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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파티 ㅣ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6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임경자 옮김 / 해문출판사 / 1998년 11월
평점 :
품절
몇주째 계속되는 열대야에 너무 지쳐가고 있다.
더위를 많이 타지 않고 에어컨 바람을 싫어하는데다 전기세 폭탄을 두려워하는지라 이번 여름도 에어컨 없이 버텨보고 있다.
이젠 입추에 말복도 지나고 저녁이 되면 시원한 바람이 약간 불어오고 새벽녘에는 선선한 바람도 부는 듯 하다. 하지만 긴 폭염에 너무 지친걸까?
점점 더 짜증이 나는 이 여름의 막마지에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것이 추리소설을 읽는 것이다.
해가 지고 난뒤 슬슬 산책삼아 도서관까지 걸어가서 추리소설 한권을 빌려와서 자기전까지 읽다가 아침에 선선한때 마저 읽고나니 잠시라도 딴 세상에 다녀온 것 처럼 기분이 상쾌하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전집중 69번째 책인 이 이야기는 차분하면서도 흥미진진했다.
이 시리즈로 저녁시간을 즐겁게 보내봐야겠다.
이 책은 추리소설 작가인 올리버부인과 포와로 형사가 등장한다.
영국의 한 마을에서 일어나는 소녀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어른들의 추한 욕망과 인간본성이 잘 그려지고 있는데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인지 범인의 성격과 내주변의 사람들의 성격이 겹쳐보이기도 한다.
어찌되었건 범인은 잡혔고 죄값을 치르게되니 속이 후련하다.
영국전원의 풍경이 잘 전달되어 이국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세계사의 주인공이 동양이었던 적은 언제였을까?
르네상스를 거쳐 근대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과학의 발전에 힘입은 서양인들의 독점이 이제는 좀 싫어진다. 그 중심에 영국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국은 산업혁명이 시작되었으며 가장 거대한 식민지를 가졌고 아직도 세계금융의 중심중 하나이며 영어는 세계의 공용어로 군림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영국인 귀족 어머니와 미국인 사업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애거사크리스티의 20세기 초반 소설을 읽는 것은 그 시대를 이끌었던 사회상을 알아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온고지신이라는 한자성어는 정말 맞는 말이다. 과거를 익혀서 새로운 것을 개척해야한다. 우리나라도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우리만의 것이 무엇이 있을까?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생각하고 도전하고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