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의 심리학 - 타인은 언제나 기회이자 위협이다
신지은 지음 / 김영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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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을 바라면서도 관계는 왜 이리 어렵고 피곤한가. 『연결의 심리학』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해 인간 사회성의 본질을 들여다본다.

1부 ‘다가서고 경계하는 사회성의 두 얼굴’에서는 관계의 양면성을 이야기한다. 모든 관계가 쉽지만은 않다. 때로는 타인에게 다가가고 싶으면서도 상처받지 않기 위해 거리를 두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나를 소모시키는 관계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면서도 기꺼이 서로를 보살필 수 있는 관계에 마음을 기울이는 것이다. 관계를 맺고 연결되려는 마음 자체가 귀하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2부 ‘비교하고 경쟁하는 사회성의 두 얼굴’에서는 타인과의 비교에 잠식되지 않는 삶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저마다의 사다리를 오르는 여행자와 같다. 그러나 남이 어디까지 올라갔는지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내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는 잊기 쉽다. 나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 필요하기에 존재한다는 믿음, 그리고 남의 목표가 아닌 나만의 목적지가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쉽게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 흔히 길을 잃었다고 말하지만, 어쩌면 남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려 할 때 비로소 길을 잃는 것인지도 모른다. 각자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면 길을 잃었다는 말의 의미도 달라질 것이다.

이 책은 사회성이 단순히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능력이 아니라,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생존 방식임을 일깨운다. 다양한 사회성의 모습을 이해한다면 타인과 자신을 향한 날 선 시선에서도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서툴고 부족했던 모습마저 그 순간의 최선이었음을 받아들이고 다시 삶이라는 항해를 시작할 수 있도록, 이 책이 마음을 붙잡아 주는 닻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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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오디세이 ㅣ 메이트북스 청소년 1
호메로스 지음, 정영훈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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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의 〈오디세이〉는 서양 고전의 대표작이지만, 방대한 원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일은 청소년에게 쉽지 않다. 『청소년을 위한 오디세이』는 작품이 시작되기 전의 이야기를 꼭 필요한 내용 중심으로 소개하고 주요 등장인물도 안내한다. 그러면서 인물과 배경을 모두 파악하려 애쓰기보다 우선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집중해 보라고 권한다. 방대한 이야기를 과감하게 줄이면서도 꼭 만나야 할 장면은 생생하게 살려, 독자가 오디세우스의 긴 귀향 여정을 끝까지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다. 원전에 도전하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책이다.

특히 작품 해설에서 소개하는 네 가지 관점이 인상적이다. 첫째,〈오디세이〉는 모험담인 동시에 20년 만에 가족이 재회하는 귀향 서사다.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와 오디세우스가 고향에 돌아온 뒤 정체를 숨기고 구혼자들과 대결하는 과정까지 살펴보면 작품의 전체적인 의미가 더욱 선명해진다.

둘째, 시간순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고 과거를 회상하는 ‘인 메디아스 레스’ 기법이다.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모험을 직접 들려준다는 점에서, 무엇이 일어났는지만큼이나 누가 누구에게 이야기하는지도 중요해진다.

셋째는 고대 그리스의 환대 관습인 ‘크세니아’다. 낯선 손님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일은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사회의 질서를 지키는 의무였다. 폴리페모스와 이타카의 구혼자들, 파이아케스 사람들의 모습을 비교하면 환대가 인물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임을 알 수 있다.

넷째는 신과 운명, 인간의 선택과 책임이다. 인간이 모든 상황을 결정할 수는 없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는 선택할 수 있다. 이처럼 네 가지 관점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오디세이〉의 깊이를 더욱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다. 오늘날 ‘odyssey’가 파란만장한 여정이나 긴 모험을 뜻하는 말로 쓰이는 이유까지 실감하게 한다는 점에서, 원전이 어렵게 느껴지는 청소년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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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어벤저스 13 - 소비자 기본법, 정당한 권리를 찾아라! ㅣ 어린이 법학 동화 13
고희정 지음, 최미란 그림, 신주영 감수 / 가나출판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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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어벤저스 13』은 두 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첫 번째는 유행하는 인형 키링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면서 변호사 어벤저스가 공익소송에 나서는 이야기이고, 두 번째는 미성년자인 어린이가 부모의 카드로 온라인게임 아이템을 결제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이다.


 이번 편에서도 시리즈의 특징인 사회·경제·법률 용어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환경호르몬은 무엇인지부터 어린이 대상 제품에 필요한 각종 인증, 환불과 리콜, 유통, 스마트컨슈머, 소비자단체, 소비자 분쟁, 전자상거래에 이르기까지 평소에는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용어들을 그림과 대화로 자연스럽게 소개한다. 그래서 단순히 용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문제와 연결해 이해하게 한다.

 고소장과 공익소송 등 법률과 관련된 내용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법률 지식만 나열하지 않고 사건 속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를 함께 따라가게 한다. 특히 초등학생을 비롯한 어린이 독자들이 학교와 친구 관계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고민과 갈등도 이어지고 있어 이야기에 대한 몰입감을 더한다.


 법을 어렵게 설명하는 대신 아이들이 살아가는 일상 속 사건으로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사회를 이해하고 자신의 권리와 책임을 생각하게 하는 것. 이것이 『변호사 어벤저스』 시리즈가 가진 매력인 것 같다. 법학동화라는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도 계속 이어져 다음에는 또 어떤 사건과 성장을 보여줄지 궁금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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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왕이 될 수 없다면 왕을 만드는 자가 되어라 ㅣ 한국철학전집 3
정도전 지음 / 결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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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왕조를 세우는 데 공을 세우고 이성계를 도운 뛰어난 참모. 정도전을 우리는 대개 그렇게 기억한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던 정도전의 모습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정도전은 눈앞의 상황만 보는 사람이 아니었다. 전체를 바라보고 시대의 흐름과 구도를 읽어내는 능력이 뛰어났기에 고려 말의 문제를 일부 고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결국 나라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길을 선택했다. 새 왕조 조선의 첫 설계도라 할 수 있는 법전을 직접 맡아 쓴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왕 한 사람의 능력이나 판단에 따라 나라가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설계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정도전이 이루고자 했던 목표였다.

그렇다면 새로운 왕조를 세우는 과정에서 충분히 왕이 될 수도 있었던 정도전은 왜 스스로 왕이 되려 하지 않았을까? 바로 이 질문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다. 정도전은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알았다.

누군가를 돕고,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조직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드는 것 역시 커다란 능력이다. 정도전은 바로 그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역시 내가 어느 위치에 있느냐보다 주어진 상황과 흐름을 얼마나 정확히 읽고, 내가 가진 능력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국내 상황 속에서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리더의 자리에 오르지 않아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이끌고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남이 정해준 자리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알고 나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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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정한 방식으로는 결코 나를 담아낼 수 없다 ㅣ 한국철학전집 2
세종 지음 / 결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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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이라면 열 살이 되지 않은 아이라도 세종대왕을 알 것이다. 나 역시 세종대왕 하면 백성을 가엾게 여겨 훈민정음을 만들고, 신분보다 능력을 중시해 장영실 같은 인재를 발탁한 자비로운 성군의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이 책은 대중이 그려온 위대한 왕의 이미지에 가려진 세종의 진면모를 보여준다.


세종은 철저한 실용주의자이자 치밀한 설계자였다. 훈민정음 창제에서는 언어가 지식과 권력의 힘이라는 구조를 꿰뚫었고, 황희·장영실·신숙주뿐 아니라 반대편에 있던 인물까지 적절히 활용하며 조직의 균형을 설계했다. 원칙과 융통, 강경함과 유연함을 상황에 맞게 배치하는 모습에서 좋은 리더십 역시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설계의 결과임을 느꼈다.

읽을수록 ‘세종은 천재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의 진짜 힘은 천재성만이 아니었다. 나라의 시스템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끝까지 실행해낸 힘이야말로 세종을 위대한 왕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그래서 책을 덮으며 나 자신에게 묻게 되었다. 나는 주어진 상황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리며 살지는 않았는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내가 가진 것 하나를 내려놓고, 스스로 삶을 설계하려 노력했는가. 더 나아가 나는 지금 살아가는 목표를 분명히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내가 죽은 뒤에도 남아 있을 만한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세종은 자신의 삶을 넘어 나라의 시스템과 백성의 삶에 오래 남을 변화를 설계했다. 그런 세종의 삶을 다시 바라보며, 나 역시 무엇을 남기기 위해 살아갈 것인지 내면에 질문을 던지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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