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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 - 개정판
정수복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4월
평점 :
전에 리뷰를 쓴 날짜를 확인해보니 2014년이다.
그때도 가을이었던 것 같다. 마음속에 무엇인가 차오를때마다 밖으로 나가 걷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그때만큼 많이 걷지는 않는다. 마음속에 쌓이는 감정이 적어져서인지 다른 취미생활이 생겨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는 사회학자이며 전문 산책가이며 파리에 거주중이다. 파리 내에서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를 앞두고 한달정도의 공백이 생겨 평소 좋아하던 프로방스 아를에 집을 얻어 8월을 보내게 되는데 그 때 썼던 한달의 일기이다. 저자의 하루하루 경험과 사색, 감정이 솔직하고 성실하게 담겨있는데 특히 아를에서 화가로서의 절정기를 보냈던 고흐의 발자취를 발견하고 고흐에 대해 생각하는 내용이 많다.
처음에 읽을때는 무심코 지나쳤는데 르네상스시기의 사상가였던 페트라로카의 오두막이 있는 풍경도 참 좋았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그래서 이렇게 주변의 모든것에 특히 날씨, 바람, 향기 등등에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반갑다.
요즘 일기를 쓰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나도 요즘은 일기를 거의 쓰지 않는다. 누군가가 자신의 솔직한 생각이나 마음을 말하거나 글로 쓰면 '안물, 안궁' 이라는 말로 면박을 주기 일쑤이고, '그런것은 일기장에 쓰시죠?'라는 말로 다른 사람의 기대를 차갑게 꺽어버리는 것 같다.
인간의 능력은 우주로 원자안으로 점점 더 확장되고 있지만 인간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돌보지 않는다면 결국 소외만이 남는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