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페 에스프레소 꼬레아노 - 이탈리아 여자 마리안나와 보스턴에서 만나 나폴리에서 결혼한 어느 한국인 생물학자의 달콤쌉쌀한 이탈리아 문화 원샷하기
천종태 지음 / 샘터사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작가는 글을 정말 잘 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으면서도 장황하지 않고 매끄럽다.
감정도 에피소드에 담아 읽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한다.
아마 작가가 생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생명현상은 수학이나 물리처럼 하나의 공식으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 이러저러해서 이러저러하고 이런저런 모양으로 이렇게 저렇게 나타난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어야 하는 학문이 아닌가 싶다. 생명을 다루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리게 될것 같다. -객관적이지만 생명에 대한 따듯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것- 이것이 생물학자의 자질이 아닐까?
현상을 보되 원인과 결과를 생각해보고 나름대로 가설을 세우고 분류를 하고 비교하고 분석하는 학자의 태도가 몸에 밴 작가에게는 나폴리에서 만나는 이태리도 하나의 연구 대상이 되었을 것 같다. 나는 결론이 있고 확실한 정보가 있는 책이 좋은데 이책이 딱 그렇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은 이렇다.
이탈리아는 남성우월주의가 강한 것 같고
북부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남쪽은 확실히 엄마의 가사일이 무척 고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김치같이 온갖 채소를 종류별로 절임으로 담아서 밑반찬처럼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낮에 남편이 집에 와서 밥을 먹고 두시간씩 낮잠을 잔다고 하는데 그럼 아내는 삼시세끼 밥을 다 차려내야한다는 말인지..
이탈리아에서는 애들을 제일 중요시 한다는데 먹을 것이 있으면 아이들 먼저 주고 그집 가장은 가장 나중에 받는다고 한다.
나폴리 쪽은 마피아가 경찰보다 더 막강해서 마피아의 허가 없이는 가게 하나를 여는것도 어렵다고 한다. 나는 이런 곳에서는 정말 못 살 것 같은데 이 책의 저자는 남자라 잘 살고 있는것은 아닌가 싶다. 이탈리아 남자는 말로는 개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산다고 하지만 이탈리아 여자들은 우리나라 엄마들보다 더 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은 좋은 엄마, 좋은 아내인것 같다.
- 큰 욕심없이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맛있게 밥해먹고 자식 키우면서 사는것- 이것이 나폴리 사람들이 오랜 고난의 역사를 겪으며 깨달은 지혜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남녀가 평등하게 서로 도우며 살면 좋겠는데 실제로 어떤지는 내가 가서 확인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