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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 신분 세탁 프로젝트 - 초등부터 고등까지 수포자도 웃는 신나는 수학 공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기획, 최수일 외 지음 / 시사IN북 / 2016년 2월
평점 :
나에게 공부란 고독과 동의어이다.
고통은 아닐지 몰라도 나에게는 분명 고독의 시간이었다.
새로운 사실을 알아간다는 즐거움, 안풀리던 문제가 해결되었을때의 기쁨, 책 한권을 끝냈을 때의 후련함, 성적이 잘 나왔을때의 짜릿함 같은 것은 누군가와 나누지 못하고 온전히 나 혼자서 간직해야할 감정들이었다.
그런데 공부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나는 반신반의 했었다.
학원에서 배우던가 과외 선생님에게 도움을 받으며 공부를 한다는 것이 나로서의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학원을 보내지 않았고 학습지도 시키지 않았다. 그저 '본인이 흥미를 느끼면 공부를 하겠지' 라고 생각하며 영어학원도 보내지 않고 아이를 중학교에 입학시켰다.
성적이 잘 안 나와도 그것은 공부에 흥미가 없고 노력하지 않는 본인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들이 별로 없었고 다들 그렇게 학원과 엄마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수학학원부터 시작해서 영어학원, 국어학원, 이제는 과학과 역사학원까지 보내게 되었는데 늦게 시작해서인지 아이의 성향탓인지 공부에 그다지 흥미는 갖지 못하는 것 같다.
차라리 아이가 학원을 안 가겠다고 하면 그냥 그핑게로 안보낼 수도 있는데 아이는 학원에 가는게 도움이 된다고 하니 가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이는 혼자서 책과 싸워야하는 시간이 싫은 것 같다.
학원에 가면 선생님이 다 준비해서 떠 먹여주니 혼자서 하는게 싫을 것도 같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까지 도움이 될지 사실 알 수가 없다.
공부란 무엇일까?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공부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 그리고 인류의 위대한 정신을 만나는 것이 공부인것 같다.
혼자 있음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성숙해 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무척 기뻤다.
이번달까지만 하고 모든 학원을 끊으려고 결심하고 있지만 막상 결재일이 되었을때 이 결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돈을 써가면서 공부를 해야하나?
고1 겨울에 읽었던 동의보감이 내 인생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던 것처럼
이 책도 내가 아이의 미래를 준비하는데 영향을 주게 될까?
나중에 과거를 돌아보았을때 이 책이 내 인생의 책으로 손 꼽히게 될까?
이번달 11일이 D-day이다.