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만난 전쟁사 - 승자와 패자의 운명을 가른 역사의 한 장면
이현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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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히, 전쟁 이야기를 표현해 놓은  명화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시작한 이 책은 애초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표지부터 다양한 그림들이 있지만 페이지마다 관련 사진, 명화, 일러스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우선 눈이 즐겁다. 그런데 읽어가면 갈수록  큰 흥미와 새로이 알게 되는 내용들이 많아서 더욱 손에서 놓지 않고 끝까지 읽어가게 만들었다. 


사학을 전공한 기자 출신의 작가가 풀어 내는 이야기, 그것도 무기와 전쟁 관련 이야기는 어떨까,.

그 출발은 그림 감상에서 시작한다. 그림 속에 나타내어진 내용이 어떻게 역사 속 이야기와 관련이 있는지 파고 들어간 작가의 노고 덕분으로 독자에게까지 관심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역시 그림 하나 보는 것도 그 너머를 들여다 보려는 의지를 가져야 겠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 


내용은 읽을거리로 차고 넘친다. 


'전쟁의 승패는 늘 사소함에서 갈렸다.'

이 부제처럼 군복하나에, 무기 하나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다.  조선시대 사극 드라마에서 보아 오던 포졸복 입은 병사들이 정말 그 얇은 천으로 된 군복만 입고 전투에 임했을까, 장기판의 <차>는 왜 앞 뒤로만 움직일까, 같은 일상 속 늘 접하던 것들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이유를 알게 한다.  물론 이와 관련한 조선시대 그림들도 등장하니 더욱 사실감이 넘친다. 전차를 사용했던 그 때 그 시절에는  옛날 말의 크기가 현재 개 크기보다 조금 더 컸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래서 전차가 나오게 된 이유가 된다. 전차 하면 그 유명한  벤허 영화에서 전차 경주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설명으로 이어졌다. 


'탐욕의 참극'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의 사랑이 빚어낸 결과는 무엇이었나. 사실 이 소재는 영화에서 잠시 지나치듯 봤었는데 이제는 내용을 확실히 알게 된 부분이다. 또한 전쟁에서 시간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도록 발전하게 된 과정은 오늘날 손목시계를 차게 된 이유가 되었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줄서서 한 발씩 총을 쏘던 그 옛날 전쟁 방식에서 벗어나게 할 수 밖에 없었던 무기의 발달이 그 원인이었다. 이로써 시간의 정확성은 학교 교육에서 시간을 읽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피에 묻힌 진실'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용병에 관한 이야기는 프리랜서로 부터 시작하지만 새로운 내용들이 듬뿍 담겨있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 중 하나인 스위스 용병 부대원들의 희생과 헌신, 그리고 이것이 적십자 활동으로 이어지기 까지의 내용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부분이다.


그 외에도 예전 접했었던 약탈 문화재 관련 도서, 최근 읽었던 월터 스콧의 아이반호에 등장했던 기사들 까지로 연결되는 이야기가 아주 다양하다.


전쟁은 국가의 흥망과 생존이 걸린 , 이 부분은 머릿 속에 저장이 되어진 누군가가 했었던 말 같기도 한데, 인간이 벌일 수 있는 가장 사치스런 활동이라는 말도 생각이 난다. 그만큼 인간 역사를 새로 쓸 만큼 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명화로, 문학 작품으로 새로 태어나고 영화 속 주제로 재 구성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충분하겠다. 그림을 보면서 어떤 역사 속 이야기와 연결되는지 하나 씩 살펴 본 저자의 이야기마다 일반 상식처럼 연결되어지게 하는, 이것 하나, 혹은 그 배경 이야기 정도 쯤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부분들도 많이 차지하고 있음에 기대했었던 그것 이상으로 더 알찬 독서가 되어 주었다. 이 생각은 다른 독자들도 함께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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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반호 ㅣ 현대지성 클래식 12
월터 스콧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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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바야흐로 피지배자인 앵글로색슨 족과 정복자 노르만 족 사이에 갈등이 심각할 시절, 그들에게만 통용되던 언어까지 따로 있었던 그 때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문장이 대단히 묘사적이고 현란하며 풍부하다.

그리스도 종교적인 분위기도 지배적인 이 시대였기에 말의 서두에는 '신께 맹세코, 성 조지에게 비노니, 성모 마리아의 후광에 힘입어', 와 같은 말들이 거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 당시 시대적인 배경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그다지 낯선 일도, 거슬릴 표현도 아닌, 오히려 그 시대의 색채, 분위기를 더욱 잘 느끼도록 해 주는 대사법이기도 하다. 등장인물 하나하나마다 그 성격이 드러나도록 저자의 묘사와 서술은 짧지 않다. 이런 것에서 중세 기사들의 활약과 움직임, 내적인 갈등, 종 신분의 행동과 사고 등을 독자에게 잘 전달해 주는 맛이 아주 맛깔나다. 오랜만에 이렇게 의미가 깊고 눈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철저한 묘사 방식의 문장을 다시 읽는구나, 생각하게 하는, 이런 이유로 고전이 되었던가 싶은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등장인물들도 다채롭다. 수도사, 잉글랜드 귀족의 후손, 유대인과 그 딸, 그리고 가장 중세를 빛내게 하는 기사들, 그들의 창과 칼, 말을 타고 달리는 그들의 위엄, 그 위에 사자왕 리처드가 있다.


로더우드의 세드릭을 찾아가는 수도사들은 하루 묵어갈 장소와 먹을거리를 찾아 가는 길에도 당당하기만 하다. 종교적, 민족적 부분에서 이미 자존심과 거만함으로 우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에 사용하는 언어 조차 완전히 다른 두 민족들 사이에서 그들 두 민족을 이어주는 혼성어까지 별도로 존재한다니 두 민족간에 어지간히 섞이지 못하는 반목이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길을 물어 볼 때에는 아래 계급이 사용하는 언어로 물어 보더니 그들 사이에서 나누는 대화는 우아한 노르만 프랑스어이다. 이렇듯 신분과 민족과 직업, 종교의 차별이 뚜렷한 시대, 사자심 리처드 왕이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여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을 타서 그의 동생 존 왕자가 형의 자리를 차지하려 도모한다. 그 아래 기사들, 향사들, 광대와 노예들, 귀족과 천민이 있고 그리스도인과 유대인이 이리저리 섞여 만들어 내는 삶들이 흥미로운 이야기로 탄생하고 있다. 

여기에 아리따운 공주, 로웨나와 유대 처녀, 레베카의 등장은 전체 이야기에 어떻게 필수적인 조건이 되어 줄까, 끝도 없이 이어갈 것만 같다.

 


"아이반호" 라는 제목만으로는 어떤 내용이 펼쳐질 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사실 아이반호는 영지의 이름이고 사람으로서는 아이반호의 윌프레드 임을, 책을 읽으면서 나타나게 되는 이름이다. 저자는 바로 이런 점을 의도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무슨 내용이 펼쳐질 지 상상 할 수 없게 만들고 싶어하는  저자의 의도만큼이나 내용은 아주 다채롭다.  44장까지 이어져 가는 내용에는 각 장 마다 하나의 무대를 보는 것 처럼 등장인물의 말과 행동들을 다양하게 묘사하고 있다. 막이 오르고 막이 내리고, 연극 무대처럼 각 장이 이어져 가는 동안 아이반호는 언제 등장할까, 마상 시합날 벌어지는 경기와 우승자, 그리고 이름도 얼굴도 밝히지 않는 기사, 베일에 가려진 흑기사 등 등장 인물들이 어떻게 나아갈지 읽어가면서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 구조인지라 700 페이지 가까운 내용이  어느 새 그 끝을 보이는 때가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노르만이 정복한 프랑스와 영국, 그리고 이어지는 그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벌어졌던 리처드 왕의 흔적, 그를 충성으로 모셨던 기사 윌프레드, 이 들 주변을 에워쌌던 그 중세 사람들의 이야기는 조금 더 나아가서 생각해 본다면, 오늘날의 영어가 어떻게 정착되어 졌는지, 그 분위기 또한 짐작할 수 있고,  대단했던 종교적인 힘이 얼마나 사람들 위에 지배하고 있었던지도 또한 잘 살펴볼 수 있게 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스코틀랜드 역사 소설가인 SCOTT 이 잉글랜드를 배경으로 엮어 낸 이야기, 아이반호, 고전스러웁게 흥미롭다. 끝까지 읽어 낸 독자가 받을 수 있는 여운까지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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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때문에 고민입니다 - 가장 빨리 빚 갚는 법
홀리 포터 존슨.그레그 존슨 지음, 곽성혜 옮김 / 유노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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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설을 읽어가듯이 술술 읽는 맛이 있다. 물론 소설은 결코 아니지만.

저자 부부가 실제 빚에 허덕이고 있었고, 마치 습관처럼  일을 하고 아주 당연한 듯 살아지던 일상 속에서 문득,  분명 돈은 벌고 있는데도 빚 갚는 일에 거의 다 들어가고 있었다는 뒤늦은 깨달음이 이 이야기의 시작점이다.

빚 갚으려고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도 하지 못하며 마냥 일만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순간이었다.빚 갚는 일에 인생까지 저당잡히며 살고 싶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르면서, 빚 부터 없어야 제대로, 원하는 삶을 살아가 볼 생각도 들겠구나 하는, 그것에서 생겨난 결과물 인 것이다.


예전에 나도 재미삼아, 가계부 라는 것을 몇 달씩 써 본 경험이 있긴 하다. 재미삼아, 라고 한 것은 경제적인 개념이 내게 거의 없던 시절이어서 가계부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치는지 전혀 몰랐었기 때문에, 그저 남들이 하는 것을 보고서 따라 하던 정도에 그치지 않았었다. 지금 생각을 해도 그 때 경제 관념과 의식이 제대로 자리잡혀 있었다면 살아가면서 큰 힘이 되어 주었을텐데.....라는,  돌이킬 수 없고 어쩔 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새삼스레 가계부의 개념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수입과 지출, 그저 용돈 기입장 처럼 들어온 돈과 나가는 돈을 무작정 기록만 하는 것이었던, 그 재미삼아 써 보던 가계부의 진정한 의미가 바로 이런 원리에 입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던가, 싶은 책이었다. 여기에서는 저자 부부가 제로 섬을 만들기 위해, 수입에서 지출과 저축액을 뺀 값이 0이 되게 하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처음에는 무작정 기록에 의미를 두라고 하지만 그것이 곧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바로 저자 부부가 해 낸 성과가 바로 그 사례인 것이다. 참 쓸데없는 일 같아 보였던, 그래서 한 때의 재미삼아 기록하다가 몇 달 못가서 멈추고 마는 그 기록물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또 그렇게 끈기있게 기록해 나가기 위해서 어떤 생활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는지, 설득적이기도 하다.


목적과 돈의 역할, 이 개념이 참 가슴에 와 닿았다. 사람에게도 역할이 있고 돈도 역할을 맡겨야 사라지지 않는다는 그 구절이 중요한 대목이기도 하고 새겨야 할 부분이었다. 작든 크든 경제적인 인간이 되는 것은 곧 자신의 인생 또한 그렇게 목적과 역할에 부합하는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해 갈 수 있다는 뜻과도 연결 되는 것 같으니까. 앞으로도 계속 옆에 두고 예산과 지출, 중단없는 가계부 쓰는 일에서부터 제로 섬(zero sum) 하는 생활 태도에 보탬을 받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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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70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인물 관계도’ 수록, 개정증보판 ㅣ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박완서 외 지음, 성낙수.박찬영 엮음 / 리베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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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어렸을 적에 김동인, 이광수부터 읽기 시작하면서 우리 나라 작가의 장, 단편 작품들을 처음 대했을 때의 느낌도 새록 살아 나왔다고 할까, 그런 기분으로 다시 잡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수능과 논술, 내신을 대비한 필독서로 꾸며졌으나 수험생과는 전혀 상관없는 독자에게도 추억과 감동을 다분히 줄 수 있는 책이다. 이미 나 부터가 벌써, 어렸을 적에 손에 잡았었던 그 단편 소설집을 읽는 기분으로 여기 실려 있는 엄선된 단편 소설들을 대하고서 또다시 감동 받았음은 물론이다.


이 30개의 단편 소설 이전에 이미, 한국 단편 소설 40 이라는 제목으로 먼저 출발한 책이 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느낌 때문에  여기에다 내용을 추가한 그 다음 책이 바로 이 책인 것이다.

처음에는 수능 대비서 라는 부제 때문에  선뜻 관심 가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한국 단편 소설집을 모조리 섭렵하지 못한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읽어 보고 싶은 작품의 제목이 목록에 나열되어 있음을 발견한 순간, 또, 오발탄, 무진기행, 그여자네 집 같은, 기라성같은 소설의 제목이 내 눈에 들어오면서 나를 끌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손창섭의 비 오는 날까지도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것에, 아, 이 작품을 제외하고는 여기 있는 작품들, 제대로 다 읽지 않은 채 제목만 익숙해 있었다는 것도 한국 단편 소설을 제대로 대하고 싶은  독자의 마음이 되어 주었다.


거기에다, 개화기 부터 1990년대 아주 가까운 시기까지, 시대적인 분류와 작품을 연결해 두었고, 작가도 세심하게 자세한 부분까지 소개하고 있다. 구성과 줄거리, 인물 관계도 설명까지 곁들여서 작품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먼저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게 준비 단계를 두었다. 이모저모  더 깊이있는 독서가 될 수 밖에 없는 좋은 조건이다.   


제목만 알고 있어오다가 이번 기회에 제대로 잘 읽은 그 여자네 집은 시대가 가져 온 우리 민족의 비극을 한 마을에서 일어난 상황 하나 만으로 읽는 도중에 저절로 아, 하는 감동이 몰아치게 하는 순간도 있었다.

금수회의록, 자유종, 같은 작품은 학교 시절에 잘 알고 지내왔던 제목이지만 실제 내용을 읽으면서 인간성 비판, 서구 문화로의 개방, 개혁 같은 내용이 다분하게 느껴졌다. 연대순으로, 작가별로 몇 개씩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그 당시 일제 치하 강점기 시절, 농민들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그려 놓았고, 시대가 빚어낸 기회주의자, 꺼삐딴 리 같은 작품이 이제는 나의 뇌리 속에 제목으로서만 존재하고 있는 작품이 아니게 되었다. 게다가 레디메이드 인생은, 그 당시 인텔리들의 구직 활동이 현재 시점과 오버랩 되면서 어떻게나 진하게 여운으로 남던지, 혹시 채만식 작가는 예언적인 자질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때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점과도 전혀 괴리감이 없는 동감을 주기까지 했다.



하나같이 교과서에 실릴 만한 훌륭한 작품들을 한꺼번에 모아 읽게 한 기획에 박수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교과서에서만 지나쳤던, 제목으로만 남아 있는 독자라면 한 편 한 편 곱씹으며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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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잡지 - 18~19세기 서울 양반의 취향
진경환 지음 / 소소의책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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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시대 생활상을 그려 보고 싶었다던 저자의 열망이 이 책을 태어나게 했다.  처음 대하는 순간, 조선 양반들의 삶을 하나하나 들여다 볼 수 있겠다, 는 기대감으로 앞서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선 최초의 세시풍속지인 유득공의 <경도잡지> 중에서도 <풍속>편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그 당시 살았던 양반들의 삶을 하나씩 살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 18~19세기  서울 양반의 취향,  이라는 부제를 달고서 의,식,주로 나누어 잘 설명하고 있는데, 우리가 보아오던 양반 이미지에다 여태까지 몰랐었던 부분들까지도 세세히 살펴 볼 수 있게 해 준다. 무엇보다도 설명과 그림들을 풍부하게 배치하고 있어서 독자의 이해를 톡톡히 돕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그림 감상까지도 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풍속화 뿐 아니라 그림 자료를 무척 즐기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구성일 뿐만 아니라 눈도 아주 배부르다.


의, 식, 주 구성 순서에는 의관, 집, 서재, 술과 안주, 차, 놀이와 취미 같은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양반들의 거동, 먹고 마시던 음식, 철마다 놀러 다니던 장소들, 행사 등을 다채롭게 소개한다. 이 중에는 너무 자세하고 전문적이기까지 한, 예를 들면, 타고 다니던 말의 종류와 쓰임새 라든지, 기르던 애완 비둘기의 종류, 다양한식물의 종류와 생김새, 둘러싸고 있는 성곽의 종류와 길이 등 아주 쉽지 않은 부분까지도 깊이있게 설명되어 있어서 가볍게 읽지 않게 한다.


역시 양반은 양반인지라 체면과 과시욕구에 기반을 둔 행동거지들이 특별히 눈에 띄었고, 이것이 사치와 허영으로 번지면서 폐단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것들 중에서 오늘날에까지 이어져 내려온 좋지 않은 풍습 하나를 기억해 본다면, 과거 시험을 거쳐 등용문에 힘겹게 오른 신참 관리들을 맞이하는 신고식이 아주 혹독했었던 점이 있다. 대학 신입생, 직장 신참자 환영식이랍시고 꼴불견적인 행동들을 보여주던 요즘의 작태들이 조선 후기로 거슬러 올라가서도  그 당시 양반 사회에서 별별 추잡스런 행동으로 이미 드러나 있었다. 환영을 하는 것인지 골탕을 먹이려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게 하는 일련의 행동들은 요즘의 행동들과 겹쳐 보이게도 한다.


반면에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취미 활동들이 있었다. 시와 글, 그림들만 즐기지 않고 소나무, 국화, 매화 같은 식물을 들여 놓은 정원 가꾸기라든지, 외국에서 들여와 기르기 힘든 종들까지도 지극히 돌보며 그윽한 눈매로 감상하며, 심지어는 온실까지도 존재했었다는 이야기는 신선했다. 그런데 비둘기 키우기도 취미 생활에 들어갔었다니 그 때에도 배설물로 인해 골치 좀 아팠을 게다. 


요즘은 승용차로 움직이지만 양반네들은 말이나 나귀를 타고 다녔다는 것은 다 알고 있다. 그 말을 앞에서 잡아 주는 마부가 딸려 있었는데 이들이 바로  견마잡이이고, 양반 체면도 살려주는 역할도 했지만 지리도 잘 알고 있었다 한다. 오늘날로 치면  살아있는 네비게이션 이나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생각하니 참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자세한 생활상을 둘러 볼 수 있게 하므로  좀 더 풍부한 조선을 느끼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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