거리는 내 심장 소리가 빗소리에 묻히듯 난 앞만 보고 무심하게 걸었고, 그 남자아이는 내 옆에 딱 붙어 가다가 이내 자기 집으로 들어가버렸다. 날 알고 있다니, 날 기억하다니, 집에 와서 혼자 난리였다. 한편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걸 들켰을까봐 조마조마해 하기도 했다. 난 너무 소심한 아이였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줄 알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걸 배우지 못했다.

긴장이 될 때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거리듯 알고 있는 사실인데도 정확한 정보가 기억나지 않아 혀끝에서 맴돌다가 말로 표현되지 않는 현상인 설단 현상도 등장한다. 이런 어휘는 사회나 과학시간에도 나오지 않는다. 가스라이팅을 요즘 아이들도 많이 들어봐서 입에 올리지만, 어른도 마찬가지로 올바르게 알고 쓰는 사람이 많지 않다. 가스라이팅에 대해서도 그말의 유래부터 행위를 그림과 함께 설명하여 준다.

6장에서는 램프증후군이 나오는데 나에게도 해당되는 현상이더라. 근심, 걱정, 불안이 커지면 실제보다 더 민감하게 쓸데없이 하게 되어 과잉 근심이라고도 한단다.

핑크렌즈 효과는 듣는 순간 뭔지 짐작이 갔다. 콩깍지!

8장은 남자친구, 여자친구 할거 없이 요즘 친구들이 꼭 알아야 할 에피소드이자 심리가 등장한다. 세계적으로 사회적으로 심각한 범죄로 부각되는 그루밍 범죄다.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뜻하는데 심리적 지배로 인해 성범죄의 대상이라는 인식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 같은 범죄가 대부분 발생하고 있다. 아이들의 올바른 인터넷문화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우리아이들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9장에서는 지나치게 겉모습이나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는 우리 문화에서 외모지상주의라는 말이 나오듯이 헤일로 효과라는 심리 용어가 등장한다. 인물을 평가 할 때 그 사람의 외모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을 경우, 그 사람의 지능이나 성격등도 좋게 평가하는 일을 말한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편견이라는 걸 알아야한다.

10장 「헤어진 여자 친구가 자꾸 떠올라서 힘들어요」 에피소드를 읽으며 우리 아들에게 일어날 일을 상상 해 본다. 모리가 헤어진 여자 친구를 잊으려고 노력했지만, 반대로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이 반동효과라고 한다. 이런 반동효과를 줄여 나가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 타인에게 말하는 것만으로도 반동 효과를 줄일 수 있다는데 말하기 힘들다면 비밀 일기에 적어도 좋고, 부정적인 감정을 글로 적을 때 말하지 않을 때보다 더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고도 한다. 난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러나 현실은 학업에 충실해야할 학생으로서 학습이 뒷전이고 이성과의 결별로 반동효과를 보이고 있으면 부모로서는 속이 터질 일이다.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스려 좋은 경험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또 바란다.

마지막 11장은 내가 언제 나오나했던 내용을 다룬다. 이성친구와 절대적인 규칙이라고나 할까? 난 그렇게 생각한다. 성적 자기 결정권은 그런거라고.

끝까지 다 읽고 나서 꼬마곰 작가님에 대해 더 궁금해진다. 김씨일까? 김심리라고 책에서 나와서 말이다. 그 자리에서 후루룩 읽어낼 정도로 몰입도 되고 이해도 잘 되며 느낌도 좋다. 나의 아이에게도 이 책을 권하면서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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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말 - 작고 - 외롭고 - 빛나는
박애희 지음 / 열림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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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서평하게 된 이유 중 단연 표지이다. 표지에 정다은 일러스트가 참여하였음을 밝히며 덕분에 이 책에 손이 가게 되었음을 감사를 표한다.


작가의 말에서 나오는 우리 집 어린이 J는 작가님의 자녀이다.

이 책을 쓰게 된 쓰고 싶었던 이야기가 특별한 계기가 아닌 마치 나의 이웃 애기집 그 엄마의 이야기 듣듯이 편하게 들리는 느낌이 책장을 빨리 넘기고 싶게 한다. 나도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의 자녀들이 떠오르며, 잠시 잊고 있었던 그 때 아이들의 목소리와 그 목소리에서 전해지던 표현들을 떠올리게 한다. 마치 오래 전에 사용하고 보관해두었던 핸드폰을 꺼내 그 안의 과거 아이들과 함께 했던 영상들을 보게 될 것 같은 기대와 설레임이 부풀어 오른다.

5장으로 이루어져있다. 앞 표지는 주로 연핑크 빛이라면, 속은 보라 빛의 색감이 주를 이룬다.



표지에 있던 그림요소들이 글 속으로 뿌려지는 분위기다.

있지, 너희의 그 마음들이 너희를 지켜줄 거야.

너희는 괜찮을 거야.

글을 읽으며 나도 작가가 하는 말처럼 아이들 곁에 있으면 자꾸 욕심이 생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이 말이다.

우리아이들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왜’라는 질문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이 줄어 든 게 사실이다. 이런 저런 이유가 머릿속으로 대충 떠올려보아도 긍정적인 이유가 아닌 것들이 대부분이라 씁쓸하다. 아직은 그래도 특히 식탁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물어보고 주고 받고 있으니 새삼 그 시간이 소중하다는 걸 스치듯 깨달으며 책을 이어 본다.

“그래, 너 좋을 대로 실컷 말하려무나. 난 상관없어.”

한없이 떠들어대던 앤에게 매슈 아저씨가 너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했던 말을 아이에게 전하고자 되뇌여 본다.

나의 어린 나를 떠올려 본다. 어린 나도 박애희 작가가 얘기한 것처럼 나만의 놀이를 하며 결핍을 채우고 외로움을 달래면서 누군가의 도움없이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배워나갔구나 하는 걸 40대가 되어서야 ‘그랬구나~. 그런거구나.’ 하게 된다. 멋쩍다. 그걸 잊고 멀리 온 기분이랄까? 공허하기도 하고 멋쩍다는 표현이 떠오른다.

안데르센이 한 말로,

“그냥 사는 것으로는 안 된다. 햇빛과 자유, 좋아하는 작은 꽃 한 송이는 있어야 한다.”

결혼하고 출산과 육아하는 최근 10년동안은 10대를 함께한 바비인형도, 20대를 함께한 음악들도, 끄적임의 모든걸 간직한 일기도 전혀 없었다. 남의 시선과 누가 정해놓은 건지 모를 세상규칙에 따르는데 급급하게 살아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행복하자고 한 결혼이고, 행복의 결실인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말이다.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상실인가 외면인가 지금 글을 쓰며 고심을 한다. 난 날 잃고 살아 온 것도 맞고, 모르는 척 한 것도 맞다. 이 책을 읽으며 초반에 이런 걸 상기시키게 되리라곤 정말 예상 밖이다. 숱하게 듣고 본 육아멘토들의 공통적인 이야기가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가정이 행복하다. 엄마의 행복이 우선이다.’가 이제야 깊숙이 이해가 된다. 웃기게도 이 책을 읽으면서 말이다. 난 지금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

작가는 어느 책이나 영화등의 한 글이나 대사를 인용하여 담았다. 이런 부분도 방송작가 다운 표현이라고 여겨지고 공감을 더해 주는 효과가 있다.



어느 덧 우리 아이에게 나라는 존재가 더글라스 아줌마가 되어있는게 아닌가 자고 있는 아이를 보니 짠하기도 하고, 글을 읽으며 작가님께 공감과 위로를 받는 느낌도 든다. 나도 사나운 루시일지도 모른다.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어떻게든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수많은 돌덩이를 가슴에 안은 채 마음껏 날지 못하고 퍼덕거리던...’의 대목에서 왈칵 위로를 받게 될 줄이야. 글이 마음을 위로 하는 걸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다.

아이들은 모두 그렇게 엄마를, 어른을 견디고 있었구나...

우리 아이도 나를 이해하고 헤아려주기 바쁘게 오늘 하루를 보냈겠지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저린다. 나도 우리아이처럼 그럴 때가 있었다. 때론 버겁고 이해하기 힘들기도 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기에 온전히 고스란히 무방비하게 버틴 기억이 스쳐지나간다. 그런 내가 어른이라고 부모라고 우리 아이에게 어떻게 하고 있는지,,, ‘샌드백’이라는 단어가 내 마음을 쓰리게 한다.



단단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진짜배기 구슬을 기억하자.



영화 ‘우리들’을 좀 보고 싶어진다.

“어제 이야기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전 어제의 제가 아니거든요.“

부끄럽지 않은 어른으로 마주 서려면, 나 또한 어제의 나를 버리고 날마다 새로워져야 할 것이다.


작가님의 한마디를 나도 강하게 속으로 외쳐본다.


“우리 아이를 잘 부탁해!”



30년 후 나의 아들딸에게라는 제목으로 글쓰기, 고치고 싶은 나의 습관에 관한 글 소개를 보고 응원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 아들은 뭐라고 써 내려갈지 궁금하기도 하다. 어린이들의 고충과 인내를 알게 되니 나도 마찬가지로 심심한 사과와 위로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나도 김연수 작가의 다정한 당부를 떠올리며, 내가 걷고 있는 길도 또 나를 보며 걸어가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멈추지 말고 계속 걸어가 보자고 알프스 소녀 하이디를 떠올리고 싶다.


몇일 전에 열 번 째 생일을 맞은 우리 첫째가 있어서 열 살, 초3이 언급되니 감정이입도 잘 되고, 공감과 몰입이 쉽다. 「순재와 키완(오하림 글)」 이란 책도 읽어봐야겠다.


“엄마는 내 마음을 알아줘요.”

「엄마 사용법」에 나오는 문장이다. 나도 어릴 적 바쁘고 바쁜 엄마였지만, 언제나 내 마음을 알아줘서 그 힘으로 바쁜 엄마를 이해하고 기다린 것 같다. 그게 얼마나 큰 힘인지 모른다. 정작 내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보니, 아이에게서 과연 그 한마디를 들을 수 있을지 요즘 나는 부끄럽다. 그러나 글에서 보듯이, 자라기 위해서, 슬픔을 잊기 위해서, 행복하기 위해서, 살기 위해서, 내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내 편이, 한결같은 사랑과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는 존재가 간절할 것이다. 그게 내가 해야하는 역할임을 잊지 말자!



“너는 자라 네가 되겠지..... 마침내 네가 되겠지.”

내가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할 글귀라고 생각한다. 필사라도 해야겠다.


과거 속의 어린 나에게 얘기해주는 듯 하기도 하고,

나의 아이에게 마치 내가 되뇌어보는 듯 하기도 하다.

마치 작가님이 나인 듯한 착각이 든다.






“그건 절대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엄마가 되고서야 마흔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나는 우리아이의 마음도 물론이거니와,

어린시절 내 안의 어린 아이를 보았다. 이들 두 어린이의 마음을 처음엔 떠올려 보고, 그들의 마음에는 어떤 그림들이 그려지고 있는지 그 비밀을 알아 낼 수 있다면, 어쩐지 이전보다 행복해질 것만 같았다. 정말이다. 더 좋은 양육자가, 더 괜찮은 어른이 될 것도 같다.




이 책을 읽다보면 명작이라 불리는 책들이 소개된다. 이을 통해 어릴 적(어린이) 나를 돌아보게 되기도하고 지금에 나(어른)와 나의 자녀(어린이)를 알아가게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한다. 그 명작을 새롭게 읽고 싶어지기도 하고, 아무 생각없이 영화를 감상에 젖어 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뒷커버에 있는 글귀마저 놓치기 아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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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곤충기 6 -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큰배추흰나비 여행 파브르 곤충기 6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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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파브르 곤충기 6,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큰배추흰나비 여행이라는 테마이다.


도서 라운드에 ‘곤충들아, 너희들의 세계를 보면 내 영혼이 전율하는 것 같구나. _장 앙리 파브르

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파브르의 곤충사랑의 정도가 한 인생을 바칠 만큼 영혼의 떨림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고, 그 떨림은 아름다운 가치로 우리 곁에 길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큰배추흰나비는 번데기를 어떻게 만들까?

나는 배추흰나비가 배추색을 띄어서 그저 배추흰나비인 줄 여겼다. 정말 무식이 용감한 생각이였다는 걸 또한번 느꼈다. 양배추를 아주 좋아해서 붙어진 이름이다. 양배추를 재배하기이전에도 나비는 이 세상에 있었는데 그 아주 오래전에는 무엇을 먹었는지 궁금해진다. 큰배추흰나비의 애벌레들은 먹을게 충분치 않아 야생 식물을 먹게되었는데 그게 네 장의 꽃잎이 십자가 모양으로 피어서 십자화라 부르고 사람들은 유채과 식물이라고도 부른다. 유채과 식물은 사람들도 좋아했단다. 그래서 단단하고 맛없어 보이는 양배추를 크고 두껍고 잎이 많이 단린 양배추로 믿기 어려울 만큼 바꿔놓았고, 양배추류의 식물이다.

무려 200개나 되는 알을 낳지만 어디선가 알벌들이 날아오기 시작합니다. 알벌들은 나비의 알사이사이에 자신의 알을 낳는다. 알 껍질에는 꽁대기에서 바닥까지 약 20개정도의 줄이 세로로 나있습니다. 어떤 알에서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깨어나지 않았는데, 바로 알벌들에게 공격을 당한 알들이었습니다. 알벌들의 새끼들이 나비 알을 먹고 자랐기 때문입니다.

아이와 읽으면서 마치 뮤지컬 한편 느낌을 받았다. 대사에 멜로디를 붙여 부르듯이,,,

"가까이 하면 안돼~! ~♬~~ 아는 척도 마!!,,,, 큰배추흰나비가 될 때 까지~♪"


파브르 씨가 살고 있는 프로방스 지방이 궁금하다는 아이,,, 지리에 관심을 가지려나~

"우리는 배추나비고치벌의 애벌레라네~♪ 이빨도 단단한 집게도 큰 턱도 없지만 마실 수는 있다네~. 맛있는 수프처럼 초록색 피를 마신다네~!♬♪"

아이와 이제는 이런 소절이 나오면 자유롭게 리듬을 붙이고 재미나게 운율을 타며 읽어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파브르와 손녀루시의 곤충여행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자 특징은 어느 페이지 한장 그림없이 글밥만 있는 장이 단 한장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이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뮤지컬 한편 보듯이 곤충의 시점으로 빠져들어가 몰입이 됩니다. 그림이 이처럼 글에 분위기 연출과 극적효과를 주는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장 앙리 파브르가 살아계신다면, 열림원에서 이런 디자인과 편집에 극찬을 하거나 오히려 감사를 표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귀엽다. 귀여운 꿈틀이~



애벌레가 드디어 번데기가 되고,,, 이 그림을 보며 아이가 조마조마 해 합니다.

저희집 아이의 말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기형이 많이 생겨서 건강한 우화가 되지 못하는 확률이 크다나요?


아이가 숨죽이며 그림과 글에 몰입하여 번데기를 간절히 응원하는 모습이 뭉클하기 까지 합니다.


이런 페이지의 내용에선 글을 적극적으로 앞으로 내세우고 그림은 편지지처럼 배경으로 깔아준 점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저희 아이가 가장 멋지게 생각하는 곤충 중 단연 사마귀입니다. 그 다음이 거미,, 거미는 곤충과는 아니지만요. 어쨌거나 사마귀 다음으로 거미인데 생태계의 섭리,, 자연의 이치를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이런 부분에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하얀 날개를 사마귀에게서구해 준 수컷이 하얀 날개 주위를 빙빙 돌며 짝짓기 하자는 신호를 보내는 장면은 핑크빛으로 하얀날개와 꽃과 꽃잎의 색조화가 절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하얀날개는 오랜만에 양배추밭을 향해 날았습니다.

이렇게 나비의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하얀날개는 자기를 낳아 준 엄마처럼 알을 낳기 위해 이곳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크고 맛있는 양배추~♬ 아기들이 좋아한다네~! 크고 도톰한 양배추♪ 아기들을 자라게 한다네~♬ 크고 잎 많은 양배추 튼튼한 아기로 만들어준다네"


저희 아이는 마치 애니메이션으로 된 동화이야기 읽은 느낌이 든다네요. 그리고 양배추를 보면 혹시나 나비 애벌레가 있지 않을까 궁금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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